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쳤으면알아서깝쳤을거여 [737664]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7-12-10 13:05:51
조회수 16,469

26요청)00년생 예비 삼수생 인생 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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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증부터.



3년전(고1)때는 수만휘에서 활동을 했는데 아시는 분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실친들도 보면 저 알 것 같구요.
그냥 모르는 체 해주세요.

이 글을 쓰는 것은 예비 고등학생, 또는 검고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읽었으면 해서 입니다.


여러분들도 다들 그러셨겠지만 저는 초등학생 때 꽤나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습니다.
선행학습도 지방 치고는 일찍 했었죠
이명박대통령때 니트가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어학원들이 흥할 때 니트 하고, 초딩인데 중학교 영어 자습서같은거 다 끝내고 중학교 수학을 하고있었습니다
솔직히 기억이 안나네요 그때. 뭘 어떻게 했었는지
아빠가 제가 초4때쯤이였나, 중학교 가지말고 중졸 검정고시를 보는게 어떻냐고.
그렇게 하면 시간활용을 더 잘 할수있고, 남들보다 빨리 외고 들어가서 대학 들어가자.. 이렇게 얘기를 했었어요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이랑 면담 이런거 하면서 선생님들도, 같은반 애들도 다 알고 있었고
나중에 초졸할때 담임선생님이 "공부 열심히하고 외고 꼭 가라" 라고 하셨으니..

이것은 제 학력 컴플렉스의 시작이었습니다.

아빠가 딱히 당장은 쓸 데가 없지만 꽤 어릴때부터(5~6살쯤에도 했던 기억이 있는데) 했었던 한자공부도 시키고
자꾸 한자가 나오는 옛날 책들 읽게 시키고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별걸 다 했던것같네요.

초졸한 다음 해 여름 중졸 검정고시를 봤죠.
얼마 지나지 않아 모 외고에 면접까지 봤었고요
큰오빠의 모교인데 오빠를 기억하시는 선생님들도 계시고, 담임선생님이셨던 분들도 계시고
아무튼 뭐 그랬었어요.
그 담임선생님 되시는분이 붙을것같다고 뭐 얘기도 하셨다던데 전 못들어서 잘 모르겠고.
근데 떨어졌습니다ㅋㅋㅋ

그리고 다음 해, 인문계 고등학교를 들어갔죠.
지금 생각해보면 외고 떨어진거 ㄹㅇ 신의 한수같기도 한데(내신이 바닥을 쳤을테니)
근처에 자율고 몇군데 있는데 안넣은게 후회되기도 해요. 진짜 지금도 학력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들어가니 나 빼고 다른 학생들은 2살 많은 언니들이고
친구를 사귈려고 했는데 잘 안되더라구요. 원래 또래한테 붙임성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2년정도 친구를 안보다 보니까 그렇게 된 듯 싶은데.
그래서 지금도 아싸 기질이 좀 있습니다. 말 더듬고 그런거.
거기다 청력이 안좋아서, 고2 초반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청력이 제일 큰 문제였지만 기타등등. 아 참고로 이때가 2015년입니다.
나 그냥 또 검정고시 볼거다! 하면서 땡깡부리고 그랬는데
엄빠는 '며칠 조르다 말겠지' 싶었겠죠. 근데 1~2주동안 계속 고집부리니까
사립고등학교 교사인 외삼촌하고 얘기까지 하면서, 결국 그렇게 해서
고2 4월에 자퇴를 하게됩니다. 어차피 여름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니까
다음 해 3월에(2016) 이사간 집 근처의 고등학교 2학년으로 다시 들어가기로 했었어요.

이때는 정말 좋았어요.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처음에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그렇게 할려고 했는데
생각만큼 잘 안됐었거든요. 그놈의 메이플..
이때는 게임도 안하고, 독서실 가서 10시간 정도 공부 했었던것 같네요.
고1때는 인강도 몰랐는데, 이때는 인강 들으면서.

그리고 여름에 이사를 합니다.
이사를 하자마자 집 근처에 독서실을 찾습니다. 바로 밑에 작은 수학학원이 있었어요.
그런데 독서실 아재가 알고보니 그 수학학원 선생님이더라구요.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아 제가 검고를 치고~~외고~~그리고 고등학교를~~자퇴~~이사~~
그 선생님은 저한테 그냥 인문계고등학교 가지말고 마이스터고를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현차,현중 이런데 취업도 잘 된다고.
솔직히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나았을지도 싶기도 합니다.
심지어 고1 3월 초반에 공부 잘 안하니까 아빠가 '공부하기싫으면 공고가라...' 라고 했는데
아아..아빠...당신은 도덕책. (재수까지 망한 이 시점에서 생각해보니 안되는 공부 붙잡고 있는건 참 아니다 싶네요)

그리고 시간은 빠르게빠르게 흘러.. 2016년 2월이 됩니다.
아빠는 이제 고등학교 들어갈 준비 하라고.
근데 저는 이사 오고나서 나 그냥 검정고시 쳐야징ㅋ 이라고 마음속으로 결심을 했었고
난 검고 칠거라고 "통보"합니다.
당연히 엄빠는 말도안되는 소리 하지말라고 했죠.
그래서 가출까지 시도합니다. 3일정도? 그때 독서실에 있었어요. 24시간이고 1인실이라.
그러다가 (별로 찾지도 않았지만) 나중에 엄마가 독서실 찾아와서 데려갑니다.
3월 1일에, 난 검고 칠거다. 무조건 칠거다. 엄빠가 고등학교 보내도 난 제대로 안다니면 그만이다.
이런 식으로 막말하고, 울면서 집을 뛰쳐나가 독서실로 갔죠
그러다가 잠들었는데 나중에 문자 와 있더라구요. 검고 쳐라고. 역시 자식 이기는 부모 없습니다.
사실 이 일 있기전에 2월달인가? 검정고시 접수를 이미 해놓은 상태여서, 4월에 바로 고졸검정고시를 치고
고등학교때 친구들은 고3일때 저는 고졸이 됩니다. 앙 댕꿀띠~

그리고 6월에 독학재수학원에 갑니다.
처음에는 엄청 공부 열심히 했습니다. 체력 짱이라는 소리 들을정도로요.
근데 점점 현타가 오더라구요. 아 미친 나 왜 이러고 있는거지?
아 시바 유학가고싶다 개꿀빨고싶다 인생 날로먹고싶다.. 이런생각 들고요.
그때 검색을 하면서 매브니 라는걸 알게됐는데, 미군을 가면 거기서 학비를 지원해주고
뭐 그런 겁니다. 그때 아빠한테 얘기를 했었어요. 근데 수능 얼마 안남았는데 그렇게 하기도 좀 에바다 싶기도했고
아빠는 나중에 대학 들어가서 하든지말든지 해라..이런 반응이였어요.

그리고 9월, 현타가 크게 터져서 공부를 놓게 됩니다.
나는 지금 공부가 몹시 하기 싫지만 선생님이 절 한번 공부를 잘 시켜 보십시오~
이런거였죠.

그렇게 2017학년도 수능을 거하게 말아먹게 됩니다.쌤통이다 ㅉ

엄빠한테 신뢰를 잃고, 그냥 집 근처에 모 대학에 가라.. 고 했는데
저는 '올해는 공부를 안해서 망한거고 재수를 하면 왠지 성공할것 같다' 하는 묘한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재수를 선언합니다.
엄빠는 안된다했고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나중에 엄마가 아빠를 설득해서 결국 재수를 합니다. 이게 12월 20일쯤 일이고,
12월 31일까지 안락하게 메이플을 하면서 보냅니다. 이때 200찍음ㅎ

정확히 올해 1월 1일에 메가패스를 사고 재수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혼자 공부를 하다 2월에 타지에서 공부를 합니다.
이게 제 자존감 하락의 시작이였고요. 지금 생각하면 꽤나 멍청한 짓인데
아... 이거 알아보는사람 몇명 있을텐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이부분은.
사실 별거 없어요. 맨날 팩폭 듣고 하다보니까 자존감 하락하고
작년이랑 비교하면 상당히 많이 바꼈어요. 좋은 쪽으로.

그리고 8월 말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다시 혼자 공부를 시작하죠.
국어 기출 풀고..수학 기출 풀고.. (솔직히 영어는 안해서) 사탐 인강 듣고..파이널 듣고..기출풀고.. 실모풀고..

그렇게 2018학년도 수능까지 말아먹게 됩니다.
이게억울한게, 작년 수능은 노오력을 안해서 말아먹었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많이 배웠고 풀었는데
작년이랑 별로 다르지 않게 나오니까..ㅋㅋㅋㅋ
굳이 변명을 하자면 수능 당일에 잠 못잠+1교시 국어시간에 갑자기 머릿속에서 콜드플레이 노래들림+멘탈터져서 다른교시까지 말아먹음
뭐 이정돕니다.
수능은 망했기는 했는데 올해 좀 배운게 많아서 그냥 일단은 집 근처에 대학 갈려구요.
다른 계획은 있는데 지금 상태에서 난 이러이러하게 할거다. 라고 말을 하면 전혀 설득력도 없으니 얘기는 안할거고..


솔직히 검고쳐서 (남들보다 빨리)정시로  좋은 대학에 간다.
이런 케이스는 1%도 안됩니다. 진짜로요.
학교를 안다니면 일단 자기관리에서 무너지고. 정시로 가는건 정말정말 어렵습니다.
저는 중고등학교 학력 컴플렉스가 정말 심하고요.

아 좀 길게 쓸려고 했는데 중간에 귀찮아서. 그냥 여기까지만 쓸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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