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비 실망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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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발표된 2011학년도 연세대 정시 모집 최초 합격자 발표 결과, 경영대학을 비롯한 일부 상위권 모집 단위의 최초합격선이 대단히 높게 형성되어 해당 학과들에 지원하신 수험생 및 학부형의 우려와 상심이 대단히 크신 점 너무 안타깝고, 또 이런 위험을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수준으로 경고해 드리지 못하였던 점 매우 송구스럽습니다.
저 역시 10년 전 오늘 자연계 0.2% 이내의 성적을 받아들고 가, 나군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가족들과 함께 깊은 우울함에서 오랫동안 헤어나오지 못하였던 경험이 있어, 학생들과 학부형님들의 분노와 상실감이 깊이 이해가 가고, 적절한 위로의 단어를 찾기 어려운 심정 통감합니다.
특히 올해는 방대한 양의 자료와 오랜 분석 과정을 거쳐 그 어느 해보다 자료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만, 연세대 입시에서 새롭게 등장한 여러 변수들이 예기치 못한 결과를 유발한 것 같아 대단히 안타깝고, 죄송스럽습니다.
최종합격자가 발표될 때까지 결과를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만, 올해 입시에서 연세대 경영대학, 경제학부나 연세대 수학과, 서울대 수리통계학부와 같은 경우는 10년에 한 번 혹은 10개 모집 단위 중에 한 번 꼴로 마주치게 되는 이변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통계 수치들로 맞서 싸워도, 이러한 사건 앞에서 무기력해지는 상황에 큰 자괴감을 느끼게 됩니다.
추가합격자 발표 자료까지 꼼꼼하게 분석하여, 올해 입시가 종료되면 우리가 발표한 자료들에 얼마만큼의 오류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오류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문서화하여 공지하겠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백분위 추정 오차의 경우, 만약 오차가 있다면, 최종 추가합격자가 발표된 이후, 그때까지 밝혀진 모든 유효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값을 재추정하여 추정되는 오차의 크기와 함께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존의 자료는 제3자의 시점에서 비판적으로 분석하여, 앞으로는 그러한 오류가 반복되게 하지 않고, 더욱 정확한 수치를 제시할 수 있도록 보정하고 검증하는 변수들로 중무장하겠습니다.
올해 연세대 입시 결과를 보며, 우리가 자료를 발표하는 'Exclusive' 게시판이 마치 독이 든 성배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대한 영향력과 권한에 동반되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는 우연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오류까지도 최대한 억제해 나갈 수 있도록, 올 한 해 내내 더 철저하게 연구하고 공부해서 더 신뢰할 수 있는 자료로 보답하겠습니다.
여러 해 동안 입시 현장을 지켜 보면, 우선선발과 최초합격 커트라인, 그리고 최종합격 커트라인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차이가 있는 경우를 이따금 보게 되기도 합니다.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동요와 우울 속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든 나날이겠지만, 끝까지 용기와 인내를 잃지 않길 바라며, 여러분들이 올해의 마지막 합격자로 선택받을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저에게 남은 운이 있다면 그것이 여러분들을 위해 사용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기원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합니다
제가 연경을 쓴 건 아니지만 이 사태에 뭔가 조치가 필요한 것 같네요.
제가 연경을 쓴 건 아니지만 이 사태에 뭔가 조치가 필요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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