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소설은 인과적이다.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55428124
기출의 파급효과 2023 - 문학 STANDARD_최고운전 해설(배포용).pdf
좋아요, 팔로우 부탁해요 ㅎㅎ
안녕하세요. 기출의 파급효과 국어 저자 박영호입니다.
오늘은 저번에 예고했던 문학 칼럼으로 돌아왔습니다.
최근 평가원이 소설을 물어보는 방식이 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대로 소설을 감상하고 이해할 줄 아는지 집요하게 물어보는 것 같아요.
바로 예시로 볼게요.
2022학년도 6월 모의고사에 출제된 <무사와 악사> 지문입니다.
문제에서 물어보는 장면은 인물들이 대화하는 부분이에요.
아래의 사진을 간단히 읽어봅시다.
여기서 초반에는 두 인물의 대화가 제시됩니다. 그런데 대화'만' 제시하기 때문에 정확히 누가 말하는 것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워요,
심지어 두 인물의 말투가 다르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대화 장면도 꽤 길기 때문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그나마 조금 뒤에서 '나는~'이라는 부분이 등장하면서, 서술자와 '저'라는 인물이 기범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이해하게 되면 이미 앞의 대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렵죠. 무슨 장면인지 모르고 그냥 쭉 읽어 내려왔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 부분을 초반부터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앞부분의 줄거리]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앞부분 줄거리를 참고하면, 현재 ‘나’는 기범의 행적을 알기 위해 ‘임 씨’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바로 뒤에는 회상 장면이 드러나요.
이 회상 장면 다음 (중략)으로 이어진 게 앞의 대화장면입니다.
여기서 대화 내용을 보시면 알겠지만 두 인물은 기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리고 대화 상황은, ‘저’가 ‘나’에게 기범의 행적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제시됩니다.
즉, 앞부분 줄거리의 내용을 참고한다면 ‘저’는 ‘임 씨’가 돼요.
그럼 둘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분'에 대해 두 인물이 대화를 나누는 그 장면이, 앞부분 줄거리에서 말한 임 씨와의 대화 장면임을 짐작할 수가 있는 거예요.
이 상태로 들어가면 그분(기범)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이 ‘나’, 기범의 행적을 알려주는 사람(저) ‘임 씨’가 되겠죠.
소설을 읽으려면 사건과 사건, 장면과 장면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소설은 중요한 사건을 선택적이고 인과적으로 나열한 이야기의 서술입니다.
즉, 각 사건들이 인과적으로 영향을 주기 마련이죠.
소설은 나름대로 ‘논리성’을 갖고 있습니다.
방금 본 예시처럼요! 앞부분 줄거리에서 제시된 상황을 (중략) 이후의 장면과 연결해서 이해하는 예시가 대표적이죠.
(중략) 이후에 제시된 장면에서는 ‘기범’에 대해 두 인물이 대화를 나눕니다.
그렇다면 이 장면을 어떻게 이해하는 게 합리적일까요?
당연히 앞부분 줄거리에서 제시한,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을 바탕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그렇게 읽는다면 다른 문제에서도 물어보는, 오일규에 대한 기범의 태도까지 완벽히 잡을 수 있습니다.
다른 예시로 볼게요.
2021학년도에 출제된 최고운전입니다. 위 장면을 읽고 아래의 선지를 판단해보세요.
② 깨뜨린 ‘거울’은 아이가 파경노라는 이름을 얻고 승상의 집안으로 들어가는 계기가 되고, 파경노가 관리한 동산의 ‘화초’는 승상 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계기로 작용한다.
-------------------------------------------------
생각해보셨나요? 정답은 X입니다.
왜냐하면, 파경노가 동산의 화초를 관리한 것이 승상 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계기가 아니라, 그 반대이기 때문이에요.
파경노가 마부 일을 잘 맡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정받습니다.
그래서 ‘파경노는 비범한 아이이니, 천한 일을 맡기지 마라’해서 화초를 관리하게 됩니다.
여기서는 아예 대놓고 사건을 인과적으로 잘 이해했는지 물어봅니다.
파경노가 화초를 관리하게 된 계기는, 마부일을 통해 인정받았다는 사건이에요.
즉, 마부 일로 인정받은 사건이 원인으로서, 선행하는 사건입니다.
그 결과로 화초 일을 맡게 되죠. 이 사건이 결과입니다.
만약 이 지문을, 이렇게 인과적으로 짜인 스토리를 파악하지 못하고 읽게 된다면 아주아주 치사한 선지가 됩니다.
해당 선지를 판단할 근거가 긴 지문 중 제가 캡쳐한 저 부분밖에 없거든요.
심지어 저 선지가 ‘적절하지 않은 선지’로 정답이기 때문에 꽤나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을 거예요.
2022학년도 수능도 비슷한 방식으로 사건을 잘 이해했는지 물어봅니다. 다만 난이도가 크게 높지 않기 때문에 우선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예시를 들었어요.
계속해서 이야기하지만 2021학년도부터 정말 ‘소설을 소설답게’ 감상하고 이해했는지 물어봅니다.
그 대표적인 양상이 ‘사건의 인과성’이에요.
‘소설’은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사건들이 인과적으로 엮임으로써 성립합니다.
우리가 시험장에서 봐야 할 소설 또한 ‘인과적으로’ 엮인 이야기들의 일부가 제시됩니다.
즉, 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 사건들을 능동적으로 엮어가면서 읽으셔야 합니다.
소설 파트를 공부할 때 꼭 이 포인트에 신경쓰면서 공부해보시길 바랄게요.
-----------------------------------------------
막간의 책 홍보좀 하겠습니다.
이런 내용은 기출의 파급효과 문학에 모두 들어있습니다.
위의 예시에서 설명한 최고운전 해설의 일부를 첨부하겠습니다.
역시나 기파급 문학에 다 들어있는 풀이입니다.
문학에서 애매함을 지우고, 진짜 작품을 이해하고 정확히 풀고 싶다면
기파급 국어 한번 사서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책 자체를 여러분들이 느끼는 '애매함'을 지우기 위해 엄청 노력해서 집필했어요.
해설 한번 맛보기 느낌으로 보시고 괜찮으면 구매해보시길 바랍니다.
문학은 약 70여개의 지문이 들어있습니다.
문제 + 해설 포함 약 650p 입니다. 가격은 25000원!
분량 대비 가격도 혜자...ㅎㅎ
-----------------------------------------------
다음 주에는 독서 칼럼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도 조금만 홍보할게요 ㅎㅎ...
원고도 일부 공개하겠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밥먹으면서 보다가 넘 귀여워서 몸비틀기해버림 ;;
-
대학으로 올키 프리미엄 장학 될것 같은데 수강료 10만원 외에 추가되는 요금하면...
-
첫 정답자 1000덕 드리겠습니다!
-
제발국민대붙여주세요 제발
-
7전공 하아 0
죽을 맛이네요 ㅋㅋㅋㅋ... 시험보는 대학생들 힘내시길
-
현재 살고있는집에서 세종대는 30분 에리카는 2시간 걸리는데요 거리가 크게 상관은...
-
아 배고프다 0
주워먹어야지 자급자족
-
고대 건설환경공학부 (최초합) 성대 공학계열 (예비 받음.. 거의 합격) 유니스트...
-
첫 정답자 1000덕 드리겠습니다!
-
칼럼같은거 하나쓸까 나도 중3때 공부 아얘안하다가 결방학에 벼락치기 ㅈㄴ해서 고1...
-
현재 상황: 능률포카 어원편 2번 돌리긴 했는데 꼼꼼하게 안해서 3분의2 정도만 앎...
-
기하러가 투과목 고르면 지2 많이들 끼고 가는 이유가 있음 본인 성향에 잘맞으면...
-
독서랑 문학 풀었는데 좀 잘 풀림 ...어휘 문제 틀린 것만 뻬면 말이야 어휘리서...
-
너무 거품 많이끼긴 했어 다만 정상화시키는데 피눈물 흘리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는거..
-
동국의 궁금 0
지역교과 대구X 예비 33번인데 가능성있음…? 의대 치대 고대 연대 한양대
-
통과는학원에서 하고 물1은 인강... 예비고1임니다
-
쎈발점 마플시너지 고쟁이 뉴분감 뉴분감 재회독 플랜써 불꽃n제 시즌 1 피지컬...
-
10시간 잤다 1
캬캬
-
서강대변표 경향 2
여기는 물.불 보정 어떤 스타일인가요? 대체로 학교마다 스타일이 있다고, 연대는...
-
재수 생각 있긴 함... 5칸 3칸 7칸 으로 하면 하나는 붙지 않으려나
-
동국대가 끌리긴한데 숭컴은 유명하니깐 ㅇㅇ
-
방학 동안 수1, 수2 알텍이랑 미적분 생질하려고 하는데 병행하는게 좋을까요?...
-
흔들어라 2
흔들어라
-
여기 컴퓨터하기 용이한가욤 들어가서 컴 복전할 거긴 한디
-
침대에서 배고프면 걍 똥 싸서 주워먹으면 되잖아요
-
화1 회생방안 14
1. 6모를 진짜 쉽게 내서 3등급 블랭크를 만든다. 대신 5등급, 6등급 변별...
-
설치Vs 울산의 2
서울대 치대 vs 울산대 의대, 가톨릭대 의대 비교하면 어디가 입결이 더 높은 편인가요?
-
지구 1
개념만 알고 풀기엔 좀 어려운 문제긴 햇는데 막 한 문제가 모르겠고 안 풀려서...
-
윤혜정쌤 개념의나비효과 마더텅 고1 매삼비 매삼문 이케만 풀어도 고등학교가서 ㄱㅊ을까요??
-
막판에 확 들어오나요? 아님 적정표본 확보라면 믿을만 할까요?
-
ㅇㅇ
-
경영 경제에 비해 취업은 확실히 잘됨 근데 공부도 상대적으로 어렵고 학점 따기도...
-
ㅈㄱㄴ 붙을 보장도 없지만 사탐 조교 지원 해볼까하는데 그 강사 분 풀커리...
-
갑자기 강제 정시러가 돼서 진로를 알아보고있내요.. 제가 고민하고있는게 1.취업률이...
-
자퇴 결정한 만화 2 10
-
이과는 연대 문과는 고대 이것도 근거가 뭔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선호도 차이인건가요?
-
1등급 6퍼 2등급 18퍼 3등급 36퍼 이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함
-
안녕하세요 4
좋은 아침
-
오늘 처음으로 가는데 팁 있을까요?? 복장
-
하 떨린다 4
토익 시작 10분?전
-
희망없음?
-
답지 봐도 되나요? Step2는 매일 1시간씩 고민중인데 언제 답지, 해설을 봐야될련지 궁금합니다
-
제목은 어그로에요 ㅈㅅ .. 훌리x 처음 대학진학해보는거라 진짜 몰라서 그래요...
-
1등급 비율은 적당하고 2등급 비율은 낮아지고 앞으로 이렇게 내는게 맞음
-
안녕하세요. 4
수학 관련 글들을 많이 올려보겠습니다. 저는 정말 대치-키드로 들어본 선생님들은...
-
토익쳐야하잖아
-
시대재종 4
1. 시대재종 모집은 언제쯤 라나요? 2. 언 68 미 99 영어 3 물1 83...
-
ㅈ된건가요이거? 근데 얘네가 자전 신설 때문에 학과 단위 모집인원을 팍 줄여버려서...
-
취향 성향 등이 다르고 서로 안통한다고 느끼면 보통 일찍 헤어지나요?
운문산문 다 합쳐서 70개 인가요??
넵 맞습니당
좋아요
팔로우(이미 되어있음)
스크랩
고맙습니다
파급이 익스텐션이랑 스탠다드로 나눠지는걸로 알고있는데 국어 익스텐션은 교육청기출인가요?
독서는 리트 위주로 교사는 아주 조금 들어갑니다.
문학은 옛 기출에 스탠다드와 겹치지 않은 최근 기출 조금 들어갈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