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활 이야기] 양을 줄여야 하는 이유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5826746
안녕하세요. 조선생입니다.
수능이 234일 남았네요.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미 한번 겪어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금방 지나가는 시간입니다.
시간에 쫓기지는 마시되, 여유를 즐기지도 맙시다.
오늘은 좀 더 큰 그림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많은 분들이 오답노트도 만들고, 사탐 개념을 단권화하는 등
공부할 것들을 "정리"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쏟고 계실 것 같습니다.
저는 특히나 병적으로(...) 정리에 집착하던 사람이라서, 여기에 시간을 엄청나게 썼습니다.
오답노트도 깔끔하게 만들고, 여기저기서 생소한 개념이나 정의들을 모아서 백과사전 만들듯이
사탐 단권화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무려 4과목이나 응시했었으니, 엄청난 시간을 낭비하곤 했었죠.
그런데 말입니다. (김상중 아저씨 톤으로 읽어주세요)
과연 이게 잘 하는 짓이었을까, 하면... 지금 와서 하는 생각이지만, 어리석은 일이었습니다.
수험생활 때 만든 오답노트를 나중에 출판하실 생각이 있으시거나,
수능 대비에 필요한 모든 내용을 담은 "절대노트"를 만들 생각이 있으신 게 아니라면,
오답노트나 단권화에 너무 집착하지 마세요. 정말 중요한 내용만 담아야 합니다.
오히려 우리는, 공부할 내용을 점차 "줄여나가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공부를 덜 하라는 게 아니라, "다시 봐야 할 텍스트의 양"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열심히 오답노트를 만들었습니다.
9월, 10월쯤 되니 양도 엄청나게 늘어나더라구요. (뭘 그렇게 많이도 틀렸는지...)
보고 있으면 뿌듯했습니다. 깔끔하고 이쁘게 잘 만들기도 했었고.
그런데.
그 뿐이었습니다.
양이 많으니, 다시 볼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
사탐도 마찬가지입니다. 필기 열심히 하고, 포스트잇 붙이고, 사진 오려 붙이고 해 놨는데
시험이 다가오니까, 훑어보면서 마무리할 만한 교재가 아닌 "백과사전"이 되어 있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보려고 정리해 둔 건데, 다시 볼 때가 되니까 오히려 볼 수가 없게 되어 버린 겁니다.
수업시간에 제가 수능준비와 관련해서 강조하는 게 두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EBS 교재가 나오는 속도에 따라잡히지 말라는 점.
두 번째는, 오답노트를 만들되, 너무 자세하게 만들지 말라는 점입니다.
둘 다 사실 같은 맥락입니다.
EBS 교재에게 진도가 따라잡히면, 점차 공부해야 할 양이 늘어나고, 결국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오답노트, 단권화작업 역시... 너무 많은 것들을 담아놓으면, 정작 필요할 때 꺼내서 보기 힘듭니다.
제 오답노트는 지금도 그냥 감상용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가끔씩 보면 뿌듯해요 ㅋㅋㅋ
작년엔 오르비 독재팀에서 한 6개월 굴러다니다가, 다시 제 손에 돌아왔습니다.
(사진을 넣어보려고 했는데, 업로드가 잘 안 되어서 포기했습니다 ㅋㅋㅋ)
여러분, "감상용" 오답노트를 만들지 마세요.
정말, 꼭 봐야 할 내용만 담은,
시험 직전에 꼭 보고 들어갈 만한 오답노트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다시 봐야 할 텍스트의 양을 줄이세요. 다시 볼 시간이 없을 겁니다.
오늘 공부한 내용은 가능한 한 미루지 말고, 머리 속에 다 넣으시기 바랍니다.
칼럼으로 이어가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어찌 하다 보니 이어서 글을 쓰게 되었네요.
모쪼록, 이 글을 읽는 데에 쓰신 시간이 아까워지지 않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아마 곧 에피 오프 신입 기수 모집이 시작될 거 같은데... 문과 분들의 많은 관심...
-
???: 문과는 인턴 세 번 해도 서류합격 간당간당한데
-
오랜만에 무물 받아요 11
삼성 때문에 야구 보다가 속터져서 뒤지는줄 알았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오랜만에...
-
여기서도 아싸라이프네 ㅅㅃ
-
이제는 에피 오프에 지원을 할 시기라는 뜻! 수시 합격하신 분들도, 수시 합격을...
-
그런 의미로 다시 한 번 에피 오프 18기 모집을 홍보하고자 합니다…! 정시...
-
리멤버 미? 0
아임 인 대대대데인져 피노키오! 뒷방(도 아닌 이젠 묘지 속) 늙은이가 부활해서...
-
수능날 해도 되는 일: 평소에 맨날 하던거 수능날 하면 안되는 일: 평소에 안하던...
-
수능날 해도 되는 일: 평소에 맨날 하던거 수능날 하면 안되는 일: 평소에 안하던...
-
눈아프죠 ㅋㅋㅋㅋ
-
통계학이 얼마나 중요한 학문이고 문과 대입 수험생이 요즘 핫한 딥러닝 빅데이터 등...
-
제발....... 자소서 작년꺼 복붙해서 죄송해요. 수능을 이렇게 조질줄...
-
122인데 물1지1 12221 나오면 수의대는 가능하려나요 ㅠㅋㅋ 안되면 돌아가야죠 뭐
-
교대로 앞뒤 바꿔서 써야지
-
간단한 자기소개 97년생 문과 삼수 후 고려대 재수: 이투스 독재학원 삼(반)수:...
-
또있으면 안됨
-
고연인데요 6
고연인데요
-
고연인데요 3
고연인데요
-
최초합 고연대 중 어디가 높을까요?
-
고뽕맞고가 10
맞고가
-
고연빳다죠 11
고연빳다죠쉬바
-
영어는 잘하지만 다른건 조금 떨어지는 연대 영어는 못하지만 다른 능력이 훌륭한 고대...
-
이번에 고>연 굳어짐? 10
이번에 고>연 굳어짐?
-
처음엔 절망스러울지라도 서울대 못간게 분해서 목숨거느니 지금 다니는데서 열심히...
-
ㅜㅜㅜㅜㅜㅜ
-
상대 대학이 서성한 밑으로 내려가는건 싫어하지 말입네다 카포대도 저럴까요?
-
심심한데 질문 받음 11
평범한 고잡데셍임니다
-
http://m.mk.co.kr/sports/home/2016/890564 억울하게...
-
고대 vs 연대 13
고대는 직접 만든걸로 나눠주지만 연대는 어디서 사와서 스티커 붙여서 나눠줍니다.
-
연세대 이과대 나와서 자교로 대학원 가면 또 송도유배 5
http://phylab.yonsei.ac.kr/board.php/board.php?...
-
1905년 한양도성 안쪽에서 보성전문학교 개교 1914년 4월 1일 : 경성부 8개...
-
연세공대는 공부하다 스트레스 받아서 학교 문 밖으로 나가면 엄청난 번화가가 눈에...
-
https://orbi.kr/00017542737/교육부-발표-부실대학(의대보유)-현...
-
다른대학 역에서는 정기권 쓰는 학생 많이 봤는데 지하철탈때 정기권 쓰는 학생을...
-
홍익대·상명대가 제2캠퍼스로 되고나서 학생층 전반적으로 조려대 놀리기가 심해진듯 합니다. 9
그전까진 세종충남(천안아산 제외) 에서 최고라고 비벼볼만 했는데(공주대와 비슷하다고...
-
연세대가 문과에서 고대에 밀리는 이유가 학과 위치도 한몫할까요? 11
연대는 문과가 대체로 역에서 깊숙하고 공대는 그 정도가 덜한데 그래서 송도 유배...
-
헐 진짜 이제 서울과고도 sky 프리패스가 아니네요.... 5
http://www.medwide.net/index.php?_filter=search...
-
연세대 학부→ 고려대 석사→ 서울대 박사가 한국 최고 권력입니다. 6
스누라이프. 고파스, 세연넷 다들어갈 수 있으니
-
정식으로 입학했던 것도 아닌데 뱃지 다는 건 좀 그렇다고 생각해요. 3
제 뱃지가 진짜 들어간 적 없이 합격만 한걸로 받은건지 아니면 진짜 들어갔던 걸로만...
-
!!!
-
고연전이 맞는 말이라는 걸 알리기 위해 잠시 뱃지를 연대 뱃지로 바꿉니다....
-
2호선에서 세종대가 2호선에서 연세대 대다수 건물보다 가깝습니다.
-
솔직히 맛있는 음식 쉽게 사먹을 수 있는건 연>고입니다. 2
부를샘하고 고를샘, 청경관에서 매끼니 외식 분위기에서 비싸지 않은 가격에 양질의...
-
1.자기네가 더 앞서는 대학이어야 하지만, 2.그렇다고 상대 대학이 다음 레벨의...
-
ㅋㅋㅋㅋ
-
고연싸움 재미따 26
학교 다니는 입장에서는 꿀잼 연대 개인적인 인간관계에서 안좋았던 관계가 있어서...
-
이거 "혼이 비정상"이네..
-
작년에는 예비였지만 올해는 최초합한다.
-
확실히 수능 전에는 대학 컷을 너무 높게 생각하는듯 139
정작 까보면 작년 문과 12113이 설대가기도 그랬는딩 실제 지원할때는 지금...
오답노트를 꼭 만들어야할까요?
꼭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움을 얻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겁니다. 형식이 중요한 건 절대 아니고요. 나중에 꼭 다시 봐야 하는 것들을 모아두시는 건 필요합니다.
정말 좋은말이네요 수험생활하는데 큰 깨달음 얻고가요 ㅎㅎ
도움이 되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는 피같은 조언이었습니다
꼭명심해서 실천하겠습니다 글 너무감사해요
저도 힘이 나네요. 앞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글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법고시나 행시에서 많이 하는 말이네용. (가치 중립적, 사실 서술,)
봐야 할 양이 많은 시험일수록, 중요한 조언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사법시험 준비하시는 분들께 들은 것 같습니다.
ebs교재에 따라잡히지 말라는 말씀이 예를들어 인터넷수능이 출판되어 나오기전에 수능특강을 다풀어놔야한다는 말씀이시죠?
ㅇㄹㅇ
네, 그런 의도로 쓴 게 맞습니다. 제 설명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네요..
수학개념노트는어떻게생각하세여?
저도 이거 질문좀 쓰면서 공부하는스타일이라 개념노트정리하고있는데.. 개념들만요
기본서 한권을 정해서 정리하시는 편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노트에 따로 정리하기 시작하셨다면, 이것 역시 "모든 개념"을 정리하지 마시고, "머리 속에 잘 안 들어오는" 것들만 정리하는 식으로, 양을 줄여나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글이군요
뜨끔ㅋㅋ 감사합니다
약간 답정너느낌 날수도 있는데 올해는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이려고요.. 물1은 지엽적인거만하고 생2는 꼼꼼히해도 되겠죠 매일 지하철에서 3-40분 볼수있어요
오답은 과탐만 할 생각인데 간단히 정리팁?같은거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ㅠㅜ
제가 물리2는 공부를 안해봐서 자세히 모르겠지만.. 물리1 같은 경우는, 풀어서 맞을 수 있는 문제를 반복해서 푼다고 딱히 도움이 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본인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특정 파트만 대비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탐구과목 오답정리는 1)틀린 문제를 오려둔다. 2)상자에 담아뒀다가 1주일 후에 다시 풀어본다. 3)또 틀린 문제만 따로 모은다. 이걸 반복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좀 허좉질같긴함..
ㄹㅇㅍㅌ
사과탐 특히 그런애들 많음
작년 연대논술 전날 쌤한테 하소연하면서 울던 학생
수능 망해서 쌤 고향에 있는 지거국에서 반수로 재도전합니다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보고싶어요 쌤ㅋㅋ
본부 앞 잔디밭이 캐치볼하기 좋지..ㅋㅋ 내가 내려가든 네가 올라오든 곧 보자.
오답노트를 쓸때도 거의 1.2개 모를때 사용해야되는거 같아요 중하위권일땐 개념공부에 충실하고 또한 인강들을때도 필기에 너무 집착안해야 함을 깨달았어요
필기와 오답노트 정리는 "나중에 보기 위하여" 하는 거니까요. 지금 기억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게 항상 우선이 되어야겠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쁘네요 ^^
오랫동안 입시판에 있는거 안지겨우세요?ㅋㅋㅋㅋ
아이디가 너무 단순해서 누군지 다 알겠는데...ㅋㅋ 안 지겨워요 ^^
ㅋㅋㅋㅋ아이디 완전히 바꾸고 또 올거에요
시간 되돌려서 수능한번 더 볼 수 있으면 공부하고 볼거에요?!
지금도 다시 보고 싶은 생각 있습니다
졸업 후에 뭐하실거에요?ㅋㅋㅋㅋ
졸업 후에 생각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