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가 끝나고, 재수를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4047724
2년간 오르비 눈팅만 한 재수생입니다. 이제 떠날 준비를 하며 첫 글을 써 보려 합니다.
아직 추가합격이 남았지만 수시가 거의 끝났습니다.
이에 작년에도 그러하듯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 정시 준비에 집중하는 사람, 재수(+n수)를 생각하는 사람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에, 재수를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몇 가지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너무 맹신하지 마시고 참고하며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학원
재수를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가장 먼저 독학 재수를 할 것인가 학원을 다닐 것인가 고민하기 마련입니다. 독학 재수는 자신이 정말 끈기가 있다면 해 볼만 합니다. 하지만 주변의 유혹에 조금이라도 흔들릴것 같다 하시는 분들은 개인적으로 학원을 추천합니다. 저도 학원을 다녔기에 밑의 내용은 학원 재수 위주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학원이 좋은 학원인가
오르비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어떤 학원에 다니는지가 중요하냐고 물으신다면, 당신의 열정이 있다면 재수 결과는 어느 학원을 가든 좋을 수 있으나 그 과정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를들어, 같은 대성 계열이라도 강남대성(제가 다녔었던) 같은 경우는 단속이 허술한 편입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수업을 안들을 수 있고 자습을 빠질 수 있었죠. 하지만 들은 바에 의하면 다른 대성학원 같은 경우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이렇게 각 학원마다 관리의 정도나 규칙들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잘 알아보시고 학원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아웃풋은 학원을 평가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00명 중에 999명이 SKY를 가는 학원이라도 내가 나머지 1명이면 다 쓸모가 없는 것입니다. 학원에 자신을 맏기지 마시고, 내가 학습하는데 학원은 보좌해 줄 뿐이라는 것을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목표
같은 재수생이라도 많은 목표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재수를 한다고 무조건 SKY만을 바라보는 재수생만 있는것도 아니지요.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목표는 그 종착지가 아니라,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친구들이 재수를 시작할 때 여러 목표들을 세우지만 가끔 너무 무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는 1년동안 학원에서 친구도 잘 안사귀고 공부만 올인해야지' 같은 생각이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물론 저 목표를 이루어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자신이 학창시절동안 많은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익숙했던 사람이 저 목표를 쉽게 이루어낸다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좋았던 목표가 오히려 친구를 사귀면 안된다는 강박감을 심어 잡념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본인에게 맞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라 입니다. 재수는 마라톤입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자신에게 맞는 방향을 찾느냐 또한 중요합니다. 적절한 여가활동이 오히려 공부의 능률을 올릴 수 있다면, 당연히 적절한 여가활동을 즐겨야 합니다. 극단적인 예시입니다만, 이번에 수능 만점을 받은 제 친구 두명도 자습시간을 빼고 축구를 하거나 PC방에 가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이렇게 머리를 식혀주는 것이 체질에 맞았던 것이지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시기 바랍니다. 고3때 열심히 하신 여러분이라면 열심히 하는 것 만이 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3.계획
목표가 길게 잡고 보는 것이라면, 계획을 한 달, 일주일, 하루 단위로 짧게 보는 것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계획의 중요성을 재수를 하며 깨달았습니다.
고3때는 주변 아이들이 플래너를 활용할 때 '저걸 쓰느니 그 시간에 공부를 하겠다'라며 플래너를 등한시 했었으나, 재수때 플래너의 대단함을 알았죠.
플래너를 사용해 보지 않으셨던 분들은 플래너를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물론 케바케기 때문에 플래너가 도저히 맞지 않는다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플래너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계획은 본인이 가질 수 있는(즉, 가능성이 있는) 시간 모두에 대해 짜 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학원을 다니다 보면 갑작스러운 공강, 수업이 일찍 끝나 자습을 주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때 영단어를 외우겠다, 수학 틀린 것 복습을 하겠다 등 생각을 해 놓는 것 만으로도 무엇을 해야 할 지 망설이는 학생보다 빨리 공부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계획은 수능이 다가올수록 빛을 발하는데, 저에게 있어서 고질적인 병이었던
수능이 다가오며 '정리는 다 한 것 같은데,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의 문제와 '사 놓은 모의고사는 많은데, 도저히 다 풀 수가 없네'의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수능 전날까지 계획이 세워져 있다면, 그런 걱정 없이 꾸준히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기 죽지 마세요
'남들보다 1년 뒤쳐졌어' '친구들은 다 대학 갔는데 나만 뭐야...' 등의 생각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어떠한 상황에도 공부를 하겠다는 강한 멘탈이 있으면서도, 페북이나 카톡(물론 끊는 것을 추천합니다)에 올라온 친구들의 MT나 축제 사진만으로도 멘탈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약한 멘탈을 가진 것 또한 재수생입니다.
자신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항상 나는 대학을 '못'간게 아니라 '안' 간거야 라는 생각을 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선택한 재수라는 길은,
내 잘못으로 1년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1년의 투자를 통해 10년을 아끼려는 노력이기 때문이죠.
이 힘든 입시생활을 알면서도 1년을 더 투자할 각오를 하셨다는 것 만으로도
여러분은 충분히 박수 받을 만 하고, 대단한 존재입니다.
재수는 생각보다 느리지만, 빠릅니다. 시작할 때는 이게 언제 끝나나.. 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종강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헛웃음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 시간동안 긍정적인 마인드로 생활하신다면, 무리 없이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물론 강부심으로 대표되는 좋은 학원을 다닌다는 자부심이 우월감이나 자만심으로 변한다면 그것은 긍정이 아니라 오만입니다.ㅎㅎ)
위에 있는 내용이 지극히 당연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일 수 있습니다.
또한 나름대로 정리를 했지만 아직도 정리가 되지 않은 글인것 같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좋게 봐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에게 펼쳐질 1년의 여정이, 소중한 자산으로 남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합격했어요 16
어안이 벙벙하네요 ㅇㅁㅇ.. 워낙 쟁쟁하신 분들이 많아서 자랑하기 부끄럽지만...
-
2컷기준
-
영어라 기출정도만 제가 따로 해서 주고 사설 문제는 구해서 풀려야겠음.........
-
생각정리 4
고려대 학부대학을 누가 쓸까 어차피 추합으로 넘길사람은 제외하고 이과계열에서 고려대...
-
실모 도움 많이 받음 그으나마 풀이 태도나 순서, 시간관리 정립하는데 정말 좋았음...
-
물론 컨텐츠특성상 팔리는건 어쩔수없는건 알고있음 ㅋㅋ 근데 저는 멘탈이 약해서.....
-
수능장에서 억까?x 국어 가채와 실채가 다른가?o 국어 재수때보다 백분위 17떨어짐...
-
진짜 내년에 고연전 직관 못 하면 한강 갈거임
-
국못이어도 영어1에 사탐잘이라 3퍼가산먹으니까 어느정도 커버쳐지는듯
-
겜이 터녀았음
-
오늘 시대 컨설팅 다녀왔는데 안정하나 잡아야하는데.. 내꿈은 수의사라 수의대가...
-
2000자 넘은거면 대체 무슨 사연있는거임 8000자도 있던데 뭘적었길래..
-
알바할 때 실수하거나 한 소리 들으면 며칠동안 내가 너무 싫고 우울함.. 이러다가 사회생활 어케하지
-
난 경희대 “9칸”을 쓸 수밖에 없어
-
아니 미적분에서 4점짜리 다틀리고 3점도 쳐 틀리면서 미적 쳐 고르는 이유가 뭐임...
-
새책 5천원에 팝니다 댓글 ㄱㄱ
-
2024 수완 실모 5회 2025 리트 N제 하프모 1회 내가 저렇게 하고 백분위...
-
생공 전망?취업? 어때요..?
-
날마다 등수 너무 떨어져서 불안해서요
-
제곧내
-
작년 국어 실모 2
지금 풀만한 가치가 있나요
-
아님 걍 내가 잘볼꺼같은거 내가 좋아하는 과목으로 선택해서 공부하시나요
-
4캔 7000원 4
-
과기대 논술 현재 예비 1~26번에 있으신 분들은 과기대 넣을건지 여기에 알려주실수...
-
새로사기 아까운데
-
혼자서 낙지 텔그 고속 보면서 두뇌 풀가동중인데 일단은
-
나혼자 고민해봐야 소용 없다는걸 깨달음 지금은 그냥 진학사 표본 변동만 보고...
-
100 99 98점간은 0.6점을 까고 그 이하는 0.4 0.3점을 까는건 무슨...
-
지금 텔그 0
진학사에 비해 후한 편인거같은데 진학사가 짠거임 텔그가 후한거임?
-
하루치만? 제가 영단어 ㄹㅇ 아는거 없는 박대갈인데 몇일치 외우는게 좋나요 ㅠ
-
질문받음 8
24수능임니다 그리고 수학잘하늠방법 알려주세요
-
고3 9모 끝나고 처음으로 수능공부 시작 현역 광명상가 (지원X) 재수 중앙대...
-
아니 내가 며칠 후면 22살이라고?? 내가??
-
지금 사탐런 얘기 많은 이유가 뭐에요? 누가 상황설명좀.. 5
ㅈㄱㄴ.. 다 읽어보는데 뭔 소리인지 모르겠어요
-
지듣노 6
오늘의 tmi 입천장이 까졌는지 혓바늘같은건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아픔
-
성대 643 0
인과계 될까요?? 코핌에선 640 쯤을 최종컷으로 잡긴 하던데
-
부경전충+인천대 (과상관 없음) 가능할까여..?
-
추합 전화 언제 오나 기다리면서 하루종일 오르비 수만휘만 왔다갔다 했더니 정신이...
-
나도 거기서만 4점 나갔고 작수 김원전 대신 드갔으면 언매 1컷 81~82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
너가 성공하면 내가 만나줄게 이런 자기객관화못하고 능력남찾는 경우 많음
-
과학비문학은 흥미가있으니까 진짜 잘읽히고 문제도 잘 풀리는데 나머지 비문학이랑...
-
어지럽구나 어지러워
-
25수능이 컷낮은이유가 뭘까요 문학이 25수능이 더 어렵긴해서 시간측면에서 컷이 내려간건가
-
세지 vs 한지 0
내년 재수하면서 사탐런 하려고 하는데요 사문은 고정으로 하고 남은 하나를 세지로...
-
안 사고 쎈 풀 생각이었는데 넘 비쌈
-
물화생지 다해야되는 과중 고2 올라가는 현고1입니다. 지금까지는 물리1 방인혁...
-
과4사1 0
맞음 현역 물화 3 4 재수 사문 생윤 1 1 현역 실모 20 재수 실모 4
-
눈 많이 오네 3
흐흐 겨울느낌 물씬 옵붕이들도 따뜻한 겨울되길
-
당연한건가흠
진짜좋은글이네요
22222 공감공감 ...
좋은글입니다~^.^
재수생으로서 공감 백배입니다^^
재수하게 되었는데
깊이 새겨듣겠습니다.
감사해요ㅎ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재수할때 생각나겠네요.
고맙습니다!
고대붙은친구가 사발식한다고 막걸리 300병사논거 사진찍어올리고 죽는소리할때 패주고싶었음ㅋㅋ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