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라는 법은 없다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56420150
라고 재작년 이맘때즈음부터 줄곧 뇌까렸던 것 같다.
당장 살아남을 돈이 부족해 병원에 그만 가기로 결정한 서울 모처의 굴다리 밑에서도
손질하지 않아 낡고 무뎌져 버린 옛 재주를 억지로 끌어다 쓰는 것이 잘 안 되어 보도블럭을 양손으로 마구 난타하던 새벽 다섯 시에도
그렇게 완성한 최후의 도전장이 미ㄹ봉된 편지봉투 째로 세절기에 들어갔을 때도.
어디 높은 곳이나 물이 많은 곳에서 술을 잔뜩 퍼마시는 것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 실행할 때마다 몸이 늘어져갈수록 또렷해져만 가는 정신은
맹목적으로 그래 죽으라는 법은 없겠지 하고 명료하게 중얼거릴 뿐이었다.
군대 입대를 결정한 날과 군에서 수능을 다시 치기로 결정한 날과 군에 입대하기 전날과 훈련소 격리가 끝나던 날 등등에도
혀를 깨물고 그래 죽으라는 법은 없으려니. 그밖에야 달리 유효한 진통이 없었다.
그리고 현재 멀쩡히 살아 있으므로,
죽으라는 법은 없다. 그것은 지금까지는 참이다.
그래도 여전히 변화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두렵고 싫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일수록 아주 작은 변화에도 대단히 무력해지는 것이
스스로가 심히 비겁하게 느껴지나 그렇다고 느낌이 드는 것을 노력한다고 느끼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나는 그리 유연한 사람이 아니다.
그래 죽으라는 법은 없다지만
그렇다고 까무러치는 것도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무언가 곤란한 대답을 요구당하는 때에
혀뿌리를 기점으로 온몸이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 가는 느낌
그것은 어느 해 어느 새부터 아무 발언을 시도할 때마다 느끼게 되었고
돌려 말하면 모든 발언은 내게 곤란한 대답이 되어 가고 있었다.
생각건대,
어느 날 나는 눈이 멀고 귀머거리가 되어 땅바닥에 넘어질 것임에 틀림없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오늘 났으면...
-
기출봐도 이런 아이디어는 없었던거같은데 21번 f(x) 안에 알맹이끼리 같으면...
-
로스쿨 가려면 한양대가 더 낫다는 말이 있어서 최근 2개년...
-
흐핳핳 늦버기 0
-
전 기숙사 2번 살아봤는데 2번 다 막판 갈수록 완전 예민해지고 정신이 맛가서 이제...
-
공대 공부량 1
전전,기계,화공,생공 중에서 공부량 순서가 대체로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팀플 비중도 궁금해요!
-
공부ㅈㄴ 잘했던거 아님?
-
얼리버드 기상 10
-
통학 시간.
-
교과도 조발함? 0
경희 건국 숭실 국민 에리카 싹다 교과인데 조발 가능성 있는거 뭐있음?
-
아주 공부 씹잘해서 설의 그냥 들어가는거 아니면 지방에 딸 혼자 자취시켜놓고...
-
시이이이발ㅠ
-
과탐 가산점도 같이 발표하나요?
-
식사한끼를 제대로못해
-
군대갔다와서 수능보는 애들은 언제결혼할겨
-
님들이라면 어디가심? 성대 글로벌과들은 시설이 타과에 비해 좋고 해외로 공부하러 보내준다고도 하던데
-
콜라는 4
펩시vs코카
-
https://orbi.kr/00070497801#c_70498185 이 문제인데...
-
라인 1
어디까지 될꺼여
-
와….. 18
잠만 어제 오르비한 기억이 아예 없ㄴ는데 글 상태 머냐 이거
-
이마 ~~~~
-
ㅠㅠ
-
다들 주량 적고 가삼뇨 10
화자는 2병
-
차돌짬뽕시켰다 12
돈 아끼느라 3주동안 배달음식을 못 먹었음
-
과기대 건축학부 내신 2.04이고 과기대식 내신은 1.94인데 최초합은 아니더라도...
-
기만.. 그거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
사전설문조사 응답 부탁드립니다..
-
시발
-
일일 플래너 확인해주고 아주 꼼꼼하게 관리해주는 재종(서울) 학원이나 기숙사...
-
힝 ㅠㅠ
-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해 ‘줘’
-
제 바로 앞에 몇명 너무 거슬리네요 ㅋㅋㅋ 대학이 뭐라고 바로 앞 인원들을 처리하고...
-
우우
-
학원 알바 4
재수 했고 진학사로 서성한 5~7칸 나오는데 수학 조교나 학원 알바 수요가...
-
실수가 너무 많아서 아는 문제도 틀리고 그래요..특히 시험이면 검토 강박증때문에...
-
자기들 글에서 무슨 기만을 하던 내 알 바 아닌데 1도 상관없는 내 뻘글에 와서...
-
과외 경력 없으면 싸게 시작하는게 맞느? 2.5정도면 애들이 받으려나 영어는 진짜...
-
자유전공 자연이 7칸인데 전전컴 컴과가 4칸이네 진짜 뭐지 아 물론 난 합격증만...
-
그걸 화로에ㅜ구웠는데 요새는 딴걸로 바뀌었더라
-
다풀고 50-60점 나오던 실력에서 난이도불문 85점 정도 나오는 정도로 올림
-
ㅠㅠㅠㅠ
-
보통 옮기나요 계속 다니나요 어문 > 경영 이런식으로요
-
수시납치되기 싫어요
-
폰교체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낌 한 5년 썼나
-
그냥 평소대로 나온 친구들도 반수한다고 그러고 이게 정시의 무서움인가 ㄷㄷ
-
"생윤 백분위 99" 근데 사문은 9평 1등급이었는데 왜.................
-
학점 완화 ㅅㅎ 0
우리학교 총학이? ㅈㄴㄱ 요구해서 드디어 서강대도 학점 완화되긴 해요 부총장님이...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