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PPL 칼럼 86호] 시험장에서의 시간 부족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63776689
시험이 끝나고 풀어보면 쉽게 잘 풀리는데 막상 시험장에선 시간이 부족해서 어떤 문제는 제대로 읽지도 못했던 경험, 대부분 한 번쯤은 있었을 겁니다. 1등급 초반 즈음의 학생들이 특히 이런 경험을 자주 합니다. 100점은 아니지만 어쨌든 1등급이니 자신의 실력에는 문제가 없고 단순히 계산 속도가 느려서, 혹은 문제 독해 속도가 느려서 1등급 컷에 걸쳐있는 것이므로 시험 볼 때 좀 더 빠르게 계산하고, 빨리 읽으면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죠. 저도 그런 학생 중 한 명이었습니다. 고3이 되고 매 모의고사마다 시간이 부족했지만 끝나고 풀면 쉽게 풀리기에 실력적인 면에선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6평이 끝나고 담임선생님께 스스로의 생각을 이야기했을 때 선생님께서 ‘그러다 내년에 재수학원에서 똑같은 소리한다.’라고 하셨을 때도 정신을 못 차리고 그냥 더 빨리 풀면 될 것이라고 믿었죠. 그 상황에서 저는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갑자기 여름방학 때 수학 문제 푸는 시간을 줄이고 강의 듣는 시간만 늘렸습니다. 그렇게 9월 모의평가, 10월 모의고사에서도 같은 짓을 반복했습니다. 1년 내내 똑같은 행동을 하던 수험생이 수능 날이라고 바뀌었을까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한심하게도 저는 결국 수능이 끝나고도 같은 짓을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재수생이 되고, 겨울방학 기간 동안 고3 1년 동안 풀었던 만큼, 아니 그 이상의 문제들을 접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치르게 된 대부분의 모의고사에서는 이전만큼의 시간 부족을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통해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시간 부족은 곧 실력 부족이라는 것입니다. 고3 시절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회피하기만 했는데, 결국 수능 날에 심판받더군요. 괜히 시간 관리한다고 모의고사 풀 때 앞 페이지의 쉬운 문제들을 빨리 푼다느니, 문제를 빨리 읽는다고 대충 슥 보며 넘긴다느니 하며 이상한 해결책만 강구했었죠. 저와 같은 수험생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과목도 해야 하는데 100점은 아니지만 그래도 계속 1등급이 나오는 수학에 더 시간을 투자하고 싶지 않은 것이죠. 그렇지만, 그런 마음이 들수록 수학 공부에 더 시간을 쏟아야 합니다. 그대로 쭉 가다가 파멸을 맞이한 저라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뭘 해야 될까요? 제가 생각하는 답은 ‘그저 많이 푸는 것’입니다. 수많은 문제를 풀면서 문제의 상황들이 머릿속에 쌓이고 쌓이다보면, 즉 실력이 늘어나다보면 시간 부족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이죠. 늘 시간이 부족했던, 그리고 스스로의 실력을 과신하던 제게는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었습니다. 어차피 무슨 문제든 시간만 있으면 다 풀 수 있는데, 문제들을 많이 푸는 것이 의미가 있나?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많은 문제들을 풀고 나중에 돌아보니, 이는 정말 웃기는 고민이었습니다. ‘시간만 있으면 다 풀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저와 비슷한 부류의 학생들이 이것을 만병통치약인 양 여기지요. 이는 크나큰 오산입니다. 거기서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것’까지 더해져야 하는데, 그저 풀 수 있다는 사실에 매몰되어 나아가기를 멈춥니다. 다양한 문제들을 풀면서 쌓인 경험들이 나중에 다른 문제를 풀 때 추론하는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는데, 이 기회를 발로 걷어차 버리는 것입니다. 이는 곧 문제를 아무 생각 없이 많이 풀기만 하면 안 된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결국 제가 주장하는 바는 수많은 문제들의 발상의 축적하자는 것이기에, 흔히들 말하는 무지성 양치기와는 구별되는 것이지요.
이제 이런 점이 궁금해질 수 있습니다. 다양한 문제를 많이 풀기 위해서는, 한 문제당 얼마나 고민하면 좋을까? 저는 이 시간을 5분으로 정했었습니다. 여기서의 5분은,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멍만 때린 지 5분’을 의미합니다. 이것저것 해보면서 3 ~ 40분 정도 고민하는 것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런 진척 없이 5분 이상 날리게 되면 일단 다른 문제로 넘어가고 나중에 다시 돌아와서 고민해보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저는 수험생 때 그렇게 넘어가고 다른 문제를 푼 다음에 다시 돌아와서 다른 방법으로 풀어보고, 안 풀리면 일단 다시 다른 문제로 넘어가고... 이걸 반복하다가 이것은 정말 내 능력 밖의 문제다 싶으면 미련 없이 해설을 참고했었습니다. 그런데 해설을 볼 때도 한 번에 다 보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조금씩 읽어 내려가면서 딱 제가 막혔던 부분까지만 읽고 그 뒤로 다시 스스로 계속 도전해보는 방식으로 공부했었습니다. 대개 막혔다는 것은 발상 하나가 떠오르지 않아서이지 그 뒤로 전혀 어찌할지 몰라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복습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틀렸거나 못 푼 문제는 해설을 참고하며 정리하고, 그 다음 날 필기해둔 것을 가린 채 다른 곳에다 쭉 다시 풀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풀이 전개가 필기한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싶으면 그 문제는 넘어가고, 그렇지 않고 그냥 기억에 의존해서 그냥 ‘복기’만 한 느낌이 들거나 혹은 아예 풀이가 잘못되었다면 다시 복습하고 그 다음 날 똑같이 하는 식으로 반복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오답, 복습에 쓰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그 시간에 다른 공부를 더 하고자 하는 제게 최적화된 방식이라 복습을 더 열심히 하고 싶으면 다르게 해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슬슬 실모 시즌에 접어드는 시기인데, 이때 점점 체력도 고갈되고 수학 말고 다른 과목이 더 급한 것 같아 수학에 손을 잠시 놓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원래 하던 만큼의 수학 공부의 양은 유지하고, 가능하면 더 늘리는 방향으로 계획을 잡으시길 바랍니다.
칼럼 제작 |Team PPL 수하기팀
제작 일자 |2023.07.16
Team PPL Insatagram |@ppl_premium
*문의 : 오르비 혹은 인스타그램 DM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12시간 일찍 일어난거다 난 언제나 열두 발자국 앞서있다
-
생윤 어떡해요...? 10
구라가 아니라 현돌을 ㄹㅇ 다 틀려요... 진짜 맞는 거 세는 게 빠를정도인데ㅜㅜ...
-
점탄성 지문 놀랍게도 최근 밝혀진 바로는 유리창 밑쪽이 더 두꺼운 이유는 유리의...
-
기만하는 사람
-
밤샐때말고 잘려면
-
22번 쉬워보이길래 자신있게 들어갔다가 안풀림 -> 28번 안풀림 -> 29번 답이...
-
모든 작품 전문 요약되어 있어서 독학용으로도 아주 ㅆㅅㅌㅊ임 옥린 옥루 유씨감대록...
-
시간 몇분재고 풀어야할까요 언어 안푼다는 가정
-
시즌1 3회에서 바로 개같이 털림 ㅅㅂ 이거뭐냐
-
인강 피로도 0
인강 들으니 급 피곤하네요 인강 많이 들으면 피로도 심하나요?
-
난 직각삼각형
-
다섯 명의 학생 P, Q, R, S, T에게 빨간 펜 5자루와 파란 펜 5자루를...
-
강x 특 1
사선 길이 ㅡ 직각 삼각형 ㅡ 델타 x 써먹는거 개개개좋아함 매 회차마다 2문제씩은 있는듯
-
ㅎ.ㅎ 댄디's 픽
-
2222 5555 어때요?
-
아니 2회보다 더 어려운거 같은데 어떻게 1컷이 2회보다 높은 94임ㅋㅋㅋ
-
수학 실모 0
저만 어려운가요.. 기출 막 끝난 상태라 이미지T 시즌2 거도 어렵네요..ㅠ 수학...
-
프사바꿈! 5
!
-
원하는1컷 15
화작 88 확통 90 생윤 44 사문 40 다들적고가셈
-
이거 구분하는거 맨날틀림 ㅋㅋㅋ
-
ㅇㅇ
-
그래서 오늘 저녁도 유부에요
-
아시는분
-
안녕하세요. 오르비 디렉터입니다. 이제 수능이 1주일도 안 남았죠 ㅠㅠ 아마 이제...
-
고대의대 가고 싶었서 요즘은 연구중심병원으로 포커스 맞춘 것 같던데 고대의대가...
-
국어 낮2 높3 목표인 높4 인데 순서 어떻게할지ㅜㅜ 2
지금 독서론 화작 독서 문학. 일케 푸는데 시간 좀 촉박해서 수능때 어렵게 나오면...
-
이새낀 병신인가
-
지금. 일어났다
-
오늘 공부 완료 14
지치고 힘들고... 그럼에도 해야죠
-
언매한거 보람있게 만들어주세요 평가원햄들아
-
이제 화작 많이틀려야 1개네 재수없을때는 3~4개도 틀리던거가
-
화-132 언-137 확-135 기-140 미-147 이 글은 성지가 된다
-
요아소비아이묭바운디즛마켄시 기다려라
-
저녁메뉴추천좀 돈까스집 문닫음ㅡㅡ
-
가형표본으로 만표145 1컷 80중반이던데 교육과정 이런거 고려안하고 표본수준이동만...
-
큐브 질답해주다 보니 특히 사문은 개념의 정의를 제대로 알고 있으면 혼동하지 않고...
-
지구 엄샷엄킬 0
엄샷엄킬 푸는데 이거 난이도 원래 이럼?
-
나만 당할 수 없지
-
231114처럼 극한에 극한 끼워넣는 순간 어? 어어??하다가 직관적인 풀이는...
-
제발 알려주세요 0
영어에서 빈칸추론이 정확히 몇번인가요?31번,33번,34번인가요
-
별로임? 야시꾸리한 인스타 인플루언서들 말고 걸그룹이나 배우나 그냥 가수같은 이런...
-
1컷 91짜리 맞아요?? 2회보다 더 어려운 것 같은데..
-
삼각함수가 젤 싫어 ㅅㅂ
-
6,9수열 냈는데 수능은 왜 다시 삼차함수임? 이럴거면 6,9평 왜봐요? -> 이런...
-
졸려ㅕㅕㅕ 2
잘까
-
다들 맛저하시오 14
-
근데 의대정원늘리는거 오르비언들입장에선 땡큐아님??? 11
원래 낙타가 바늘구멍들어가는것처럼 들어가기힘들다는 메디컬이 바늘구멍보다 좀 더...
-
문제 짜증나네 ㅅㅂ ㅋㅋ 그땐 수학 ㅈㄴ 못할땐데 역시 사람은 수능때 각성이..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