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야밍 [847037]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1-02-15 01: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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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말 입시 준비하는 동안은 대학이 전부인 줄 알았다.

대학에 가면 모든 일이 해결 될 줄 알았고 더 이상 신경 쓸 것들이 없을 줄 알았는데,

대학이라는 곳에 와서 본 세상은 너무나도 넓었다.

성적만 신경 쓰면 됐던 고등학생 때와는 달리 더 넓은 분야에 걸쳐 더 깊은 신경을 써야 했다.


고등학생의 내가 알고 있던 사회는 정말 극소수의, 나와 비슷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작은 커뮤니티에 불과했다.

나름대로 '이 분야에는 그래도 자신 있어' 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살았는데,

더 넓은 세상에는 아니나 다를까 나보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 쎄고 쏐더라.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기가 죽기도 했고, 급기야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 와서. 21년동안 단 한 번도 진로를 변경한 적이 없었는데, 기가 죽었고 자신감이 없어졌다. 


오르비식 지잡대 재학 중이라, 학벌에 대한 불만족으로 인해 발현 된 고민인 줄 알았다.

근데 서울대 다니는 내 친구도 본인의 진로와 인생에 대해서 똑같은 고민을 하길래 솔직히 많이 놀랐다.

왜냐면 나는 진짜 학벌이 전부인 줄 알았거든. 

(물론 의대 제외)


물론 오르비식 지잡이고, 서울대가 아니라서 니까짓게 뭔데 학벌에 대해 논하냐.. 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정말 세상에 나와보니 학벌이 전부가 아니었고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날 기다리고 있던 건 비교 불가능한 크기의 부담과 생각과 고민들이었으니,

이제 막 입시를 끝냈다면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자신감을 잃지 않게 조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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