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열악하게 공부한 분 계실까요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27544995
초등학교
- 아버지 직업 특성상 학교를 이리저리 옮겨다니게 됨 결국 5학년 때 자퇴하고 초졸 검정고시.
- 아버지가 회사에서 은퇴하시고 주식으로 있던 돈 사라짐. 친구에게 큰 사기도 당함. 5인 가족이 18평 월셋방에 살게 됨.
중학교
- 난 기독교가 아닌데 가족이 기독교라서 강제로 미션스쿨 다니게 됨. 배우는 과목은 기독교 교리, 말씀 암송, 찬양 등등.... 비인가 대안학교라서 역시나 중졸 검정고시.
고등학교
- 학교가 불안불안 하더니 망하게 됨. (졸업했다면 해외 졸업장 돼서 그것만 보고 존버한 건데...) 어쩔 수 없이 고졸 검정고시.
- 반년간 자퇴생 센터를 전전하다가 그래도 대학은 가야되지 않을까 싶어서 알아보기 시작함.
- 검정고시로만 갈 수 있는 수시로는 강릉원주대가 최선이어서 수능 최저 있는 대학으로 눈길을 돌렸고, 45일 남기고 수능 공부를 시작함.
- ebs 강의를 듣기만 하며 공부. 최저만 맞추는 게 목표라 수학은 건드리지도 않음.
- 간당간당하게 최저를 맞춰서 인천, 전남, 충남, 경북 합격함.
- 수능이 생각보다 할만하다는 착각에 빠져서 재수 결심.
재수
- 검정고시 출신이라 시험 경험이 없었음. 얼마나 심각했냐면 시험이 언제 시작하고 시험시간이 몇 분인지도 여름까지 헷갈렸음.
- 차상위 계층이라서 단과는 커녕 프리패스도 못 샀음. 환급패스가 있다는 것도 몰랐고 검정고시 준비하다가 에듀라x이라는 사이트에서 60만원 사기를 당해서 프패 사기가 꺼려졌음. 그래서 문화누리카드로 구입한 책+ebs로 공부 시작
- 매일 6시에 일어나서 9시 반까지 공용도서관 재수를 시작.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빌런들이 있었음. 빌런 소개로만 세 페이지 쓸 듯.
- 구립도서관이라서 휴관일이 한 달에 6번은 있었음. 집에서 억지로 공부를 해봐도 두시간을 못 넘겨서 집공부는 포기함.
- 돈이 없어서 매일 밤 집에 돌아와서 도시락을 쌌고 1년 동안 같은 아침, 같은 점심이었음. 도시락 먹던 옥상 의자 뒤편에 거미가 있었는데 걔가 모기도 잡아주는 내 친구였음. 비오던 어느 여름날 사라졌지만...
- 당연하게도 취미 전부 포기함. 다도, 독서, 기타, 드럼, 칼리스데닉스 등등.... 고독했음.
- 큰 맘 먹고 산 2단 독서대 도둑맞았고, 중고로 수험서 구매했는데 3년 전 버전으로 사기맞았음. 범인 잡는 일에 쓸 시간이 없어서 울분을 삼켜야 했음.
- 무료 과외 신청했는데 사기였음. 한 겨울에 멀리 가서 두 시간동안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기다렸었음. 이 때 세상이 정말 싫어졌음. 이날 롯데 타워 처음 봤음.
- 9모 즈음에 여자친구가 메가스터디 패스를 사줌. 당연히 돈이 없어서 교재는 못 샀고, 강의에 피피티로 문제가 뜨면 멈췄다가 풀었음.
- 수능이 다가올수록 우울증이 심해지고, 체력도 부쳐서 계단 오르내리며 휘청거리게 됨. 삼수는 하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듦.
- 수능 보기 한 달 전에 차상위계층 해제됨. 동사무소에 물어보니까 빚을 갚아서 그렇다더라. 사금융권에서 빌린 돈은 갚아도 은행거래가 아니라 돈을 모아둔 것으로 처리가 돼서... 기회균등 전형은 날아감.
- 수능 1주 전엔 장염과 위염에 걸려서 12월 중순까지 낫지 않았음. 당연히 한 달 동안 오로지 흰 죽.
정말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기초 개념 과외라도 들었다면, 중학교 과정이라도 제대로 끝냈다면, 휴일 없는 독서실을 끊을 수 있었다면, 교재를 마음껏 살 돈이 있었다면, 몸이라도 건강했다면, 경쟁자가 주위에 있었다면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큽니다. ebs 꿈 장학생 신청해볼까 했는데 작년 수기 읽어보니까 저보다 받아야 될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이 글에는 기만이나 각성의 의도가 담겨있지 않습니다. 익명으로 적나라한 노력의 나이테를 남기고 싶어서요. 현실에서는 부끄러워서 못할테니까..
0 XDK (+620)
-
500
-
10
-
50
-
50
-
10
-
성대 반수생인데.. 확통 3점짜리 틀린게 넘 아프네여 ㅜㅜ 라인 좀 봐주세요 학교...
-
제발요ㅜㅜㅜㅜ
-
이번에 모의수능 보고왔는데요 국어 80 수학 71 영어 91 사문 4등급 지구...
-
지구땜에 한지하려고하고 막전위 근수축이 사문도표라길래
-
1.외모 2.재산 3.인싸력 4.공부외 재능 이거있으면 하지마셈 1.멘탈 2.열정...
-
2년전 수능이랑 성적 비슷한거면 개망한거죠?
-
공군 무물보하면 3
질문 많으려나..?
-
ㅇㅇ?
-
연대 논술 0
연대 논술은 그래서 어케 되는 거임? 정시이월 하면 수시 쓴 애들 소송 걸 텐데...
-
수국김 끝내고 고전시가 스위치온 수강하고 바로 일클래스 가도될까요?
-
그리고 영어 등급별감점 확정안된대학있나요 ?
-
추우니까 어서 가서 후딱 전역해야제..
-
이정도면 낮은 과도 불가능한가요?
-
0. 필자는 19학번 의대생이다. 이 나이 먹고 수험생 커뮤니티에 글 싸는 이유는...
-
ㅇㅇ
-
물생 하다가 물리는 버리는게 맞는 것 같고 생명1+사탐 하나/과탐 투과목 하나...
-
정시 기준이야 수시기준이야? 함 하고십은디
-
닉네임 이렇게 바꾸면 누군가가 뛰어오나요?
-
프린트 다 박박찢어버리고싶다
-
다 같은 찍특보셨나
-
내년 6모 쳐보고 군대 갈지 말지 결정할려고 하는데 만약에 내년 6월에 갈려고...
-
어디가 더 붙기 힘듬???
-
국어 18번 저처럼 생각해서 2번 못고르신 분 있나요 3
상소에 들어있는 내용이랑 이미 아는 바랑 둘다 정렬부인이 개지랄 떨었어요라고...
-
저는 그 미친개년인가 그 글이요
-
ㅇㅇ
-
찍기특강안믿고 빈순삽 풀고 틀린거 슈바
-
인문논술을 조금 다니려고 해요. 국숭세단~그 아래 라인을 지원할거라 그렇게 길게 안...
-
물1에 등가속도 등속도 일 에너지 부분들 물2에도 비슷하게 나오나요?
-
미필들을 위한 공군 공략집 https://orbi.kr/00055684196 공군...
-
화작 기하 쌍지로 내일부터 출발합니다메가 대성 패스 둘 다 결제 해뒀는데 대부분...
-
?? ??
-
개인적으로 수능 화학 생명은 나중에 공부해보고 싶음 6
재밌을 거 같음ㅇㅇ퍼즐 게임
-
강사 누구듣는지상관없는듯.. 그냥 사문은 마지막교시컨디션80에 자기한테 맞는문제 잘나오는거 20인듯
-
가능하면 이과로가고 싶은데
-
씨 팔 살 려 줘 ! ! ! !
-
플로우 엣지 등등 시대컨 작년이랑 올해랑 내용 많이 바뀌는지 궁금합니다.
-
만표가 낮을수록 컷은 내려갈것이다 서강대의 23년도와 24년도 입결자료를 관찰했다...
-
문제 풀때부터 와 이건찢었다 싶으셨나요??
-
질문받습니다.
-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에 학교에서 봬요
-
제발 가채=실채이길
-
미적 77 0
미적 77 미치겠네요.. ㅋ ㅋ 무조건 2떠야되는데.. 미적 푸느라 공통을 4개를 틀렸네요..
-
미적 왜 함 ? 2
확통 이 난이도에 1컷 92~93인데 미적이 85~88이면 아무리 봐도 할 이유가...
-
대답은 안해드립니다
-
이거 중대 안 될까요? 16
네.. 진학사 기준 낮공은 되는데 믿을 수는 없고..
-
네 그냥 그렇다고요.
-
삼수생이고 이번에 육군 갈 예정인데요... 올해 언미물지 원점수 92 88 2 42...
-
잇올 밖에 없나
-
문학 다맞았는데 언매 3틀함 ㅜㅜ
학교가 망하기도하는구나
네 복잡한 사정이 얽혀있긴 했으나 저도 좀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ㅎㅎㅎ...
수고 많으셨어요 앞으로는 조금더 쉬운 길을 걷기를 바랄게요 ㅎㅇㅌ!
감사드립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도 화이팅!
앞으로 좋은일이 있기를 빌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뭐라고 ㅠㅠㅠㅠ 좋은 일만 생기세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다시 수능에 도전하든, 주어진 환경에서 새로운 목표를 찾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와 역시 댓글에서부터 사려깊음이 보이시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잠깐 여친뭐야 여친
친구가 없어서 여친이라도..... ㅎㅎㅎㅎ
해 명 해
꼭 잘되길 빌게요
감사합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도 하는 일 잘 되세요!
그럼모해 난 여친도없는걸.... ..ㅠㅠ
곧 생길 수 있어요
이야..다읽고 뱃지 봤을때 소름이 돋았습니다. 승리하셨네요. 응원합니다.
응원 감사드립니다 승리하세요!
힘내세유^.^
힘들게 살아온 만큼 정신은 많이 성장하셨을 것으로 믿어요. 앞으로는 꽃길만 걸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