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인형잭스 [1052533]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2-01-30 15: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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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보내는 편지 (feat. 보닌의 재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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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봉제인형잭스입니다.


이제 1월도 끝나가고 곧 2월이네요. 이미 교재를 사고 인강을 한창 듣고 있거나 현강 다니고 있는 분도 있을 것이고, 아직 여러 이유로 펜을 잡지 못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제가 작년에 +1을 결심했던 게 딱 이쯤이었던 것 같은데요, 그때 느꼈던 막연한 불안감을 여러분이 느끼시지 않았으면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렇게 갑작스럽게 글을 씁니다.


우선 저는 문과이고, 현역 때 수시로 대학을 갔습니다. 그 전까지 수능 공부를 제대로 해 본 적이 없기에 당연히 수능 점수로는 꿈도 못 꾸는 곳을 갔고, 특히 수학과 탐구는 (적어도 제 기준에선) 처참했습니다.


하지만 문과라면 누구나 한 번쯤 SKY를 동경했을 것이고, 저 또한 그런 학생이었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문이과가 통합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두려웠지만 합격한 대학을 걸어놓고 +1을 하게 됩니다.


수능 공부는 제대로 해본 적도 없고, 제가 나온 학교 특성상 수시 위주로 돌아가기에 정보를 얻을 곳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수능 공부를 정확히 3월 2일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이미 12월부터 시작한 다른 재수생들에 비해 늦게 시작한 감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수학은 특히 노베에 가까웠기 때문에, 남들은 고2때 이미 다 들어놨을 현우진 선생님의 시발점을 전 그때서야 듣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제게 불안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전 어차피 필요한 과정이니 할 때 한 번에 끝내자는 마인드로 하나하나 해 나갔습니다. 제가 남들보다 늦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내 페이스대로 하자'를 되뇌였던 것 같습니다.


전 결국 제가 해야된다고 생각한 걸 10월 경에 다 끝냈고, 정말 다행히도 연세대에 합격하면서 목표도 달성했습니다.


지금 N수를 하고 있거나 할 예정이신 여러분. 제가 제 얘기를 통해 드리고 싶은 말은 남들의 속도에 자신을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속도대로,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수능은 마라톤이라는 비유를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반드시 선두에서 달리기 시작한 사람이 이기는 것도 아니고, 비록 후발주자로 시작했더라도 1등이 가능합니다. 후발에서 시작했는데 한 번에 선두그룹으로 들어가기 위해 무리하면 오히려 완주를 못하게 될 수 있는 것이 이 레이스입니다.


지금 남이 나보다 한 커리 앞서 나아갔다고 해서 내가 그 사람보다 뒤쳐진 게 아닐 수 있습니다. 내가 해야하는 것을 차근차근 끝낼 수 있을 만큼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습니다.


너무 조급해 마십시오. 반수하면서 수능공부를 처음 시작한 저도 했듯이, 서두르지 않더라도 여러분은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빠르게 가느냐가 아니라 확실한 한 걸음 한 걸음, 그리고 방향성입니다. 발을 잘못 내딛으면 넘어지기 마련이고, 잘못된 방향으로 달리면 죽어라 달려봤자 헛수고가 됩니다.


그러니 부디, 남들에게 휩쓸리지 말고 여러분의 속도대로, 내딛는 걸음마다 옳게 가고 있는지 점검하면서, 수능까지의 레이스에서 본인의 페이스를 잃으시지 않길 바랍니다.



(최대한 현학적으로 보이지 않게 노력했고, 가독성을 높여보려고 들여쓰기를 좀 더 많이 해봤는데... 역량이 부족해서 전달이 잘 되었을 지 모르겠습니다. 비판과 지적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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