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가 해석의 다양성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40510449
얼마 전 오르비 메인 글에 '고전시가를 왜 배워야 하냐'는 글이 올라왔는데,
저도 엄청 웃으면서 읽었습니다.
저도 고3때 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 국어는 텍스트를 읽고 정보를 받아들이며, 그를 바탕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판단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제가 보았을 때 고전시가는 이제는 안 쓰는 죽은 언어를 공부하는 암기의 영역 같았기에,
수능 국어에 적합하지 않은 과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고전시가를 제대로 읽고 판단하는 것은 논리력과 추론력이 상당히 많이 필요합니다.
대학에서 고전시가를 배우며 깜짝 놀랐던게, 우리가 교과서에서 익숙하게 보았던 작품들도
교수님마다 해석이 전부 다르더라고요.
심지어, 제가 수험생 때 암기했던 단어의 뜻들도 논문마다 조금씩 다르게 해석되었습니다.
우리가 수능에서 보는 고전시가의 단어들 중 70% 정도는 그 뜻이 사실상 확정되어 있으나,
그 나머지에 대한 해석은? 연구자마다 입장이 다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올해 수능특강 35쪽에도 이와 같은 얘기가 있습니다.
고전시가의 해석이 정확하지 않음과,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보기>이죠.
실제로 밑줄의 저 구절은 크게 세 가지의 해석이 가능합니다.
피램 선생님과 공동 집필한 '피램 필수고전시가' 139쪽에 제가 적어 둔 내용입니다.
저 셋 중 뭐가 딱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고, 다 나름의 가능성이 있는 해석들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들 교과서나, 참고서에는 고전시가 해석이 어떻게 적혀있나요?
어떤 단어의 뜻은 딱 이거고, 이 부분의 뜻은 딱 이거다 이런 식으로 적혀 있지는 않던가요?
고전시가는 아직도 연구할 과제가 많은 학문의 분야임에도
유독 고등학교 교육에서는 답이 하나로 정해진 '암기과목'처럼 다뤄집니다.
그럼 수능은 어떻게 나올까요?
그 뜻이 비교적 확실한 구절은 해석을 직접적으로 묻는 선지가 출제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은 출제가 안 되거나/아니면 '암기로 접근한' 학생들을 저격합니다.
저격 사례는 이 글에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
앞뒷 구절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가능한' 해석이 선지로 출제되었고,
그 해석이 학생들이 '암기했던' 해석과 충돌하는 경우였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요지가 뭐냐? 뭐 고전시가가 공부할 가치가 있다~ 이런 얘기는 별로 중요치 않죠.
세 줄 요약
1. 고전시가는 교수님들에게도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
2. 따라서, 이런 부분들의 해석을 억지로 외우는 것은 좋지 않다.
3. 고전시가는 필수적인 단어들, 표현들만 컴팩트하게 암기한 뒤, 문제를 풀 때는 정확한 해석이 안되는 구절이 있어도 논리로 풀자.
수능을 앞 둔 수험생이 고전시가를 접근하는 태도를 점검하기에도 좋은 글인 것 같아 올려봅니다.
예비 고3학생이라면, 겨울방학동안 피램 필수고전시가 한 권만 끝내셔도 내년에 아주 편할 거예요.
피램 필수 고전시가 : https://atom.ac/books/8642
질문은 답변을 할 수도 있지만, 요즘 너무 바쁜지라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럼 남은 시기 파이팅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고대 신소재 3
경쟁률에 비해 점공률이 늘지를 않네요! 서울대 1단계 합격을 했으나 거의 뒷등수라...
-
오늘은 대치동 어딜가지 25
저녁 뭐먹지 히히
-
무물보 24
몇몇 질문들은 구라로 답해드려용 。◕‿◕。
-
도움과 사랑으로는 채울수없는 먼지로 가득찬 하얀색 세계 이번에는 너가 먼저 물러서서...
-
롤 요즘 너무 재미없어짐 fps 제외
-
많이 안 보이네… 나 심심한데
-
국어 언매말고 화작 선택하면 많이 불리할까요..? 25수능 언매 응시해서 노베는...
-
사러가긴너무 귀찮아
-
이투스랑 연관있는거 같던데... 메가 러셀같은데는 메가패스 할인이라도 해주는거로...
-
24수 통 50분컷 만점받고 올수 미적 망한 사람도 잇을꺼임 9
근데 솔직히 이분들은 좀 특이케이스같긴함녀
-
1등급 목표면 표점유불리 때문에 비추하고 4등급은 진지하게 확통보다 미적으로 맞기가...
-
뀨뀨 9
뀨우
-
연치나 경희치같은 상위권 치대에도 많나요
-
진로 관련 질문 받아봅니다
-
동일한 집합에서 동일한 개수의 원소를 순차적으로 뽑아내면->순서부여 동일한 개수x면...
-
3.2%가 선택했는데 그럼 선택만 해도 1등급 아님? 저점매수 ㄱ
-
훈련도감이 다른강사 무슨 포지션인가요?
-
수능 패턴 맞출거야…
-
대학커뮤니티 노크에서 선발한 성균관대 선배가 오르비에 있는 예비 성균관대학생,...
-
눈 많이 높은건가요?? 진짜 단발 잘어울리는 여자가 이쁜거 같아서..
-
내가 작년 8월부터 수학 개념을 처음으로 들어가서 과외쌤이 미적기하는 개념도 다...
-
정시결과 나올때쯤이면 원룸 방 남는거 없을까요...? 학교뒤쪽에있는 원룸촌으로 가고싶은데
-
과탐이 사탐보다 쉬우니 어서빨리 과탐런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ㅇ.
-
세는나이기준으로
-
이거 눈 높은거임?
-
난 친수성 카패인 인간인가 소수성 카패인 인간인지 모르겠어..
-
내가 존잘, 존예가 아닌 이상 상대방 외모가 너무 뛰어나면 솔직히 불안감이...
-
어렵뇨이
-
이거 커뮤용 용어에요? 28
길티플레져 디시나 이상한 커뮤하는 애들이 쓰는 용어임? 오늘 처음 들었는데 의미는...
-
있냐요? 약폭이나 심한 폭있다면 알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문과만)
-
진짜 누굴봐도 안설레고 사귀고싶단생각 안드는데 주변에 다 사귀기 시작하니까 현타오고 외로움
-
1컷이랑 만점자 수만 보고 쉬워졌다 ㅇㅈㄹ하는게 진짜 죽빵마렵네 그럴거면...
-
너무들하네
-
얼마가 적당할까
-
확인을 어떻게 할거야 ㄷㄷ
-
여르비들아 나랑 친구하자 으흐흐
-
차원을 낮추는게빠름
-
다즈비님 물 만난 물고기 커버 어디갔지
-
일단 우리지역에서는 짱이긴 한데... 다른지역에서는 어때?
-
셀룰라이트 더넣어줌?
-
수1 수2 미적 개념만 간단하게 떼는거 비추일까요? 예비고2입니다
-
국어 현역 3목표로 하고 수영탐 벅벅벅벅벅
-
예비고3(수시최저러)이고, 2-2학기 내신이 지1 전범위였어서 Oz...
-
걍 날잡고 전과목 작수 풀까
-
보통 그런가? 맛있는거 먹거나 하고싶은거 하면 풀림?난 왜 안그러지
-
ㅈㄴ 화나네 5
많이 쉬워져??? 풀어보고 얘기해라
-
사탐런하고싶은데 계약학과 경대모공은 과탐2개 필수응시였던거같은데 사탐가능한 계약학과 있나요?
-
!!충남대학교 약학과에서 25학번 새내기를 찾습니다 !! 0
!!충남대학교 약학과에서 25학번 새내기를 찾습니다!! 2025학년도 충남대학...
고전시가 지금봐도 안늦겠죠..
지금 보신다면 3개년 기출과 EBS 고전시가 위주로 공부하신다는걸 추천합니다!
넵!!
저 청산별곡 예시 부분은 교수님들마다 의견이 갈리시죠. 상이할 수밖에 없는 부분에서 작품과 맥락에 근거한 논리적인 접근은 교수님들이 강조하시는 포인트인데 정말 정확하게 잡아주셨네요ㅋㅋㅋㅋㅋ
선생님 올해 올리신 글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저도 항상 선생님 글 정독합니다ㅎㅎ 감사합니다!!
실제로 고전시가는 어려워도 해석이 있으면 편한 경우는 있으나 해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우는 잘 못 본 듯..
고전시가와 같은 문학작품들이 수능국어와는 적합하지 않은건 팩트.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국어라고하면 비문학보단 문학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고 문학쪽 입지도 쎘어서 일종의 밥그릇지키기인듯.임용고시 시험에도 비문학 시험이 없는거보면 아직 비문학의 입지가 충분히 올라오지 않았음. 그나마 수능에 출제되는 작품들은 명확한 답이 나와야하기때문에 논리적으로 해석이 되는것들만 출제하기때문에 이 분이 쓴글처럼 고전시가 공부하자~~
내년에 시험보는 데 혹시 신판이 나오나요? 아니면 이번 책으로 계속 가나요? 신판 안나올 거면 지금 사볼려고 해요.
필수고전시가 교재는 특별히 개정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 사셔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