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탄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4125540
스나이퍼는 던져지듯이 털썩 택시 안에 쓰러졌다.
“어디로 가시죠?”
택시는 벌써 구르고 있었다.
“빰!빰!빰!빰! 나는 간다 관악으로!”
자동차는 스르르 속력을 늦추었다. 서울대로 가자면 논술을 잘 쳐야 하는 까닭이었다. 운전수는 줄지어 달려오는 수험생의 사이가 생기기를 노리고 있었다. 저만치 수험생의 행렬이 좀 끊겼다.
운전수는 핸들을 잔뜩 비틀어 쥐었다. 몸을 한편으로 기울이며 마악 첨삭을 하려는 때였다. 뒷자리에서 스나이퍼가 소리를 질렀다.
“아니야. 고려대로 가.”
스나이퍼는 갑자기 자신의 총알을 생각했던 것이다. 운전수는 다시 홱 핸들을 이쪽으로 틀었다. 운전수 옆에 앉았던 훌리가 한번 스나이퍼를 돌아보았다. 스나이퍼는 오르비 한 구석에 가서 몸을 틀어박은 채 고개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또 뒤에서 소리를 질렀다.
“아니야. 연세대로 가.”
그리고 눈을 감고 있는 스나이퍼는 생각하는 것이었다. 연경은 이미 끝났는데 하고 이번에는 다행히 차의 방향을 바꿀 필요가 없었다. 그냥 달렸다.
“연세대입니다. 손님.”
“가자.”
스니이퍼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어디로 갑니까?”
“글쎄, 가.”
“하, 참 딱한 스나이퍼네.”
“…….”
“망했나?” 운전수가 스나이퍼를 쳐다보았다.
“그런가 봐요.”
“어쩌다 오발탄 같은 스나이퍼가 걸렸어. 자기 갈 곳도 모르게.”
운전수는 기어를 넣으며 중얼거렸다. 스나이퍼는 까무룩히 잠이 들어가는 것 같은 속에서 운전수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멀리 듣고 있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혼자 생각하는 것이었다 ― 아들 구실, 학생 구실, 남자 구실, 일산 철주먹 구실, 사수생 구실, 또 오르비 NPC 구실, 해야 할 구실이 너무 많구나. 너무 많구나. 그래, 난 네 말대로 아마도 조물주의 오발탄인지도 모른다. 정말 갈 곳도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지금 나는 어디건 가긴 가야 한다 ―
스나이퍼는 점점 더 졸려 왔다. 6월을 망친 것처럼 머리의 감각이 차츰 없어져 갔다.
“가자.”
스나이퍼는 또 한 번 귓가에 빵꾸 소리를 들었다고 생각하며 푹 모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차가 배재대에 다다랐다. 앞에 교통 신호에 발간 불이 켜졌다. 차가 섰다. 또 한 번 훌리가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어디로 가시죠?”
그러나 머리를 푹 앞으로 수그린 스나이퍼는 아무 대답도 없었다.
따르릉 10시 경쟁률이 떴다. 긴 수험생들의 행렬이 일제히 원서를 쓰기 시작했다.
스나이퍼도 목적지를 모르는 대로 행렬에 끼어서 움직이는 수밖에 없었다.
스나이퍼의 입에서 흘러나온 학과의 폭발설이 이미 흥건히 오르비를 적시고 있는 것은 하나도 모르는 채 원서의 파란 잉크 밑으로 그의 전형료는 배재대로 나아갔다.
(수갤문학 각색)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내년은 투투구나 0
음
-
교수님들 난도조절못해서 9모보고 엄청올릴거같은데
-
야설마…
-
국어는 요즘 사설로 불독서 불문학 커버 됨 수능날 언매 쇼크만 아니면 다 커버 가능...
-
드가자
-
아니 실수 개많긴 했는데 이건 아니잖아
-
평가원아 제발~~~~
-
언매 86~88 화작 89~91 미적 84 기하 85 확통 88 영어 8% 과탐...
-
all fire..?
-
수능 영어 1등급 비율 1%대의 새역사를 써보자
-
더슨메러~ 4
SAT matters
-
하....
-
생명 2등급 지구 1등급 이렇게 맞아야함 최저로
-
오호..
-
요즘 문학이 너무 안 풀리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애매한데.. 이대로 가다간 5등급...
-
작수 높4 정도에서 9모 확통 기준 88
-
0.99%가 만점으로 10명 차이로 만점 백분위 100
-
화작 만백 0
몇임?
-
쌤으로 추정되는 어른 1명이랑 애들 20명 정도씩 서있는데 수학여행인가..? 오늘 휴일인데 가능함?
-
22수능 on
-
아주 이상적으로 잘 낸 시험이다.
-
흐에 5
-
화학 19 20이 쉽게 나오니까 신유형 나와도 50 찍는구나 0
걍 ㅈㄴ 어렵게 나왔으면 좋겠다
-
개인이 그렇게 만드는게 된다고?
-
그래도 작9보단 10
덜 물이죠? 작 9 진짜 레전드엿는데
-
드레이븐이 문제에요 이 와중에 진짜 예 타워 안쪽 그래도 잭키러브가 문제에요
-
탐구 점수가 더 중요한가요? 탐구 만점이 중요하고 영어는 1등급해서 감점안받는정도인건가요
-
얘도 비정상이네 ㅋㅋ 1컷 46; 지구는 그래도 인원 수 4.15%라 그나마 나은데...
-
내공부수기1일차 0
독서실 출석체크
-
국영 범부 등장~
-
ㄹㅇ 현실이 됏네 ㅋㅋㅋㅋ
-
ㄷㄷ
-
만점자 비율 0.99 ㅋㅋ
-
한강 가고싶다 0
너무 답답하다
-
미적 72인데 분위기보니까 4같음 하....
-
간절해요 3
고2 정시러고 수학 내신은 항상 1 모고 백분위 98유지해왔는데 고2 9모 76으로...
-
6평때 어려워서 다들 빡공했나
-
합격 컷이 올라가는거 맞나?
-
그런 기억이 없는데
-
네 그런것으로 보입니다
-
잘 모르겠음.. 본인 성적이 만점, 혹은 그에 준하는 점수가 아니면 딱히 만표에...
-
내 원래 실력이 아니란 거네 오르비 끄고 공부 열심히 하러 가야겠다
-
오피셜로 2등급 전체가 3등급따리 실력인걸 밝혀버리네
-
현역들이 ㅈㄴ금대갈인거임?
-
생각할수록 6평때 1틀 아쉽네 6평 1/7 될뻔...
-
생지 vs 물지 0
내년 수능 목표 (올해 초 물생 -> 지금 생지) 생명은 개념 한 바퀴 돌림 물리는...
-
장수라기보단 리턴러들 졸업하고시험다시치는애들 얘낸 이미 나이차서 사실 1년뒤에봐도...
-
오
-
절대평가인데 5
영어 1등급 11%정도가 사실 딱 괜찮은 수치 아닐까..
헐;;;
와나 미친 ㅋㅋㅋㅋㅋ
중간에 버서크닉 수정안하셧네용
도대체 이거 몇번보는지 ㅋㅋㅋㅋ
ㅋㅋㅋ빰!빰!빰!"빰
ㅋㅋㅋㅋㅋ
잘씀 ㅋㅋㅋ
감탄ㅋㅋㅋ
으엌ㅋㅋㅋㅋ ㅋㅋㅋㅋ ㅋㅋ ㅋㅋㅋ ㅋㅋㅋ
고퀄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현웃ㅋ
버서크닉 사실 서울대였습니다. 전부 기만당한거 ㅋ
ㅋㅋㅋㅋ껄껄껄
빰!빰!빰!빰! 나는 간다 관악으로!
빰!빰!빰!빰! 나는 간다 관악으로!
퀄리티ㅋㅋㅋㅋ
빰!빰!빰!빰! 나는 간다 관악으로!
빰!빰!빰!빰! 나는 간다 관악으로!
ㅋㅋㅋㅋㅋ쩐다
오르비 NPC ㅋㅋ
수갤은 삼수선언문이걸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