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 쪽지

2019-10-20 23: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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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 이야기 12편 - 파일럿 교육 양성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25035755






 우리에게 떠오르는 '공군', 그리고 그 공군의 주축이 되는 파일럿은 항상 영화에서도 멋진 모습으로 등장하며 크게 활약합니다. 제 동기들 중에서도 공군 사관학교를 가려다가 떨어진 친구들이 있는데, 육해공 사관학교 중에서 공군 사관학교가 제일 까다롭다고 느꼈습니다.




 어느 국가, 어느 사회던지 이런 파일럿들은 매우 좋은 대접을 받으며, 그만한 대접을 받는만큼 당연하게도 귀중한 인적 자원이자 고급인력입니다.




 그들이 모는 병기는 다른 지상병기에 비해서 훨씬 더 비싸며, 이러한 경향은 현대에 와서 극도로 심해졌습니다. 현대전이 선제타격이나 선빵, 탐지와 빠른 추적능력을 바탕으로 한 저격전으로 발전하였기에 타 병과보다 기동성이 좋고 기술력이 결집한 공군은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영화 에서 등장하는 영국군의 당시 최신예 전투기 '스핏파이어'는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명성이 높았으며 이를 몰던 영국군 조종사들은 덩케르크 철수 작전과 본토 항공전 등에서 큰 활약을 펼칩니다)









 민항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파일럿들은 매우 뛰어난 숙련도와 능력이 요구되며 경력을 비행시간으로 세세하게 구분할 정도로 교육이 민감합니다. 평균적으로 비행시간 경력이 짧은 조종사는 당연히 고장이나 사고에 더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대형 민항기를 몬다는 것은 이미 자체만으로 큰 스트레스를 주고, 엄선된 인재들이 수행할 수 있습니다. 대형민항기는 승객 몇백명이 탑승하기 때문에 한번의 사고가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존재합니다.




 또한 하늘을 날면서 먼 거리를 이동한다는 것 자체는 인간에게 부담을 줍니다. 시차적응을 비롯하여 장시간 공중에 떠있다는 상태, 특히 이런 상태를 단순히 겪는 승객조차 피로를 느낄 정도인데 하물며 조종을 하고 있는 파일럿은 얼마나 고역이겠습니까.






 따라서 조종사 한명을 양성한다는 것은 단순히 비용이 많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매우 오랜 시간 경력이 쌓여야 안정성이 생기기에 까다롭습니다. 전투기나 비행기는 돈과 기술만 있다면야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지만, 오히려 조종사는 그렇게 쉽게 뽑아내지 못하기에 조종사가 더 귀중한 자산이죠.




 그래서 항공구조대라 하여 이들이 조난을 당하거나 사고를 당했을 경우 적진에서 빼오거나 구출해내는 부대가 따로 운영될 정도입니다. 전투기와 조종사 중에서 어디가 더 중요한지 감이 오죠?







(대형 민항기 하나가 수백억이 넘어가고, 온갖 정비사들이 달라붙어서 각종 사고를 방지하며 최종적으로 파일럿은 승객 수백명을 안전하게 수송하기 위해 높은 숙련도와 경력으로 무장하여 집중력을 발휘하며 조종합니다)






 이런 우수한 고급 인력인 파일럿의 양성 숫자와 교육 체계 또한 태평양 전쟁에서 미국과 일본제국의 국가역량을 압도적으로 비교해주는 좋은 예시입니다.










 미국은 민간항공 기업이 일본에 비해 매우 튼실했으며, 전투기 조종사들의 양성 중 일부 과정을 아예 위탁하여 맡깁니다. 2차 대전 후반기가 갈수록 미국은 어마무시한 조종사를 양성해내기 시작하여, 1939년에는 1200명, 1940년에는 7000명을 배출하고 있었고 동년도 일본군은 3000명이 안됬었습니다.




 1941년에는 29500명, 1942년에는 무려 10만 5천명을 배출하는 교육 체계를 완성시키고 계속해서 고급 파일럿을 양성해냅니다. 우수한 인적자원이 쏟아져 들어옴과 동시에 일본군을 위시한 추축국은 끊임없는 조종사 전사 문제와 이를 보충하지 못한 보급으로 조종사 질적 하락이 극심했습니다.






(출처 : https://www.quora.com/How-much-training-did-a-WWII-pilot-get )






 이 표는 독일, 영국, 미국 전투기 조종사의 최소 비행시간 경력을 나타낸 것입니다. 추축국인 독일은 계속해서 교육과정을 생략하며 빨리 조종사를 배출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고 이는 전체적인 파일럿들의 기량 저하를 가져왔습니다. 반면 수와 질에서도 모두 연합국은 발전하여 추축국의 공군력을 압도하고 있었습니다.







(미군 조종사의 비행훈련 과정 모식도. 출처 : https://www.quora.com/How-much-training-did-a-WWII-pilot-get )








 이 외에도 미국 해군의 병력, 특히 장교의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YearOfficersNursesEnlistedOfficer CandidatesTotal
194138,601823332,2741,452383,150
1942118,0382,9071,102,2186,0041,259,167
1943219,2797,0222,034,343120,4722,381,116
1944300,1018,8932,808,13484,6273,201,755
1945323,75511,0253,005,53465,2113,405,525


(출처 : https://www.history.navy.mil/research/library/online-reading-room/title-list-alphabetically/u/usn-personnel-strength.html )





 후덜덜한 병력수가 모이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정정도의 교육과 훈련이 필요한 고급 장교, 간호사, 장교 후부생 수에서도 급증했다는 점은 미국이 산업 전반에 걸쳐 교육 시스템의 역량이 뛰어났다는 점을 말해줍니다.











 그러나 반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일본군은 조종사 양성 기간을 극단적으로 단축시키면서도 훈련기에 사용할 연료도 부족한 등 최악의 조건에서 조종사를 급조하여 비행기에 태우고 자살 공격을 시키는 이른바 '카미카제' 를 시전합니다. 당시 조종사 인력을 이런식으로 소모하는 일본의 꼬라지를 보고선 더글라스 맥아더는




"조종사라는 고급 인력을 무의미하게 소비하다니. 나였으면 그런 명령을 내린 놈을 그 자리에서 쏴 죽였을 것이다." 




 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앞에 제가 쓴 글을 봐도 파일럿이 엄청나게 귀중한 인적자원임을 알 수 있었죠? 일본 제국은 그런 보물같은 자원을 단순히 폭탄 유도장치에나 사용하는 비인간적이면서도 동시에 비합리적인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공중에서도 벌어진 일본식 자폭 돌격공격은 당시 일본군 조종사는 물론이고 미 해군 승조원들에게도 큰 충격과 트라우마를 남겼습니다. 이런 짓을 나중에 와서 또 미화하고 있으니 문제이지만)








 지금 여러분 앞에서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 그리고 나중에 여러분을 가르치실 교수, 그리고 여러분은 모두 매우 오랜 시간을 교육에 투자해온 인력들입니다. 특히 교수님들은 해당 분야에 매우 긴 경력과 식견을 갖고 있는 고급 인력으로 교수 숫자도 대학의 역량 평가에 영향을 줍니다.




 수능도 가까워지는 특집으로 해서 준비해보았습니다. 여러분은 무려 20년의 세월동안이나 수능 공부를 위해 교육과정을 달려왔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그 자체만으로 어떤 교육을 매우 오래 받은 전문가라고 할 수 있지요. 여기에 더 나아가 대학 학과를 고르고 학부에서 대학원, 석박사까지 이어진다면 자연스레 해당 분야의 전문가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각자의 고유한 영역에서 나름의 오랜 경력을 쌓고 전문가가 되어, 사회에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학습이란 무엇인가(11편 예정)

https://orbi.kr/00019535671 - 1편

https://orbi.kr/00019535752 - 2편

https://orbi.kr/00019535790 - 3편

https://orbi.kr/00019535821 - 4편

https://orbi.kr/00019535848 - 5편

https://orbi.kr/00022556800 -  번외편 인치와 법치

https://orbi.kr/00024314406 - 6편





삼국지 이야기

https://orbi.kr/00024250945 - 1편 일관성과 신념

rare-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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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때는 재수생이었던 시체 · 775642 · 19/10/21 01:04 · MS 2017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Snake Doctor · 9680 · 19/10/21 08:13 · MS 2003

    조종사가 중요한 이유는 양성에 들어간 비용이 많기 때문이 아니라 시간이 오래걸리기 때문이라는데 동감합니다.

    이제는 비행기도 만드는데 만만치 않은 시간이 걸리지만 그래도 사람을 키워내는 것만큼 걸리진 않죠.

    독일군에 슈퍼에이스가 많았던 것도 고참 파일럿을 계속해서 전선으로 내몰았기 때문이죠.

    반면 연합군은 일정 출격횟수를 채우면 후방으로 빼서 교관으로 활용했던지라 슈퍼에이스까진 없었어도 일정수준 이상의 기량을 가진 조종사들이 무진장 많았었습니다.

    일본군의 경우 에이스였던 사카이 사부로나 니시자와의 경우도 하사관으로 파일럿 생활을 했었고 조종사들의 목소리가 크진 않았었습니다.

    좋은 연재 감사합니다

  • 공군 전투조종사 · 860962 · 19/10/21 17:24 · MS 2018

    크으으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