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 생활 수기) 꿈이 프로게이머였던 연대생 3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29387118
고3이 되었다.
반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단, 한 달 동안
2학년 때 운동에 미쳐 살던 나도 고3이라는 마법에 정신을 차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이루고 싶은 꿈이 생겨 꼭 SKY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월 동안 공부를 열심히 했던 반의 아이들은 4월이 되자 거짓말처럼 미쳐 날뛰기 시작했고
나를 포함하여 정시 파이터 5명, 육사 준비생 2명을 제외하고는 정말 개판이었다.
선생님에게 자습실에 보내달라고 하자 선생님은 수시하는 반 애들 분위기 망친다고 안된다고 하였고 결국 9월 모의고사가 끝나고 보내줬다.
최악이었다.
학교에서 수학을 제외한 어떤 과목도 공부할 수 없었고,
정규 수업시간을 마치고나면 항상 체력이 바닥난 상태였다.
시끄러운 상황에서 공부를 하는 데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었고,
저녁을 먹고 나면 기숙사 자습은 할 수 없는 몸상태가 되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평소 앓던 비염이 몸이 약해지니 더욱 날뛰었고
척추측만증 또한 운동을 그만두니 심해지기 시작했다.(요즘 허리 안 휜 사람 누가 있겠냐고 하겠지만, 필자는 척추측만증으로 공익 판정을 받을 만큼 그 정도가 심하다.)
몸 상태가 악화됨에 따라 내가 집중할 수 있는 공부 시간은 적어졌고,
평소에 벌여놓은 학생회 일, 운동 대회 일정 등을 모두 소화시키려다보니 몸 상태는 더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그렇게 6월 모의고사를 치게 되었다.
성적? 말해서 무엇 하겠는가
바닥을 기었다.
6월 모의고사 성적으로는 평소 목표하던 서울대는 커녕 연고대도 지원하기 힘들었고 우울해졌다.
몸과 마음이 힘든 시기였는데 하필이면 또 수시 기간이 겹쳤다.
반의 아이들은 자기소개서를 쓴다고 수업 시간에도 컴퓨터실을 왔다갔다했고,
반에서 또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여 노트북 타자소리, 서로 조언하는 소리, 떠드는 소리가 겹쳐 정말 카오스 그자체였다.
반에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조용히 해라'일만큼 정말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다.
6월 모의고사를 망친 나는 달라져야만 했다.
이 모든것이 신이 나에게 내린 시련이라고 생각하기로 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영웅 서사식 구조?를 생각하며 나는 이 세계의 주인공이고 이 시련을 극복해야만 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망상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웃기지만 이렇게 생각하니 공부가 잘 됐다.
9월 모의고사에서 12211을 받았는데, 국어는 만점이었다.
10월 모의고사에서 생활과 윤리 1과목을 제외하고 전과목 1등급을 받았고, 국어는 98점이었다.
그렇지만 나에게 내려진 시련은 끝이 아니었다.
정정하겠다.
나는 미친놈이다.
성적이 잘나오기 시작하자 다시 자만하기 시작했다
대충 쳐도 연고대는 가겠지?라는 마인드로 하루 순공시간이 5시간이 안되었고,
다시 운동과 친구들과의 만남에 미쳐 하루하루를 보냈다.
원래 성적은 공부를 하고 몇 개월 뒤에 효과가 나타난다.
내가 9월까지 했던 공부가 10월정도쯤에 겨우 나타났는데, 나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 기회를 버렸다.
수능 ? 조졌다.
19 수능, 국어에서 3학년 국어 틀린 갯수를 합친 것보다 많이 틀렸다.
항상 많이 틀려야 2개였는데 수능에서는 화작문에서 이미 3개를 넘게 틀렸다.
담담하게 받아들여야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정말 그 때 반 아이들을 많이 원망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런 쓸모없는 원망이었다.
나랑 같은 환경에서 공부한 육사 준비생은 성공하여 육사에 당당하게 우선선발되었다.
그냥 단지 나 스스로를 원망하기보다 핑계를 찾고 싶었던 것 같다.
수능을 망쳐 지방교대 성적을 받아 수시로 중앙대에 가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제 첫 번째 입시입니다.
정말 클라이막스는 4편입니다.
이번 편 정말 공들여 썼습니다.
여러분들이 제 수기를 읽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응원하고
코로나라는 이 재난상황이 일반고 정시파이터들에게는 큰 기회입니다.
도움 안되는 수업듣느라 시간 낭비할 일 없고,
주변에 방해하는 사람 한 명 없습니다.
이 시기 누구보다 앞을 보고 달려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한국사 제2외국어 대학별... 등 거의 전 영역에...
-
메가패스 있어서 이 셋 중에 비문학 들어보려고 합니다. 이 세 선생님들의...큰...
-
고2고3모의고사 풀면 34등급 나오는데 기초가 부족합니다.ㅠㅠ 영어단어는 계속...
-
1. 강좌명 수능적 해석 확률과 통계 2.강좌의 장점 확률과 통계문제를 풀 때마다...
-
1. 강의명 신승범 선생님 수능적 해석 미적분1 2.장점 미적분1은 내가 정말...
-
기범비급으로 공부합니다.고등학교 2학년 물리 ㅣ 심화로 생각하며 고3부터...
-
유자분 수강후기 0
지구과학 l은 오지훈 선생님으로 공부합니다.지구과학 l은 고3부터 시작해서 바로...
-
6평전에 국어 인강이나 하나 들어볼까 하는 고2깽깽이인데여 다른과목 인강은 팍팍...
-
진짜 요즘 사탐이 너무 재밌네요 정환쌤 사문 듣는데 서울대 새터썰부터 진짜 너무...
-
쌤이 이런거 진짜 쓰지 말라고 하셨는데......이상인 선생님 인강 너무 좋은데...
-
문과인데 수학을 진짜 못하겠습니다! 근데 그래도 생질 내용은 다 알아듣긴...
-
사실 지금 신택스랑 조정식T 구문이랑 고민하고 있거든요... 신택스가 명학센세를...
-
한완수 0
문제 수준은 어떤가요? 미적2 2018꺼 살려고 하는데 문제 난이도가 궁금해서요...
-
고2 문과생입니다. 한지, 사문을 탐구로 선택했구요..수학이 14-19에서 하나,...
-
7모에서 1나와서 방심하다가 9모에서 4뜸 ㄷㄷ 재수생이 1컷을 48까지 끌고갈줄...
-
지금 시점에서 올어바웃 하편(반응속도,화학평형,산염기,산화환원)듣는게 나을까요...
-
물1 커리 10
6월 이후 탈화학하고 물1 지1 중에 고민하다가 쌩노베인 지1보다는 물1인거 같아서...
-
안녕하세요. 한국지리 처음해봐서 공부 방법좀 알려주세요 지금 ebs이진웅쌤...
-
안녕하세요 현역 고3인데요!!!고2까지는 불안불안하지만 1이 꾸준히 나오다가 이번...
-
물리 인강 추천 4
16수능 물리1 봤는데 5등급.......부끄럽습니다 독재하려 하는데 물리 인강...
-
네 우선 이글은 제가 스카이에듀 프리패스를 환급받기 위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사실...
-
정승제맛보기 후기 : 음..개념은 잘 잡아주시는듯 하네근데 좀 속도가...
-
인강은 처음 들어봐요! 맛보기 후기 : 신승범쌤은 뭔가 잘해주시긴하는데 무섭다...
-
박지향쌤 예약했었는데 인원없다고 폐강되뮤ㅠㅠ 그래서 그런데 제발 생1...
-
인강추천좀... 2
지구과학 II 인강들을려고 하는데 어떤 선생님 인강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지금도 그렇고 현역때도 그렇고 사탐 쌍지리 치는 사람입미당!!국영수중엔 수학을 제일...
-
제가 메가,이투스,스듀 패스있고 문법의 끝 책도 공부를 했는데... 뭔가 문법이 확...
-
고객센터 클라스 20
대단한 곳이군요 여기~ 어쩌다가 오르비가 이런 사이트가 된 건지 모르겠지만 프리패스...
-
도와주세요 현역2학년인데 지금 백브 섬개완 듣고있고요 7월 초반에 그게 끝나서...
-
현우진 커리타고있는데 뉴런이 개념안다고 생각하고 하는거라 기벡은 노베이스로 듣기가...
-
재수생이고 일단 독재를 하려고 해요. 도서관 다니면서 공부 할 예정인데 너무...
-
제목 그대로입니다.박광일T 화작문 인강들었는데 크게 도움받질 못했구요..화법과 작문...
-
제가 고등학교와서 공부를 아예 안하다가 고3때 정신차리고 수탐만 해서 어떻게 성대...
프로게이머 관련 썰도 추가해줘용
프로게이머 준비 관련 썰은 중학교로 돌아가야해요 ㅋㅋㅋㅋㅋ
수험생활 수기 다 쓰고 프로게이머 준비 썰도 써볼게요
6월을 어느정도 받으셨던거에요??
중경외시 ~ 건동홍 받은 것 같습니다
goat
그죠 그 순간순간을 저처럼 놓치면 1년을 더 해야하는 것 같아요
바닥을 긴성적이 중경외시라니 저에겐 꿈과도 같은건데.......
스카이가 목표라서 그렇게 표현을 했습니다. 상처를 입으셨다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