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서독 [383625] · MS 2011 · 쪽지

2014-01-22 22: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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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대학생을 위한 서독의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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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역사

 

1. 한영우 저, 경세원

 

단 한 권의 책으로 한국사의 기본부터 끝판까지 깨고 싶은 분께 감히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변태섭 교수의 , 이기백 교수의 과 함께 가장 대중적인 한국사 개론서로 그 내용이 자세하고 가독성이 좋아 과거 행시, 외시 1차에 한국사가 존재했을 때 고시생들이 기본서 개념으로 봤던 책입니다. 지금은 7급 공무원 수험생들이 즐겨 보고 있죠.

 

고종훈 등 다수의 한국사 강사들이 자신의 교재에 이 책의 내용을 참고문헌으로 따올 정도로 권위가 있는 책이며, 그런 만큼 좌, 우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역사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초심자들이 읽기 좋고요.

 

다만 책의 분량이 많고 2천년 한국사 역사의 모든 부분(정치, 경제, 사회, 문화)을 담으려다 보니 압축된 부분도 있어서 생판 초보가 읽기에는 버거울 수가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는,

 

2. 김상훈 저, 다산에듀

 

도 추천할 만 합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한국사 입문서로, 주로 정치사 위주로 서술하여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아니면,

 

3. 이현희 저, 청아출판사

 

이 책도 읽을 만 한데 이 책은 한 권짜리이고, 는 두 권짜리이니 본인이 두꺼워도 한 권이 좋다, 얇게 두 권짜리가 좋다, 각자 취향대로 고르면 되겠습니다.

 

 

위 책들을 읽고 나서 읽어두면 좋은 책이,

 

4. 서중석 저, 웅진지식하우스

 

사실 대부분의 한국사 개론서, 입문용 한국사 서적들이 현대사 분량이 극히 부족합니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는 최대한 상세하게 서술하고 근대, 일제강점기로 가면 분량이 줄어들다 현대사 부분은 기껏해야 열 쪽, 스무 쪽도 안 되게 마무리하죠. 그래서 현대사 부분은 책을 따로 읽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 현대사가 중요한 건 이 부분에 대한 지식이 역사에만 국한되지 않고 현대 정치, 사회, 경제 현상을 이해하는데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 맞닥뜨린 현실 문제 역시 지금 이 순간의 것으로 따로 뚝 떼어놓고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현대사는 우리가 반드시 한 번 쯤은 공부해야 할 영역입니다.

 

그럼 어떤 책으로 공부를 해야 하느냐, 그게 문젠데요.

 

현대사라는 게 아무래도 현재 진행형인 역사이다 보니 전근대사처럼 이거는 이거다, 저거는 저거다, 는 식으로 딱딱 떨어지게, 누구나 인정하는 객관적인 서술이란 게 존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예컨대 1894년 있었던 동학농민운동도 불과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동학난이었던 게 동학농민운동이 되었고, 지금은 또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동학을 배제한 상태의 갑오농민전쟁으로 보고 있는 시각이 지배적이죠(다만 교과서에는 반영되지 못하고 있을 뿐). 하물며 100년도 더 된 사건에 대한 시각이 이럴진대 불과 2, 30년 전의 역사적 사건에 대한 서술과 해석이 엇갈리는 건 당연한 일이죠.

 

그래서 최대한, 입문서는 입문서답게, 저자의 주관과 이념을 배제한, 건조하고 객관적으로 역사의 흐름과 사건의 내용을 서술한 책을 권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 현대사 부분에 있어서 가장 객관적으로 책을 쓰는 이는 서울대 국사학과 출신의 박태균 교수를 꼽습니다. 근데 이 양반 책이 , 달랑 두 권인데다 하나는 한국전쟁을 다룬 책이고, 다른 하나는 순서가 연도별이 아니라 월별로 끊는, 구성이 독특해서 입문용으로는 그다지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없어 추천하진 않습니다.

 

 

한국사를 공부했으니 이제 시야를 좀 넓혀보죠. 세계사 말입니다.

 

5. 미야자키 마사카츠 저, RHK

 

1, 2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1권은 선사시대부터 현대사까지 전 범위를 다루고 있고, 2권은 근현대사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번역이 매끄럽게 잘 되어서 읽기 편하고 책 곳곳에 서술한 내용을 그림과 표로 정리하여 이해를 돕습니다. 제가 읽어본 세계사 서적 가운데는 가장 몰입이 잘 되었습니다.

 

RHK는 랜덤하우스코리아 출판사의 새 이름인데(말이 새 이름이지 그냥 이니셜 약자를 따서 줄인 것) 여기서 출판한 시리즈는 퀄리티가 꽤 좋습니다. 저는 유럽사와 세계사, 그리고 중동사 입문을 이 시리즈로 했습니다.

 

* 는 시리즈가 아닙니다. 제목은 비슷한데 출판사가 달라요. 이 책도 나름 읽어볼 만한데 현대사 부분에서 다소 치우친 부분이 있어서 목록에서 뺐습니다.

 

역사 관련 입문서로 시리즈만큼 괜찮은 게 시리즈입니다. 시리즈보단 조금 더 자세하고 내용이 깊게 들어가는데 그런 만큼 책의 두께도 조금 두껍습니다. 세계사를 제외하면 각 국가별로 책이 따로 나와 있는 만큼 관심 가는 나라의 역사가 있다면 이 책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을 듯싶습니다.

 

6. 에른스트 H. 곰브리치 저, 비룡소

 

‘세계사 입문서의 결정판!’이라는 출판사 문구에 속아 산 책입니다. -_-;; 이름이 워낙 유명해서 듣기야 많이 들었는데 기회가 없어 읽지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 곰브리치는 사실 역사학자가 아닌 예술사를 전공한 예술사학자인데(곰브리치 )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는군요. 이야기꾼으로의 재주는 확실히 인정받을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세계사라는 타이틀에는 좀 부족함이 있습니다. 일단 동양사가 거의 등장하지 않아요. 전체 40개 챕터 가운데 동양사는 고작 1개 챕터, 그나마도 단 4페이지 분량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 라고 불러도 무방합니다. 또한 책의 초판이 1935년에 출간되었기 때문에 2차 세계대전 이후의 현대사 분량은 없습니다.

 

책 자체는 상당히 훌륭하지만 이 점을 감안해서 보셔야 할 것 같네요.

 

이렇게 입문서적으로 세계사를 훑고 나서는 그 다음은 본인이 더 관심 가는 분야의 책을 선택하면 됩니다. 유럽사, 중동사, 동아시아사, 미국사… 혹은 분류사별로 경제사면 경제사, 문화사면 문화사. 제 경우에는 중세유럽의 문화사에 관심이 가서 그쪽의 책을 좀 많이 읽었습니다. , , 등등… 이런 책들을 제법 읽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헐리우드 영화나 미국 드라마 등을 시청할 때 고증을 따지고 있더군요. 우리나라 사극 고증 따지듯이 말입니다.

 

 

세계사를 공부했으니 이제 동아시아사에 대해 알아보죠. 세계사는 알겠는데 동아시아사는 왜 알아야 하느냐. 동아시아사야말로 지금 우리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중일 관계,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나 아베 정권의 집단자위권 행사에는 동조하던 미국이 왜 야스쿠니 신사참배에는 냉랭한 태도를 보이는지는 동북아시아 국제정세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9시 뉴스 국제면을 장식하고 포털사이트 메인기사에 오르는 이런 사건들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게 바로 동아시아사 지식입니다.

 

그럼 어떤 책을 읽으면 좋으냐.

 

7. 한중일 3국 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한겨레출판

 

한‧중‧일 3국의 근현대사를 다룬 책입니다. 한국사를 공부했다면 알겠지만 사실 동북아시아 3국의 근현대사는 따로 떼어내고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그래서 3국의 근현대사는 따로따로 공부하는 것보다 한 번에 공부하는 게 더 유기적이고 체계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3국의 사학자, 역사 교사들이 모여 오랜 논의와 연구 끝에 만들어졌습니다. 내용이 훌륭한 것도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쓰였다는 겁니다. 사실 근대사야말로 가장 민족주의적 색채가 드러나기 쉬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어느 한 사람이나 하나의 단체에서 쓴 책이 아니라 3국의 학자, 교사들이 모여 만들었기에 민족주의적, 국수주의적으로 흐를 수 있는 위험을 원천봉쇄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일제의 제국주의적 만행을 옹호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초지일관, 객관적으로 잘 비판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잘못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반성을 통해 한‧중‧일 삼국의 화해와 협력을 이끌어내자는 게 이 책의 집필의도이니까요.

 

8. 한중일 3국 공동역사편찬위원회 저, 휴머니스트

 

위의 의 개정 증보판으로 보면 됩니다. 2005년 첫 출간된 의 몇 가지 문제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연대순이 아닌, 주제별로 묶은 분류사에 관해 책을 한 권 더 보강하여 전 2권으로 새로 출판되었습니다. 둘 중 어느 것을 읽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이보다 조금 더 쉽고 조금 더 광범위한 동아시아 전체 역사를 다루고 있는 책으로는,

 

9. 박중현 저, 두리미디어

 

저자가 현직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동시에 천재교육 동아시아사 교과서 저자이기도 하죠. 동아시아사 교과서가 현재 교학사, 천재교육 2종이 출판되어 있는데 고종훈은 천재교육 교과서를 추천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책의 구성이 동아시아사 교과서와 100% 일치합니다. 그러면서 가독성은 조금 더 좋고, 내용도 조금 더 보강되었죠. 동아시아사 선택자라면 한 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합니다.

 

 

 

Ⅱ. 정치

 

10. 최장집 저, 후마니타스

 

제목에서처럼 이 책은 1987년 민주화를 기점으로 그 이전의 권위주의, 보수주의 사회가 그 이후의 민주주의 발전에 미친 영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문제제기, 즉 ‘한국의 민주주의는 민주화 이후 발전하고 있는가?’를 통해 이승만 정부부터 김대중 정부에 이르기까지의 정치 발달사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책은 앞서 언급했다시피 한국 민주주의의 전개상황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국 민주주의가 어떤 성질의 것인지를 정의하며 그것의 좋고 나쁨을 저자가 판단하는, 말하자면 저자의 주관이 개입된 책입니다. 또 용어를 사용함에 있어서 그 정의를 미리 설명하기보다는 독자가 이해할 것을 전제하고 내용이 전개되어 몇몇 지인들로부터 “책이 어렵다”는 항의(?)를 종종 받곤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에게 다시 추천한 책이,

 

11. 강정인 외 4인 저, 후마니타스

 

였습니다. 소위 4대 정치이념으로 일컬어지는 보수주의, 자유주의, 민족주의, 급진주의를 주제별로 나눠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정치사의 흐름에 맞춰 그 전개과정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용어의 정의를 명확하게 내려놓고 내용전개가 시작된다는 점이죠. 1장 보수주의 편에서는 첫 챕터의 소제목이 ‘보수주의란 무엇인가’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이면 입문용으로 썩 괜찮겠다 싶어 추천을 했습니다, 지인들에게.

 

그러나 돌아오는 소리라고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였죠. -_-;;

 

나더러 대체 어쩌란 거냐!!!

 

고백하자면 저는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따라 신문을 읽었고, 고등학교는 문과로, 심지어 사회탐구 선택과목이 ‘정치’였습니다(저희 땐 문, 이과 공통으로 사회‧과학탐구 여덟 과목에 문과는 사회 심화 한 과목, 이과는 과학 심화 한 과목을 선택하는 제도).

 

그래서 민주주의니 사회주의니 하는 용어가 낯설지도 않았고, 정당제도, 선거권, 헌법 등에 대해 기초적인 지식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런 제가 읽어 쉬운 책이 반드시 남에게도 쉬운 건 아니겠죠. 그래서 그 때부턴 서점을 뒤졌습니다. 정말 쉬운 책이 어디 없을까. 아예 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부터 설명하여 정치제도의 기원까지 싹 훑는 개론서가 어디 없을까.

 

그래서 발견한 게 바로,

 

12. 벤 뒤프레 저, 지식갤러리

 

이거였습니다. 일단 책의 두께가 얇아서 좋더군요. 50개 챕터로 호흡이 짧은 것도 긴 글 읽기가 곤욕인 분들에겐 좋은 듯 합니다. 양장본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었고(의외로 표지가 양장본이냐 반양장이냐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바로 그런… -_-;;). 하지만 두께가 얇다고 해서 내용이 부실하지는 않습니다. 판형이 커서 두께가 얇은 걸 어느 정도는 상쇄하고 있으니까요.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쓰이는 정치 개념 50개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유, 평등, 인권 같은 기초적인 개념에서부터 무정부주의, 공화주의 같은 이념, 사상의 정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두 번은 입에 담고 또 몇 번은 들어봤음직한 용어이지만 실제로 그 정의에 대해 설명하라면 명확하게 하지 못할, 그런 것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개별 논점을 설명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으로 이슈를 엮어서 정치사의 시대적 흐름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을 주죠. 이 50가지 개념의 첫 번째가 ‘자유’이고 50번째가 ‘국제연합’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입니다.

 

 

한국 현대 정치사에 관한 책을 읽고 싶은 분들에게는 가급적 사학과 출신의 저자가 쓴 책은 피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위에서 제가 추천한 박태균 교수 정도를 제외한다면 말입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제가 읽어본 바로는 사학과 출신 저자들의 현대 정치사 기술은 대개 자신의 사관에 강하게 영향을 받더군요.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한홍구 교수죠. 저도 이 양반 책을 좋아는 하지만 입문용으로 권하고 싶은 책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비전공자의 책이면 다 괜찮은 것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죠. 경제학자이자 식민지 근대화론, 뉴라이트로 유명한 이영훈 교수의 나 같은 책 또한 입문용으로 적절하다고 볼 수는 없으니까요.

 

제가 봤을 땐 그래도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저자들의 현대 정치사 서적이 나름 중립적이고 저자의 주관이 많이 배제된 책이더군요. 물론 그런 책들 상당수가 난이도나 분량 면에서 입문용이 아니라는 딜레마에 빠지긴 합니다만.

 

사학자는 책을 쉽게 쓰는 대신 사관에 휘둘리고, 다른 책들은 객관적이고 건조하나 다소 학술적이고. 중간을 아우를 수 있을 만한 책이 존재하면 좋을 텐데 말이죠. 아쉽습니다.

 

 

 

정치평론 서적도 좀 몇 권 추천 드리고 싶은데 아무래도 ‘평론’이라는 게 저자의 주관이 강하게 개입될 수밖에 없는 지라 입문용으로 적절한가 하는 의문에 좀 꺼려지네요. 몇 년 전까지는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제가 읽어서 재밌으면 닥치고 추천했었는데 이젠 책 추천도 함부로 하기 힘든 세상이 된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하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그런 책들이야 차차 기회가 되면 하기로 하고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역사, 정치, 경제, 철학, 논증(&글쓰기), 소설… 이렇게 총 여섯 장르의 책을 추천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고작 역사, 정치서적 추천에 A4 6장 분량에 이르렀네요. 힘이 들어 더는 못쓰겠군요. 나머지는 다음 기회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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