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이룬 남자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17432804
30대 후반인 그는 매일같이 후회를 한다.
'더 어렸을 때 좀 더 인생을 즐겨볼걸...'
'그딴 쓸데없는 거에 꽂혀서 시간 낭비할 바에 다른 곳에나 열중할걸...'
'투자 잘만 했으면 돈 날릴 일 없었을텐데...'
'헤어진 여친에게 더 잘 해 줬으면 지금도 잘 만나고 있었겠지?'
마치 그의 인생은 실패와 실수의 연속인 것만 같았다. 되는 일이 없어 보였다.
그의 소원은 바로,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는 더욱 더 간절해졌다.
그는 진심으로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다.
혹시 이 세상에 어딘가에는 과거로 돌아갈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영화나 만화 같은데 보면 어쩌다 과거로 돌아가기도 하던데...'
'간절히 생각하면 언젠가는 이루어질까?'
'큰 사고를 당하면 되지 않을까?'
'자살시도라도 해 볼까...'
그렇게 생각에 잠기던 그는, 운전 중에 교통사고를 당했고, 바로 의식을 잃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는 방 안의 침대에서 눈을 떴다.
그런데, 방이 지금과 많이 다르다. 아니 오히려 방이 오랜 전 상태와 같았다.
'이거... 설마?'
정말로 소원이 이루어진 것일까.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달력을 보았다.
지금으로부터 약 20년전, 그가 대학에 막 입학한 시점이었다.
'말도 안 돼! 정말로 과거로 돌아오다니!'
그는 마구 소리를 지르면서 기뻐하고 싶었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면 될 것 같다.
그는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의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의 예상대로, 그의 인생은 순탄하게 진행되었다.
그는 대학에서 남들에 비해 공부를 덜 해도 되었다.
20년 전이라고 해도 어떤 수업이 학점을 따기 쉬운지, 어떤 부분을 주로 공부해야 하는지는 대강이라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유가 있을 때에는 그 전에는 하지 않았던 것들을 해 보기 시작했다.
게다가 20년 미래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었기에, 그는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완전히 꿰뚫고 있었다.
앞으로 '진짜' 유망한 것이 무엇인지, 혹은 어떤 사건이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될 것인지 알고 있었고,
그것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대비할 수도 있었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잘못된 선택들, 실수들도 하지 않게 되어 거의 완벽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다시 과거로 돌아가기 전의 시간으로 왔다.
물론 그 때와 그와 지금의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지만, 그는 앞으로 또 다시 예전처럼 후회만 할 인생을 살까 두려웠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렇지 않았다.
손대는 일은 무엇이든 잘 되었고, 그가 하는 선택은 항상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는 이후에도 전혀 실패하는 경우가 없다시피 했다.
마치 지금의 세상은 그를 위한 세상인 듯 했다.
다시 오랜 세월이 지나, 그는 노환으로 죽을 날이 멀지 않게 되었다.
가족들은 슬픈 표정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었지만, 그는 행복했다.
예전의 그 사고를 계기로 후회로 가득찼던 그의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고, 누구도 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았기에,
그는 더 이상 미련 없이 눈을 감을 수 있었다.
마치 지금까지의 세상은 그를 위한 세상이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사실 그도 몰랐다.
지금까지의 세상은 정말로 그 자신만을 위한 세상이었다는 것을.
교통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진 그는 수십년간 사경을 헤매다
끝내 현실로 돌아오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그는 수십년 동안 행복한 꿈을 꾸다, 꿈을 마침과 동시에 그의 인생도 마쳤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지듣노 0
LOVE SONG 가수 : 마히룽 성우 타카기 양에서도 소개된 노래입니다. 정말로...
-
원래 논술 생각 없어서 수시접수 때 쓸까말까 고민하다가 고대 원서접수 마감해서 못...
-
내년에는 사탐 표본이 작년 원과목보다 더 고여있을 것 같은데 1
원과목 표점 떡상하고
-
자살이 아니라 살자가 됐으면..
-
중등기하 풀어라 1
-
설첨융가서 2
컴공처럼 전향가능해요? 이러면 얘기가 또 달라지는데
-
통장에 2
181원있음 머지
-
ㅇㅇ 사실 굉장히 잘 만남 살아보면서 느낀건데 능력있는 남자 = 예쁜 여자와...
-
성적 이정도인데 설컴은 안될거 같고 서울대 첨융이랑 연대 컴공이랑 붙으면 어디...
-
공부나 하라는 신의계시인가보다
-
코스트코나 트레이더스 가까움?
-
못지우는애들이 많을까 밖에선 일코하세요
-
[뉴테크] 척수손상 환자 다시 걸었다…뇌 심부자극으로 재활속도 높여 1
스위스 연구진, 보행에 영향 주는 뇌영역 찾아 환자의 뇌 깊은 곳에 전기자극,...
-
마음가짐 공부법 등등 삼수 꿀팁? 있나요
-
1컷이 45인게 주된 의견인거 같아서 ㅠㅠ 1컷이 45일때 44점 백분위는...
-
전문직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남들이 자신을 보는 평가, 사회적 시선이 자신의 능력을...
-
좋아요정 뭐임 1
누가 계속 좋아요 눌러주는데
-
아가 기상 7
안뇽
-
2N년 동안 뚜벅이로 살던 냐가 하늘 퍼런 아침부터 운전면허학원에서 기능교육을 받고...
-
동덕여대 이슈 3
때문에 이대랑 숙대 선호도도 타격 있을까요?
-
과탐 가산점 3
과탐 가산점 3%, 5% 가 어느 정도인지 체감이 잘 안 가는데 얼마나 영향을 미치나요?
-
과탐 유지 0
내년 수능 연고 서성한 계약학과 목표로 하고있는데 과탐을 계속 해야할까요?
-
9모 55552 10모 풀 5등급입니다 국어 강기본(2월까지) 강기분 실모 수학...
-
여기는 이제 또리가 점령한다 !
-
17:45 B조 풀리그 T1 VS 농심 21:30 B조 풀리그 T1 VS DK
-
미적분 1년공부 9
현우진 캐스트에서 미적분 1년가지고는 어렵다던데 진짜 그런가요? 미적 안해봣는데...
-
고2 정시 4
현재 예비 고2 이고 고1 내신 4.초중반입니다 지방에 있지만 전국적으로는 평반고에...
-
치대에선 공부시킬게 너무 없어서 깜지쓰기 시킴
-
이 분 뭐임?? 다 맞추셨네 ㅋㅋㅋ
-
초콜릿 크림이 올려져 있는 폭신폭신한 빵이네요. 하지만, 아침 식사로 한낱 초콜릿...
-
춥다 1
아침마다 나오기가 너무 싫어
-
미적 기하 선택 2
예비 고3이고 미적할지 기하할지 고민중입니다 재수는 죽어도 하기 싫어서 1년안에...
-
앗차차 그거슨 의대생이 아니라 여대생이었구요
-
정신병 있으면 군대도 안가 처벌도 안받아 딱히 불이익도 없어 이쯤되면 정신병...
-
기상입니다 여러분
-
오르비의 정상화
-
칼기상 13
베개 없어서 수건 말아서 베고잠
-
어제부터 매일 7시간 이상 공부하려고 합니다 큰 이유는 없고 그렇게 마음을 먹었기...
-
여캐일러 투척 14
4일차
-
모닝일러투척 10
음역시귀엽군
-
어제 2시에자ㅏ서 진짜 즉을거가ㅏ네
-
아침 8시에 자서 오후 5시에 일어나는 삶을 사는중.. 7
그런 의미에서 자러감 좋은밤되세요
-
얼벅이 2
ㅎㅇ
-
사탐런 골라주샘 6
07 이번 결방학때 수학 현우진 ㅈㄴㅈㄴ달릴거고 미적은 노베임 국어 2 영어1...
-
뭐부터보지 2
3D는. 처음이라 잘 몰라
-
기차지나간당 2
As a general rule, historians find it...
이 이야기가 의도하는 바가 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