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휴..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14906931
16년 11월.. 검사의 꿈을 갖고 공부하고 있던 문과생에겐 최순실사태란 너무 견디기 힘든 사건이었다
알음알음 전해듣던 루머가 진실로 밝혀졌을 때, 어느 누가 그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할까. 문고리부터 시작해서 십알단..뭐 이런 것들은 난 모두 믿고 싶지 않았고, 그러려고 했다. 실제로 내가 그 시스템의 정상에 올라 그것을 개혁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그런 믿음이 깨지기 시작했던 것들이 11월 촛불시위를 보며 깨지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시민의 힘이 모여 시위를 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주권이 바로서고 있는 일 아니냐고 반문하겠지만. 난 개인적으로 시스템이 그렇게까지 썩었을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그러던 중 아주대의 이국종 교수, 그리고 법의학자 문국진 교수에 대한 다큐를 보게 되었다. 정말 아무생각 없이 본 영상에서, 난 무언가를 느꼈다. 의사가 된다면 적어도 내가 갖고 있는 정의관을 깨면서까지 환자를 대하진 않겠구나. 외압이 가해진다 하더라도, 일단 난 환자를 살림으로써 내 자신이 추구하는 정의 그것만은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수능을 1주일 앞둔 그날, 난 직감적으로 의대를 가야 함을 깨달았다.
당연한 반응이겠지만, 주변에선 격렬할 정도로 많은 반대를 했다. 집안에서부터, 학교, 친구, 그 어디에도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을 찾을순 없었다. 모두 '문과에서 이과? 가능하겠어?' 조롱섞인 반응뿐이었다 (물론 본인은 전과목 1을 찍어본 적이 있었다. 그런 경험이 없다면, 글쎄. 난 이렇게 공격적으로 옮겼을까 싶기도 하다). 사실 나 역시도 수능을 보기 전이었던만큼, 일단은 그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수능날, 난 뜻하지 않게 코피를 흘렸고, 국어와 수학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을 모두 망쳤다. 당시 정시로는 국민대정도. 어차피 이왕 이렇게 된것, 난 그냥 이과로 가기로 결심했고, 날 비웃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1년 뒤를 기약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돌아온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난 이번 수능에서 과기대. 숭실대 정도 라인에 걸렸을 뿐이다.
물화를 안했기에 공대도 대학가서 힘들고, 어차피 나의 관심사는 공대가 아니다. 오로지 의대만을 바라보고 온 이번 1년에서, 난 무엇을 얻었는지 잘 모르겠다. 확실한 답은 내년에 한번 더 수능을 보는 것이지만, 이번엔 올해의 성과를 바라본 사람들의 무조건 대학을 가라는 말 뿐. 아마 이번엔 그 말을 어기긴 힘들 것 같다. 다수의 사람을 적으로 돌리는 것은 정말 큰 결심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대의 꿈을 아직 포기하지 못했다. 올라갈 수 없는 산에 무턱대고 올라가려 하는 건지, 올라갈 수 있는 산의 중턱에서 포류하고 있는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난 이번에도 한번 더 배수의 진을 칠 생각이다. 학고반수..견딜 수 있을진 잘 모르겠다. 뭐. 아무도 안믿는데, 나라도 믿어야지. 점점 우울해진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사실 본인 맘만 먹으면 오르비 대표 호감 고닉 될 수 있음 0
오르비 오래해서(m생이라는 뜻) 뭘 해야 애들이 좋아하고 무슨 글을 써야 이목을...
-
시즌 1에서 개털렸던 기억이 있었어서 좀 쫄았는데 수험생 멘탈 관리를 위해서인지...
-
ㄹㅇㅋㅋ
-
화이팅
-
흐흐 오늘 국어 1컷+3점받아서 올려봄
-
퍼리가 좋아요 5
퍼리퍼리빔
-
아니 22수능 난이도로 독서 나온다는 게 말이 되나? 7
올해 6.9 독서는 22에 비비지도 못하는 난이도인데... 물론 에이어가...
-
잘생긴 개념 완강 기시감 다 풀었고 수특수완 다 풀었고 2021~2024 빨더텅...
-
이게 가장 빛나는거면 솔직히 왜살?지
-
내년엔 화작 확통 사문 ? 로 간다
-
사소한 거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음 대학갈 사람들은 발을 책상 위에 올리고 봐도 감...
-
난이미터졌어쒸불
-
홉스, 로크 : 자연상태에서 공통된 재판관이 부재한다.
-
정법 질문 0
정당 선호 순위를 고려했을 때 a당은 200+250이니까 450명이고 b당은...
-
서강대를 다니면서 바로 옆 학교에 연세대도 있고 명동 거리 지나다니면 서연고 과잠...
-
오늘 공부 끝 7
국어 총정리과제 8-1, 이감 6-7 82, ebs 보기 수학 강k 27회 88,...
-
지금 시기에는 새로 실모 풀거나 n제 더 보는거보다 모든과목 전부 틀렸던거 보고...
-
즐거웠겠어요 8
이거 형태소로 쪼개면 어떻게 되나요?
-
난이도 어느정도에요??
-
오늘의공버 0
국어 상상베오베 2차 83점 (1) 수학 설맞이 s2-2 100/이로운 파이널1회...
-
ㅈㄱㄴ
-
작년 수능 수학 12번에서 벽느끼고 내꺼가 아니다 하고 끝까지 못풂 그리고 멘탈...
-
진짜조졌네 어쩌지
-
영어 빼고 어렵게 < 가정이 성립이 안되는 게 이렇게 냈는데 어떻게 느낄지를 아예...
-
한 번만 더 깨달으면 만점가능할지도 일단 점수대가 갑자기 오름!!!!@
-
https://www.ebsi.co.kr/ebs/pot/evt/poster2024No...
-
축구얘기 할사람 4
감차는 진짜 어케하는거지
-
동시성의 상대성 7
통달함 ㅇㅇ
-
보통 이맘때쯤 개념강좌나 인강들을 수강시작할텐데요 대부분 1월초에 2026버전이...
-
1컷이 어느정도로 나올까요? 미적 기준이용
-
어렵게 내봐 ㅋㅋ 12
좆돼볼게...
-
이 될까요? 후회 없는 선택이었기를 바라며......
-
트위터에서 교육 쪽 종사자한테 들었다고 최저 고려해서 영어는 타과목에 비해 어렵게...
-
자퇴생이라 오전에 국어공부 한 4시간정도 하고있는데 하루에 문학 1강 독서 1강...
-
근데 진짜 좆된듯..
-
저희와 함께한 시간이 여러분 인생에서 가장 빛났으면 좋겠습니다 대충 이런 멘트...
-
듣는다면 어떤 강의 추천하시나용
-
1. 본인이 매일 가방 대신 들고다닌다던 쇼핑백 2. 6모 분석 책 팔고 기부해서...
-
이런 느낌인데 영어면 좋겠어요
-
언매<--다들 지금쯤이면 국어판다고하고 비문학 문학보고 ebs달달 하는데 걔네들보다...
-
이해원 선생님 믿겠습니다.. 열심히 회독할게요
-
안녕하세요 3
연기대상입니다..
-
과탐러임
-
문학을 제일 마지막에 푸는데 그러다보니 시간에 엄청 쫓기면서 풀고, 안그래도 문학...
-
올해는 너무 무섭다ㅠㅠㅜㅜ 작년엔 현역이였으니까 딱히 기대가 없었어서 그런가 끝나고...
-
1학년 학원강사 2
아마 안되는 거로 아는데 다들 뭐 암암리에 하나여..? 원래는 3학년이상만 가능한 걸로 알아서
-
총정리과제 7이 학교에 있어서.. Day 4 5쯤인가..? 수특 회독하면서 갑자기...
-
국어 과탐은 불일거같고 수학은 음…
파이팅 정시는 줄어도 논술은 있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