반수vs재수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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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계와 작별한지 조금 되어서 그 당시의 느낌이라는게 살아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맘 때 즈음에 반수vs재수 관련 글이 많이 올라와서 한 번 끄적여 봅니다.
극단적인 표현이 들어갈 수도 있고, 다소 읽는 분과 생각하는 바가 일치하지 않아 읽는데 불쾌감이 생길수도 있겠습니다만..
위 고민을 하시는 분들 중 단 한분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욕먹는 것은..감수하겠습니다.
일단 제 경력부터 간단히 소개하면, 원래는 한양대학교 XX공학부에 2005년에 입학했다가 2005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했습니다.
그리고 06 수능을 쳤는데 완전히 말아먹고.. 다시 수능을 쳤는데, 2006년 2학기 시즌이 되면서 복학을 할까 말까 하다가 복학 후
등록금을 안내서 학교는 제적처리 되었고, 07 수능은 어찌어찌 치루어서 2007년에는 연세대학교 XX학부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이상한 형태의 삼수..인 셈이지요.
저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수험생 분들과 비슷하게, 2005년도 당시에 반수vs재수를 놓고 상당히 고민하였었습니다.
어차피 다른 대학으로 옮기면 끝 인거 등록금 아깝게 왜 다니냐, 시간낭비다, 괜히 대학 다니고 있으면 의지 약해진다,
별로 난 저기 다니고 싶지 않은데 등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등록도 안하고 재수하려 했습니다만..
집에서 그래도 일단은 다녀보고 그 때 가서도 수능을 다시 치루고 싶다면 그때 가서 다시 이야기하자. 라고 마무리 짓고 일단 대학은 다니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반수의 장단점, 재수의 장단점은 굳이 여기가 아니어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고, 그것에 대한 글도 여기저기에 널려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일단.. 반수를 생각하는 수험생의 유형을 크게 4가지로 나누겠습니다. 전국에 수험생이 60만인데 이걸 4가지로 분류한다는게 참 웃기고 한심한 짓입니다만..
1. 수능을 평소보다 너무 못 봤다. 그래서 이 대학가는 것은 난 죽어도 싫다. 쌩 재수하고 싶다.
2. 수능을 평소와 비슷하게 봤다. 내 목표가 지금 내 현실보다 약간 높다. 그래서 쌩 재수하고 싶다.
3. 수능을 평소와 비슷하게 봤다. 하지만 내 목표가 지금 내 현실보다 많이 높다. 그래서 쌩 재수하고 싶다.
4. 모의고사 점수가 쭉쭉 치고 올라갔다. 그래서 한번 더 치면 잘할 것 같다.
1번 유형부터 먼저 언급하겠습니다. 사실상 1번과 2번은 비슷한 경우라고 봅니다. 그래서 1,2번의 경우를 묶어서 설명하겠습니다.
1,2번의 경우에는 많은 분들이..생각하시길. 평소 내 점수라면 내가 원하는 대학 어디어디 까지 갈 수 있는데, 수능을 유독 못 봐서 그 보다 훨씬 못한 대학에 붙었다..
그래서 죽어도 가기 싫다. 자존심 상한다. 다시 수능 치면 잘 칠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 들이 많으리라 봅니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수험시절에 모의고사 점수가 상당히 고득점이었을거라 생각됩니다.
이런 분들은 사실 기존에 수능을 대비해서 열심히 공부하셨고, 이미 수능에 대한 기반이 상당히 확립된 상태라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어떠한 개인이 수능에서 끌어낼 수 있는 실력적인 한계가 있다고..봅니다. 물론 엄청 오랜 기간 동안 하면 극복이 되겠습니다만..
1년 혹은 2년 안에 극복되기가 조금 어렵다고 봅니다. 공부를 해도 성적이 안 오른다는 말이 아닙니다. 이 글을 보시면 많은 분들이 이렇게 반박하시겠지요..
어떤 사람은 모의고사 380점이었는데 열심히 공부해서 480점 나왔다더라, 걔는 뭐냐.. 뭐 이런 식으로요. 나는 400점이었는데 열공해서 470점까지 나왔다. 나는 뭐냐?
라는 식으로요. 수능공부를 오랫동안 진지하게 해보신 분이라면 느끼실 겁니다.
바닥 점수에서 출발했어도, 혹은 아무리 공부해도 어느 정도 궤도 이상으로는 잘 오르지 않는 다는 것을..
언어영역의 경우에 어떻게 어떻게 가끔가다가 꾸역꾸역 1등급은 찍는데 자꾸 이상한 버릇이 생겨서 너덧개씩 틀린다던지,
수학 실력이 옛날보다 많이 좋아졌는데 자꾸 모르는 문제가 한둘씩 나오고, 실수 한 두개씩 해서 점수가 80 후반에서 맴돈다던지 등등..
저는 그 사람이 끌어낼 수 있는 수능점수에 있어서 한계는 그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수험생 중에 점수가 잘 치고 오르다가 450~460점 정도에서 멈추고
잘 오르지 않으면 그 수준에서 수능을 치고 그 점수대로 나오면 더 욕심 부리지 않고 그 대학을 가기를 권장합니다.
이미 그 사람이 수능에서 끌어올릴 수 있는 점수는 거기까지라고 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300에서 출발했는데 490점이 나왔다면 그 사람은 포텐셜이 뛰어난 겁니다.
수능에서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이미 490점쯤 되는 수준이었는데, 그 전에는 수능에 관련된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뿐이지요.
그런 예시 하나로 ‘수능은 무조건 열심히 하면 480,490이상의 초고득점이 나온다.’라는 명제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저는.
다른 길로 샜습니다만.. 여튼 1번 케이스의 경우엔 사실 어느 정도 공부를 열심히 하신 케이스에 속할테고, 모의고사 점수가 꾸준히 비슷한 성적을 찍었다면,
(대신 수능은 못보고..예를 들어 3월 460 4월 450 9월 465 수능 멸망. 정도의 경우라면) 이미 그 사람은 수능시험을 대비해서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만큼을
다 했다고 보고, 수능에 대해서는 그 이상까지 치고 올라갈 여지가 드물다..라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쌩 재수를 한다고 해도
수능점수나 모의고사 점수가 눈에 띄게 올라갈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지금 등록한 대학이 맘에 안 들더라도 일단 등록은 하고 난 뒤에
6월부터 수능공부를 시작해도 그렇게 늦은 것은 아니니, 그때부터 감 살려서 수능치실 것을 권장합니다.
5개월이면 수험생이 감 살리고도 현역시절 부족했던 공부를 메꾸는데 충분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이미 수능에 관한 포텐셜이 사실상 바닥난 상태라.. 그 이상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재수해서 수능 잘쳐서 잘 되면 그 대학가면 되는 것이고,
안되었다고 해도 걸어놓은 대학이 있으니 선택의 여지가 넓어집니다. 속된말로 X같더라도 복학을 할지,
일단 뒤에 돌아갈 곳은 있으니 한번 더 과감하게 질러볼지.. 쌩 재수했다가 망하면 선택의 기로는 무조건 1가지지요.
삼수부터는 정신적인 측면으로 잘 버텨야 하는게 큰데요. 저만 그런 것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다니다가 때려치운 것이 정신적으로 좀 안정되는 것 같긴 합니다. 내가 못나서 대학 못 간게 아니라, 나는 소신이 있어서,
하고싶은게 있어서, 뜻이 있어서 이 짓하고 있는 거라고.. 제 발로 걸어나왔다는 생각에 대학생들도 덜 부러워하게 되고
(자기도 나름 경험하고 왔는데 부러워할 것 뭐 있습니까), 덜 비참하게 되는 것 같덥니다. 정신적으로..
2번 유형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언급하면, 보통 연고대 정도 합격하고 나는 무조건 서울대!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요..
일단 그 정도 실력을 가지시고 합격하신 것에 축하드립니다. 그간 공부 열심히하느라 많이 수고하셨습니다.
더 좋은 곳을 가겠다고 하는 욕심은 알겠습니다만..위에서 언급한대로 이미 귀하께서는 수능에서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거의 발휘했을 겁니다.
서울대가 아니어서 아쉬움이 남으실 수 있겠습니다만.. 침착하게 생각하시고. 다시 수능을 쳐도 연, 고대 점수가 쉽게 뜨는게 아닙니다.
서울대와 연고대는 수능에서 맞아야 하는 점수 차이도 크게 안 나구요. 그 정도는 여러분이 가지고 계신 포텐셜에서 조금만 더 악착같이 노력하면 도달할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는 수준입니다. 쉽게말해 올인하면 도달한다. 이렇게 보기가 힘듭니다. 300->400은 1년 올인하면 충분히 달성할만한 것이지만,
470->480은 글쎄요.. 실력적인 측면에서야 1년 더 하면 어느정도 늘기야 하겠습니다만. 시험이라는 것이 참 그날따라 알 수가 없는 것이어서..
기계처럼 마구 500찍어대는 사람이 아닌 이상 자기가 조금이라도 약한 과목이나 파트에서 휘둘릴 수 있고, 안하던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의외로 국사가 몇 개 더 틀린다던지 하는 상황이 충분히 발생합니다.. 사실상 의치한, 서울대, 연고대라인 에서는 수능을 얼마나 많이 맞느냐 보다는
'누가 더 기계처럼 덜 틀리느냐' 싸움 아닙니까.
언급해도 될지모르겠습니다만.. 수기에 더 자세한 내용이 있습니다만
오르비 운영자이신 이광복님의 경우에는 사실상 현역 시절때 치신 2001 수능 당시 이미 서울대 의대에 갈만한
포텐셜은 갖추셨었다고 봅니다. 수능이 유독 쉬웠는데 몸상태때문에 거기서 몇개 틀려버리는 바람에 망치신 것이고,
2002수능때는 안해도 될만한 실수를 하셨기도 했고.. 사실상 서울대 의대에 갈만한 포텐셜이 있었으니
03수능 대비하실때는 공부를 사실상 거의 하지 않으셨는데 서울대 의대에 합격하시지 않았나 봅니다.
그리고 사실 열심히 한만큼 결과가 그럭저럭 나와서 웬만큼 좋은 대학에 진학하신 분이라면.. 그 대학 다니면서 자기 능력을 키우실 것을 권장합니다.
P.S : 예를 들어 나는 솔직히 최고가 되고싶다. 서울대 아니면 안된다. 연고대는 2등이라 싫다. 등록하기 싫다.
난 무조건 생재수다. 하면 서울대 갈 것 같다..라고 생각하신다면.
욕 무진장 먹을거 각오하고 '객기 부리지 마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객기부리지 말고, 등록금 아까워하지 마시고 400만원 박으세요.
괜히 쓸데없는 같잖은 자존심 세워서 그런 짓 하다가 평생 후회하게 됩니다. 귀하의 인생 전체를 본다면, 400만원 아까운 돈 아닙니다.
이유를 묻고싶으신 분은 쪽지로 보내주세요.
P.S2 : 넌 얼만큼 열심히했다고 ㅈㄹ해대느냐? 라고 물으신다면..저의 경우엔 고2 가을에 250점정도에서 출발했습니다.
삼수때에는 모의고사가 430~470 사이의 수준이었구요.
그쯤 하니까 수능가지고 더 붙잡고 해봤자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비록 아쉬울지라도 그쯤에서 미련 접고 대학갔습니다.
3, 4번 유형에 대해서는 차후에 언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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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제 생각에도 한계는 존재하는 거 같습니다.
뭐 한계가없다면 다 재수,삼수해서 스카이막가겠죠뭐..
자기자신의 한계도 인정하는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글쓴이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3번이나 4번분들 이번 수능에서 모의고사 평균만큼 나왔으면 대학에 가십시오. 3월 6월 9월 평균을 냉정히 내보시기 바랍니다. 글쓴이의 논지처럼 사람마다 수능에서 끌어낼 수 있는 한계치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 재수생이고 3번 또는 4번같은 경우였는데 중경외시경영에 합격하고 생재수했다가 제대로 이번에 물먹었습니다. 글쓴이 말대로, 정말 안 변하더라구요. 1년으로는. 정말입니다. 혹 하더라도 올f맞을지라도 등록하시고 하십시오. 그래야 더 결과가 잘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감은 하지만 공부효율의 변화가 고득점일수록 힘들기 때문에 잘 안오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열심히만 해서 나오는 점수엔 한계가 있는건 진리
3번요 ㅠㅠ 한계라니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