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이란 무엇인가 27편 - 본질 feat. 반추동물의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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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읽으니 또 다시 좋은 글감이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오늘은 오랫만에 제가 수국비의 추가 내용으로 돌아왔습니다. <반추동물의 소화계>라고 무척 어려웠던 지문입니다.
이 비문학 지문의 '본질'을 안다면(물론 제가 쓴 수국비는 항상 비문학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아주 쉽게 풀 수 있고, 제가 앞으로 설명할 내용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과거 수국비에서 하던 대로 직접 밑줄을 그어가면서 한번 설명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문단에서의 핵심 키워드는 '생존'입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생존하는데에는 탄수화물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반면), 사람은 섬유소를 이용해서 생존하지 못한답니다. 근데 반추 동물들은 섬유소를 이용해서 '생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첫 문단부터 말이 굉장히 다양하게 나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핵심이자 본질은 '생존'입니다. 특히 섬유소에서는 인간과 반추 동물이 갈립니다. 반추 동물은 섬유소도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해서 살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만약 나중에 비섬유소와 섬유소가 둘 다 나오면, 섬유소가 더 중요한 차이가 될 것입니다. 왜? 반추동물은 특별히 섬유소로도 생존할 수 있다고 했으니까요.
저는 그래서 다른건 다 집어 치우고 섬유소와 생존에 키워드를 중점적으로 중요해보이는 것들만 밑줄을 쳤습니다. 어떻게 잘 보이시나요?
F도 생존을 하기 위해서 섬유소를 분해하고 이를 통해서 살아간다고 합니다. 또한, 이렇게 생성된 아세트산은 반추 동물이 생존하는데 쓰인다고 합니다. 프로피온산이라는 것도 반추 동물의 생존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아니 선생님, "프로피온산은 반추 동물이 간에서 포도당을 합성하는 대사 과정에서 주요 재료로 이용된다"가 어떻게 반추 동물의 생존과 관련이 있습니까? 반추 동물이 살아간다는 말이 하나도 없잖아요? 라고 질문하면
당신은 바로 수능 국어의 깊이에 닿지 못하는 사고력을 가진 것입니다. 반추 동물이 간에서 포도당을 합성하는 대사 과정에서 '주요 재료'로 이용된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1문단에서 핵심 본질이라고 파악한 '반추 동물의 생존'의 다른 표현일 뿐입니다.
질 낮은 사설 모의고사에서는 표현을 고급지거나 다르게 표현하지 않았겠지만, 역시 수능의 클래스가 유감 없이 발휘되죠. 저는 해당 문장을 보자마자 프로피온산도 중요하다고 깨달았습니다. 이 프로피온산이라는 것을 반추 동물이 '생존'하는 것에 쓴다고 했으니까요.
그리고 이 쯤에서 반추 동물이 어떻게 살아남는지 그 구체적인 원리가 나타나네요. 반추위 속에 사는 미생물들이 섬유소를 분해하고 그 대사산물이 반추 동물을 살아남게 한답니다. 가장 중요한 주제에 가까운 내용이니까 확실히 머리에 넣고 지나갑시다.
다음 문단으로 이어가 봅시다.
여기서도 어김없이 '생존'을 다르게 표현한 것들이 튀어나옵니다. '이 포도당을 자신의 세포 내에서 대사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가 무슨 말인가요? '생존'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밑줄을 쳤습니다.
'젖산은 반추 동물의 세포로 직접 흡수되어 반추 동물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이용되거나~' 도 무슨 말인가요? '생존'한다는 말입니다.
여러분 표현은 비록 달랐지만, '생존'이라는 본질은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전 그런 본질을 찾았고, 그 본질에 따라서 중요한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문단에서는 무시무시한 말들이 많이 나옵니다. 전 그래도 침착하게 '생존'이라는 키워드를 따라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마지막 문단에서는 '죽는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생존의 반댓말이니까 당연히 중요하겠죠?
S의 과도한 생장이 반추 동물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가 무슨 뜻일까요? 반추 동물이 죽는다는 소리입니다. 제 해석을 확인사살하는 것이 바로 맨 마지막 줄입니다. 급성 반추위 산성증이 발병한다 가 무슨 말입니까? 반추 동물이 죽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이 비문학 지문의 핵심은 '생존'이었고, '생존'을 위해 반추 동물이 어떻게 신진대사를 하는지 구구절절하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문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반추 동물의 생존과 관련된 것들을 살펴봅니다. 저는 언뜻 봤을때 정답이 4번인 줄 알았습니다. 아까 밑줄 친 내용 중에서 급성 반추위 산성증이 발생한다 = 곧 반추 동물이 죽는다는 거니까. 그래서 윗 문단으로 다시 올라가서 확인했으나 아쉽게도 섬유소가 아닌 비섬유소라고 하네요.
그 다음 5번을 보겠습니다. 왜냐하면 5번은 4번과 거꾸로 '생존'에 관련된 내용이거든요. 그래서 5번이 뭔가 정답이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고, 다시 올라가서 F에 대해서 읽어보았습니다. 읽어보니까 역시 포도당을 이용해서 '생존'한다가 답이었네요. 정답 5번.
자 봅시다. 전 일단 2번에 눈길이 갔습니다. a와 b가 반추 동물의 '생존' (=체지방을 합성하는 물질을 생성)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올라가서 확인해보니 아쉽게도 정말 맞는 말이었습니다.
그 다음은 1번을 보았습니다. a와 b가 반추위에서 생존하지 못한다 => 반추 동물이 죽는다 로 읽혀지거든요. 그런데 이것도 확인해보니 정답이 아닙니다. 눈물이 납니다.
그럼 이제 3, 4, 5번에서 그나마 반추 동물의 생존에 걸맞는 이야기를 한 선지를 찾아봅시다. 전 4번이 눈에 걸립니다. 왜냐하면 미생물의 대사 산물이 반추 동물의 생존에 직결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위로 올라가서 찾아보았습니다. 어? 틀렸네 정답 4번.
이 문제가 바로 이 지문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바로 대놓고 주제를 잘 파악하였는지 묻고 있습니다.
이 지문의 주제는 반추위 동물의 생존이었고, 그 생존에는 미생물의 대사 산물이 있었습니다. 즉, 섬유소가 들어오면 미생물이 이걸 분해해서 먹고, 그리고 나서 그 대사 산물이 반추위 동물의 생존에 직결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선지를 훑어보니까 1번이랑 4번만 제대로 말하고 있네요?
그래서 가 를 다시 확인해보니, 1번이 정답입니다. 극단적으로 이 문제를 풀 때 시간이 없었더라면, 저는 1번과 4번 둘 중 하나를 찍었을 것입니다. 이 문제의 정답률이 상당히 낮은 편이었는데, 저처럼 주제를 잘 파악했다면 정답률 50%를 먹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 문제에서는 제가 짚어가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 A와 B에 대해서 논할 때 A나 B를 각각 단독으로 논한 것과, A,B를 둘 다 논한 것 어느 쪽이 더 중요한 것일까요? 당연히 A,B를 동시에 논한 것이 더 중요합니다.
왜냐구요? 음..... 굳이 합리적인 이유를 붙이자면 여태 수능 지문들이 그래왔거든요. 보통 이렇게 서로 다른 것이 동시에 주어졌을 때는 그 둘을 같이 언급한 선지가 답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그리고 실제로 정답도 3번이고요)
그래서 저는 3, 4, 5번부터 보고 나머지 선지를 볼 것입니다. 숙신산과 젖산은 아까 읽으면서 제대로 머리에 넣어두지 못했으니까 다시 올라가서 일일이 찾아보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4번이나 5번이 정답이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키워드인 '대사 과정', '다른 미생물의 에너지원(=다른 미생물의 생존)' 이 중요해보였거든요. 아쉽게도 살펴보니 다 맞는 말이었고, 정답은 3번이었습니다.
이 지문이 특히 어렵게 느껴졌던 것은 숙신산, 젖산, 프비리오 뭐시기(벌써 까먹음) 등등 온갖 종류의 미생물이 등장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핵심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지문의 핵심은 '반추 동물의 생존'이었고, 그에 따라서 모든 내용이 설명되는 방식이었습니다. '반추 동물의 생존'을 근간으로 이 지문을 다시 정렬해보면 너무나 쉬운 지문이 됩니다.
이처럼 우리는 무엇이든 '본질'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국비 상>
https://docs.orbi.kr/docs/7325/
<수국비 하>
https://docs.orbi.kr/docs/7327/
알고리즘 학습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https://orbi.kr/00054952399 - 2편 유형별 학습
https://orbi.kr/00055044113 - 3편 시간차 훈련
https://orbi.kr/00055113906 - 4편 요약과 마무리
사고력이란 무엇인가
https://orbi.kr/00056551816 - 1편 바둑과 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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