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시는 틀릴 일 없는 문학 보기 문제 (2)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43589293
칼럼 인덱스: [https://orbi.kr/00043624020]
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 이어 문학 관련 칼럼 2편입니다.
이전 칼럼을 읽지 않으셨다면 읽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I. 들어가며
지난 칼럼에서 22 수능 국어 문학 파트에서,
<보기>문제 3개를 설명 드렸습니다.
흐름 상 비슷한 이야기이지만, 보셨다시피 문제마다 제가 덧붙이는 말들이 다릅니다.
저는 그냥 제 생각을 쓰지만, 그 내용이 본인의 약점 보완을 도와줄 가능성도 높습니다.
남은 2개의 문제를 설명하고, 늘 그렇듯 그 너머의 이야기들도 해보려 합니다.
II. 정말 <보기> 문제가 가장 쉬울까? 2편
#2022학년도 수능
(1) 31번 - 박태보전
작자 미상의 작품입니다.
이 문제는 완전히 큰 틀에서의 내용 일치를 물어봤기 때문에,
오히려 너무 간단해서 "아니 진짜 이렇게 풀면 끝인 건가?" 싶은 학생도 있었을 겁니다.
그게 맞습니다. <보기>문제는 원래 쉽습니다.
문제를 보겠습니다.
19번의 정답은 5번이었습니다.
이 쯤 되면 눈치채시겠지만, <보기> 문제는 선지의 후반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아직까지 완성이 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큰 차이는 없겠으나,
어느 정도 본인의 풀이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효과적일 겁니다.
5번부터 역순으로 보는 훈련을 하세요.
이 선지는 <보기> 문제이지만, '편집자적 논평'이라는 문학 개념을 같이 넣었습니다.
서술자의 개입 = 편집자적 논평,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기본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이 정도 설명 드리고 지문으로 가겠습니다.
편집자적 논평은 아주 잘 드러나 있죠.
그런데, 지금 무슨 상황이었나요?
박태보는 임금의 잘못된 점에 대해 간언하는 충신입니다.
하지만 임금은 그 말을 절대 듣지 않죠.
오히려 감히 왕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합니다.
여기서 또 '배경지식'의 힘이 나오는데, 아마 박태보전은 워낙 유명해서 다 알지도 모르겠습니다.
박태보는 1689년 기사환국 때 인현왕후 폐위를 반대하다 생을 마감합니다.
연도는 안 찾아봤지만 맞을 겁니다. '권리장전 승인', '네르친스크 조약 체결'의 연도니까요.
연도는 뭐 세계사의 직업병이라 치고,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 얻어가는 게 많습니다.
적어도 당황하지는 않을 테니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박태보는 결국 임금의 잘못된 점을 고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적 논평은 박태보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선지를 다시 보겠습니다.
분명히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는데, 어떻게 기우는 국운을 회복했을까요?
애초에 포인트는 국운 같은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이전 칼럼에 말씀드렸던 습관을 기른 학생이라면 뭐라고 대답할까요?
"국운을 회복하는지는 제시되지도 않았고,
그 전에 박태보는 뜻을 이루지 못했으니 무언가를 회복했다는 '긍정적 뉘앙스'부터 틀렸어요."
라고 하겠죠.
큰 틀에서의 내용 일치는 어이없을 정도로 쉽습니다.
긍정 / 부정만 짚어도 풀리는 문제가 굉장히 많습니다.
(1) 34번 - 탄궁가
정훈의 작품입니다.
아마 마지막 지문은 다들 수월하게 푸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문제는 과해석을 설명하기에 상당히 좋습니다.
34번의 정답은 3번이었는데, 선지 자체는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사대부라 할지라도 가난하면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없겠죠.
지문으로 가겠습니다.
탄궁가라는 제목답게, 가난을 한탄하고 있습니다.
제사를 치르고 손님을 맞이하기엔 너무나 가난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어려운 일이 많다고 한탄하고 있네요.
.
.
끝이네요?
선지를 다시 보겠습니다.
'사회적 책임을 내려놓는', '향촌 사대부의 죄책감'
그냥 가난하다고 한탄했을 뿐인데, 책임을 내려놓고 죄책감을 느낀다니,
이건 '너무 간 거' 아닌가요?
'가난하니까 뭔가를 포기해야만 한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낚시'하는 선지였습니다.
'과해석' 이라는 말이 와 닿으시나요?
아마 이제는 <보기>문제가 두렵지 않으실 겁니다.
III. 마치며
여기까지 해서 문학 <보기> 문제 칼럼을 끝입니다.
이걸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 단축에 큰 도움이 되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아마 이런 생각을 하실지 모릅니다.
'저렇게 자신 있게 풀었다가 틀리면 어떡하지?'
나는 분명 과해석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거나,
내용일치를 잘못 짚어낼 수도 있을 겁니다.
겁 먹을 필요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틀리면, 그냥 틀리시면 됩니다.
그러라고 기출과 N제, 수많은 실모들이 있는 거 아닌가요?
틀리고 또 틀리고, 화가 나는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어디까지가 '과해석'이고, 내용 일치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말이죠.
다시 한 번 강조 드리지만, 평상시에 문제 풀고 나서 <보기>의 내용을 꼭 복습하셔야 합니다.
<보기>에 나오는 주제들도 칼럼으로 정리해서 올릴 텐데, 미리 다 알고 가야 합니다.
이 글이 아무 근거 없이 그냥 찍는 방법에 대한 글은 아닙니다.
이 글을 읽고 나서 절대 까먹지 말아야 할 것은?
<보기> 문제는 내용일치 선에서 정리된다.
"저건 너무 간 거 아니야?" 같은 생각을 들게 만드는 과해석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다.
<보기>가 다소 이해되지 않아도 정답을 찾아낼 수 있다. (더 나아가 <보기>를 읽지 않을 수도 있다.)
항상 글 잘 보고 있다는 말씀들에 보람을 느낍니다.
더 좋은 칼럼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하긴 이 나이에 그걸 바라면 그게 더 양심뒤진거겠지 씁쓸하다
-
모집인원 12분의1로줄이고 매번시행 ㅇㅇ 성적통보는 한달뒤, 합격자발표는 두달뒤 ㅇㅇ
-
뭘배운건지 잘 모르겠음..
-
문과현역이고 수능성적이 평소보다 안나왔지만 재수는 진짜 하기싫어서 한번에 가고싶은데...
-
수면제 << 많이 복용하면 저능해진다는 거 ㄹㅇ임? 1
진짜에요?
-
이름으로 안했는데 뱃지 못땀?
-
눈이 또오네 0
으추추
-
낼(?) 봐요
-
화작 미적 쌍지 87 84 2 43 43 인데 경시 낮문 가능하나요?
-
리보트릴정 2알 스리반정 1알 먹었는데도 멀쩡하면 걍 자지말라는 뜻이겠지?
-
맞팔구해요 10
수능 끝난 저렙노뱃과 놀아주실 분 구인합니다
-
국어강사추천받음 1
작년 심찬우 들었는데 솔직히 생글생감에서 밑천 다뿌려서 이후에 들을게 딱히 없어서...
-
잘자요 2
좋은 꿈 꾸세요
-
ㄹㅇ 살떨리네... 연대 가고 싶은데 국어랑 수학이 딸리고. 성대 또 영어...
-
안녕하십니까. 현재 다양한 플랫폼에서 수능 영어 관련 컨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는...
-
괜찮은건가 둘다 틀림
-
겨울방학 목표 적어보기 14
1. 국어 - 언매 공부를 중점으로 기출실모 반복하기 2. 영어 - 자이스토리 기출...
-
하하하하하하하하
-
아 아직 젊은데 벌써
-
수갤이었나? 수능 접수할때 교사가 생1(생원)을 생윤으로 잘못 알아들어서...
-
무튼 그럼
-
머리에 남는게 없어서 걍 표시하면서 읽는걸로 하려는데 정석민 들어도ㄱㅊ나…?
-
솔직히 보닌 정도면 23
옯뉴비인듯. 반박시 헤비 옯창
-
삼수생인데 작년9모 개잘봐서 공부안하다 수능 개망하고 이번에 삼수해서 공부열심히...
-
새 직장 홈프로텍터 on
-
안녕히 주무세요 2
쳐 자라
-
나는야 6
바보 근데 진짜 바보라는 말이 너무 좋음 딸바보, 이런 말처럼 바보가 좋게 들림
-
N수면 좀더싸게해주고 이런거없음? 메가는 10만원 네고해주던디
-
많이는 안보낸듯?
-
생명 - 엄청 고였지만 노력하면 1등급 가능 물리 - 노력해도 1등급 보장 x 생명...
-
쌩삼/반수 고민 0
도와주세요 05이고 현역때는 고려대 인문 상경/정경 빼고는 다 됐던거 같은데...
-
큐브 8
힘들엇네요... 할만큼 하고 이제갑니당
-
수금 모드 on
-
본인은 겨울이 훨씬 좋음
-
수시 이 적폐들은 12월에 합격발표 다 나와서 과외로 개꿀빠는데 정시는 2월에...
-
다들 따뜻하게 입어요
-
빼먹은거 없겠지.. 11
그럼 이제 취침
-
고등학교 3년 진로가 통계학과긴 했음 근데 제일 좋아하고 흥미가는건 생명쪽임...
-
올3 재수 사탐 과탐 12
올3정도의(영어는 1~2 진동 보통2, 탐구는 과탐선택) 성적 나오는 실력인데ㅜ...
-
시위 참여자가 아니라 말린 사람들도 있고 일 터지기 전에 수시 원서 써서 수시납치...
-
공간도형 재미뭐지다뇨 머릿속에서 상상하는거 ㅈㄴ 재미지다뇨 공간벡터 왜 사라짐뇨...
-
솔직히 여덟명중에 다섯명만 누군지 아는데 아무튼 최애임
-
화작 89 미적 76 영어 91 생1 34 지1 36 이렇게 나왔습니다. 학교...
-
싸튀 드립 난민 드립 그보다 디시는 여전히 댓글창 맵네요 트위터도 그렇고
-
기억나 우리 처음 만난 날 내게 오던 너의 그 미소가 마치 날 알고있던 것처럼 매일...
-
근데 나도 7
메인 저격글 빼고 순수뻘글을 메인 올린적은 없던 것 같은데
-
메인으로 가라는 뜻이..
-
2025 목표 적어보기 15
1. 슬로우 다이어트 성공하기(현재 -5kg, 목표 -20kg..!)2. 심폐지구력...
의머의 이륙허가는 너무 귀하네요..
어느 정도 실력이 완성된 사람은 보기 문제의 선지를 5번 부터 봐야하는 이유가 뭔가요?
답이 그쪽에 있을 확률이 높아서??
그렇죠. 대체로 평가원은 끝까지 선지를 다 보기 원할 테고, 실제로 그런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정답이 후반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완성되지 않은 사람의 경우 어차피 5번부터 보더라도 1~5번을 다 보게 될 거기 때문에,
효과는 없고 오히려 혼동을 줄 수 있습니다.
커풀화1님도 잘하실 수 있습니다. 초기부터 봐주시는 분인 거 알아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아침에 첫번째 칼럼 보고 긍정 부정 따져보며 풀었더니 방금 문학 현대시 빼고 다 맞았습니다. ㅎㅅㅎ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 그리고 혹시 과해석에 관해 질문 하나 하고싶은데, '죄책감' 같이 특정한 감정에선 과해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하는 종류의 선지들이 있나요?? 예를 들어, '~를 통해 자만심을 드러낸다' 라고 되어있다면 자만심은 과해석으로 의심해볼만 하다 이런 식으로요 !
제가 들었던 말 중에 최고로 보람찬 말이네요 감사합니다:)
과해석으로 의심해볼 만한 선지에 관해서는 정리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