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이즈백 [935001]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0-04-15 00: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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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 생활 수기) 꿈이 프로게이머였던 연대생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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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이 되었다.


반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단, 한 달 동안


2학년 때 운동에 미쳐 살던 나도 고3이라는 마법에 정신을 차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이루고 싶은 꿈이 생겨 꼭 SKY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월 동안 공부를 열심히 했던 반의 아이들은 4월이 되자 거짓말처럼 미쳐 날뛰기 시작했고


나를 포함하여 정시 파이터 5명, 육사 준비생 2명을 제외하고는 정말 개판이었다.


선생님에게 자습실에 보내달라고 하자 선생님은 수시하는 반 애들 분위기 망친다고 안된다고 하였고 결국 9월 모의고사가 끝나고 보내줬다. 


최악이었다.


학교에서 수학을 제외한 어떤 과목도 공부할 수 없었고,


정규 수업시간을 마치고나면 항상 체력이 바닥난 상태였다.


시끄러운 상황에서 공부를 하는 데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었고, 


저녁을 먹고 나면 기숙사 자습은 할 수 없는 몸상태가 되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평소 앓던 비염이 몸이 약해지니 더욱 날뛰었고


척추측만증 또한 운동을 그만두니 심해지기 시작했다.(요즘 허리 안 휜 사람 누가 있겠냐고 하겠지만, 필자는 척추측만증으로 공익 판정을 받을 만큼 그 정도가 심하다.)


몸 상태가 악화됨에 따라 내가 집중할 수 있는 공부 시간은 적어졌고,


평소에 벌여놓은 학생회 일, 운동 대회 일정 등을 모두 소화시키려다보니 몸 상태는 더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그렇게 6월 모의고사를 치게 되었다.


성적? 말해서 무엇 하겠는가


바닥을 기었다.


6월 모의고사 성적으로는 평소 목표하던 서울대는 커녕 연고대도 지원하기 힘들었고 우울해졌다.


몸과 마음이 힘든 시기였는데 하필이면 또 수시 기간이 겹쳤다.


반의 아이들은 자기소개서를 쓴다고 수업 시간에도 컴퓨터실을 왔다갔다했고,


반에서 또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여 노트북 타자소리, 서로 조언하는 소리, 떠드는 소리가 겹쳐 정말 카오스 그자체였다.


반에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조용히 해라'일만큼 정말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다.


6월 모의고사를 망친 나는 달라져야만 했다.


이 모든것이 신이 나에게 내린 시련이라고 생각하기로 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영웅 서사식 구조?를 생각하며 나는 이 세계의 주인공이고 이 시련을 극복해야만 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망상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웃기지만 이렇게 생각하니 공부가 잘 됐다.


9월 모의고사에서 12211을 받았는데, 국어는 만점이었다.


10월 모의고사에서 생활과 윤리 1과목을 제외하고 전과목 1등급을 받았고, 국어는 98점이었다.


그렇지만 나에게 내려진 시련은 끝이 아니었다.


정정하겠다.


나는 미친놈이다.


성적이 잘나오기 시작하자 다시 자만하기 시작했다


대충 쳐도 연고대는 가겠지?라는 마인드로 하루 순공시간이 5시간이 안되었고,


다시 운동과 친구들과의 만남에 미쳐 하루하루를 보냈다.


원래 성적은 공부를 하고 몇 개월 뒤에 효과가 나타난다.


내가 9월까지 했던 공부가 10월정도쯤에 겨우 나타났는데, 나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 기회를 버렸다.


수능 ? 조졌다.


19 수능, 국어에서 3학년 국어 틀린 갯수를 합친 것보다 많이 틀렸다.


항상 많이 틀려야 2개였는데 수능에서는 화작문에서 이미 3개를 넘게 틀렸다.


담담하게 받아들여야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정말 그 때 반 아이들을 많이 원망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런 쓸모없는 원망이었다.


나랑 같은 환경에서 공부한 육사 준비생은 성공하여 육사에 당당하게 우선선발되었다.


그냥 단지 나 스스로를 원망하기보다 핑계를 찾고 싶었던 것 같다.


수능을 망쳐 지방교대 성적을 받아 수시로 중앙대에 가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제 첫 번째 입시입니다.


정말 클라이막스는 4편입니다.


이번 편 정말 공들여 썼습니다.


여러분들이 제 수기를 읽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응원하고


코로나라는 이 재난상황이 일반고 정시파이터들에게는 큰 기회입니다.


도움 안되는 수업듣느라 시간 낭비할 일 없고,


주변에 방해하는 사람 한 명 없습니다.


이 시기 누구보다 앞을 보고 달려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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