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비문학 지문 하나 올려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3232520
03년 6월 평가원 기출입니다.
위기지학 :
자기 자신의 본질을 밝히기 위한 학문이라는 뜻의 유학 용어.
위기지학이란 이른바 15세기의 초기 사림과 기묘 사림이 소학의 학습과 실천을 강조하면서 내세운 공부 태도를 가리킨다.
원래 이 말은 위인지학과 함께 논어의 '헌문편'에 나오는 말이다. "옛날에 공부하던 사람들은 자기를 위해 공부했는데, 요즘 사람들은 남을 위해 공부한다." , 즉 공자는 공부하는사람의 관심이 어디에 있느냐를 가지고 학자를 두 부류로 구분할 수 있음을 지적했던 것이다. 북송 대의 유학자인 정이는 다음과 같이 이 말의 의미를 부연했다. "위기란 자아의 성숙을 추구하는 것이고, 위인이랑 남들로부터의 인정을 추구하는 것이다. 옛날의 학자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공부했으나, 결국은 세상을 개선하는 일에 이바지했다. 오늘날의 학자들은 남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공부하지만, 그 귀결은 자아의 상실일 뿐이다."
조선 초기의 유학자들 중 이런 위기적 태도를 견지했던 사람들은 '길재-김숙자-김종직-김굉필'로 이어지는 초기 사림이었다. 성종 대부터는 소학을 진지한 태도로 실천하려고 한 사람들은 소학계라는 일종의 이념 서클을 만들어 자신들의 신념을 사대부 사회에 전파하려는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성리학을 관통하는 정신은 바로 위기에 있으며 그것이 올바른 노선이라는 확신은 다음 세대인'김제, 조광조. 박훈'등 기묘 사림에 이르러 더욱 또렷하게 표명되고 확산되었으며, 다시 명종·선조대의 사림들로 이어졌다.
세 번쨰 세대에 속하는 이황에게서 비로소 위기지학에 대한 흔들림없는 확신을 전하는 분명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 위기지학이란, 우리들이 마땅히 알아야 할 바가 도리이며 우리들이 마땅히 행해야 할 바가 덕행이라고 믿고 가까운 데서부터 착수해 나가되 자신의 이해[심득]를 통해서 몸소 실천하는 것[궁행]을 목표로 삼는공부이다. 위인지학이란, 심득과 궁행에 힘쓰는 대신 내면의 공허함을 감추고 관심을 바깥으로 돌려 지위와 명성을 취하는 공부이다." 위기지학과 위인지학의 차이는 공부의 대상이 무엇이냐에 있다기보다 공부를 하는 사람의 일차적 관심과 태도가 자신을 내면적으로 성숙싴는 데 있느냐 아니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는 데 있느냐에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학문의 목적이 외재적 가치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재적 가치에 의해서 정당화된다는 사고 방식의 출현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 방식의 출현은 당시 사대부들의 현시럭 삶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다시 말해 사대부로 하여금 치자층의 일원으로서 출사를통해 정치에 참여하는 것 외에 학문과 교육에 종사하면서도 자신의 사회적 존재 의의를 주장할 수 있게 만들었던 것이다. 더 나아가 학자 또는 교육자로서의 삶의 방식이 관료 또는 정치가로서의 삶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할 수 있데 괴었다. 그리고 위기지학의 출현은 종래 과거제에 종속되어 있던 교육에 독자성을 부여했다는 점, 또 해석하고 외우는 공부의 수준을 넘어서기 어려웠던 경학이 교육의 힘을 가진 진정한 학문으로 승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하나의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 받아 마땅한 것이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인과계 4칸 --> 3칸 사과계 3칸 --> 2칸 하하하핳.....
-
ㅈㄱㄴ
-
최저떨한 의대 0
4칸뜨네
-
왜그랬지
-
나중에 더 떨어지나??? 고대 4칸인데
-
수능 후에 대학에서 알아서 사과탐 변표 만들면 안됨?? 예를 들면 화1 응시자...
-
행복해 3
지인이 소고기사준다고 함 흐흐흐
-
불리해지는 건가요? 예컨데 생윤만점표점 77->69 이런식으로 되니까요
-
왤케 부끄러운 짓 많이 하냐고 그러심
-
따봉도치야 고마워!!
-
16명뽑고 한자리수 예비인데 가능성 있을까여ㅜㅜ
-
국어 수학 백분위 85 87따리는 아가리를 닫는게 맞다 그래서 조언이니 지적질 아예...
-
안 어려움
-
뭔가 존나 야할거 같음 잘 생활하다가 갑자기 누가 "혹시 오르비 하세요...?"...
-
업데이트 18시인걸로 아는데 벌써부터 이런건가요?
-
누구 싸웟나여 6
머임
-
정부정책이잖아
-
차은우 존나 잘생김 ㄷㄷ
-
?
-
진학사 서비스 마지막 날에 진학사 칸수가 많이 올랐나요?
-
수시 의대 면접 보고옴(예전에) 면접관이 오가노이드(인공장기 같은거) 활용이점에...
-
영어 고2기준 2~3 뜹니다 영어 올리고 싶어서 인강 들어보려 하는데 둘다 OT...
-
상향이나 스나이핑 생각하기가 힘드네요. 진학사 기준 건동홍 넘어가면 뭔 죄다 3칸...
-
사이비 영업 아닙니다~ 사실 궁금했어요
-
저메추좀
-
직업추천좀
-
너네 건동홍 뱃지 누가 만들었는지 알고 오르비 하냐 12
안녕하세요 오르비 디렉터입니다. '집 나간 오르비언을 찾아서' 프로젝트를 하고...
-
내가 메디컬 가도 정부에서 조지면 조져지는 거라서 이제 어케 해야될지 모르겟움
-
번호 따이는 법 10
도믿걸 도믿남한테 가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
지금 재수하려고 하는데 시대인재 최저는 겨우 맞추긴 했는데 수학이 4등급이라 이건...
-
그 단체 구성원 전원의 동의를 받겠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뭐 할수있는게 없는지라...
-
저메추좀
-
휴 님들이라면 어디 가실거에요? 작년에 경기 컴 붙고 반수하는데 시험 망침요 ㅜㅜ...
-
미적 N제 풀면서 기하 개념도 한 번 들어보려는데 짧은 개념강의 머가 좋을까여 추천 부탁드립니다
-
ㄹㅇ
-
그래서 글지움뇨
-
안빼면 큰일남..
-
얘 몇살이지ㅣ..
-
외모 기만에 논술 기만까지 난리도 아니구만
-
듀오링고 ㅇㅈ 3
다시 해볼까?
-
라인좀..요 9
이정도면 어디까지 가능할까요..? 논술로 성대 전자전기되면 납치 아니겠지요..??
-
부디 입학처에서 예산삭감을 피하는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
코핌 현재 예측대로면 원하는 대학 다 갈 수 있는데 2
뭐 계속 바뀌는거니까 큰 기대는 안하지만…그래도 최소한의 희망은 있어보이긴함 ㅋㅋ
-
치과가서 교정기 달았는데 그 치과 침대? 눕자마자 처자서 걍 아무기억 없음
-
크리스마스에 뭐하지
-
잇올에 현역들 많을텐데 나는 재순데… 욕하려나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