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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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하나여야 합니다. 다만 이에 관하여 의견이 다양해야 합니다 - 조나즈(문학작가)
모든 신문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가십) 사설 순으로 배열하였고
간혹 경제면은 그 중요도를 고려하여 따로 섹션으로 발행해왔다.
그래서 아무리 자극적인 콘텐츠라도 수용자는 먼저 정치, 사회 등의 이슈를 먼저
읽게 되고 연예 스포츠의 가십 따위는 아주 뒤에, 그것도 짤막한 단신으로 소비했다.
이것은 뉴스를 통제하는 데스킹의 의도이다.
그런데 20년 전부터 포털사이트가 뉴스 콘텐츠를 장악하면서
데스크 권력이 무너졌다.
데스크 권력이 무너지며 언론사의 어젠다 셋팅 기능은 형해화됐고,
데스킹은 시장에 넘어왔다.
이제 시민이 좋아하는 뉴스를, 자발적으로 클릭했고
그 기준에 맞추어 포털사이트들은 "자신은 언론사가 아니"라며
기계적으로 알고리즘을 편성하여 좋아하는 뉴스들을 수용자에게 갖다주었다.
이 지점에서 뉴스의 수용자는 소비자로 전환된다.
더는 진실따위는 중요하지 않으며 이 사회에 무엇이 더 중요한 콘텐츠인지도 필요없다.
어느 연예인의 이혼/불륜, 유튜버의 일탈이 더 큰 주목을 끄는 시점에서
소비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한다.
여기에 옳고 그름은 없다. 좋고 싫고가 있는데, 여기에는 가운데가 없다.
공과가 병존하는 사안은 있지만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한 게 어디있겠는가.
여기에 정치 지형 저널리즘의 비극이 시작된다.
이제 진위보다는 핵잼 노잼으로 뉴스가 평가된다.
클릭되어야만, 의미가 있는 저널리즘 시장에서
주류 언론사들조차 "ㅇㅇㅇ조차 딸에게.. 충격"
따위의 문장으로 제목 저널리즘을 너절리즘으로 만든다.
소비자들도 편하다. 과거 수용자들은 레거시 미디어의 데스크들이 엄선한 콘텐츠 순서대로
강제로 편집되어 수용해야 했지만 이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주체로서 소비하고
뉴미디어들은 여기에 편승하여 입맛에 맞는 뉴스를 갖다주며,
'알고리즘'은 기계적 중립의 맛을 더한다.
옳고 그른 게 뭔지는 사실 봐도 봐도 잘 모르지만,
좋고 싫은 것은 분명하다. 좋은 것은 좋고, 싫은 것은 싫다.
시비가 기호의 문제로 치환될 때 본질은 흐려진다.
이제 우리는 뉴스의 소비자로서 너절리즘을 선택하여
조지오웰의 예견과 달리 서로가 리틀브라더들이 세워 각자를 감시한다.
그 안에서는 팬덤만 살아남고,
진지한 저널리즘 따위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각 언론사마저 고유의 어젠다를 표현하면서
우리는 더욱 진실이 무엇인지 판별하기가 어렵게 됐다.
기호만 남은 사회는 네 편 내 편 아군과 적군만을 남긴다
사람들에게 많은 정보를 주고, 좋아하는 뉴스를 소비하게 하고, 스스로를 통제한다.
'죽도록 즐기기'의 닐 포스트먼의 지적대로 우리는 조지 오웰의 1984가 아닌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살고 있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포획된 것을 모두가 알지만,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자위하는 지점에서
우리는 더 이상 저널리즘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국가는 적당히 투명한 주체로 뒤에 빠지기만 하면 된다.
저널리즘의 실종으로 우리는
저마다의 의견이 아닌, 저마다의 사실을 갖게 되었다. - 나르테스크 카이아느(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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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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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환영. 댓글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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