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거시 분석과 미시 분석의 괴리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70585822
안녕하세요.
피오르에듀 수석팀장 Cogito Ergo Sum입니다.
작년에 올렸던 글을 재업로드해서 거시 분석과 미시 분석(표본 분석)에 대한 이야기는 얼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작년 글 중 세부 표본 분석 글은 20일쯤 재업로드하겠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글인데 꽤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올렸던 글을 쭉 읽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드셨을 겁니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이 나올 수 있겠죠.
1.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이 학과는 평년 입결에 비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어 있다.
즉, 컷하락이 높은 확률로 나올 것 같다.
2. 그러나 미시적으로 보았을 때 펑크가 나기는 어려워보일 정도로 촘촘하다. 즉, 표본을 뜯어봤는데 빠질 사람이 아무도 없다.
쉽게 말해 거시와 미시가 충돌한 상황입니다.
입시 분석은 그 결이 다를 리 없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줄곧 컨설팅의 도움 없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방법을 담아서 글을 썼는데, 지금부터 드릴 설명은 정말로 혼자서 분석할 수 있는 일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추상적으로 다가올 수 있으니 작년 예시를 바탕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24 연대 응통의 경우, 컷하락이 상당히 큰 폭으로 일어났습니다. 앞선 표본의 흐름은 너무 많으니 넘어가고, 대략 마지막 즈음 커트라인은 이런 식으로 형성되었습니다.
일단 여기서 교차 지원이 가능해진 이래 응통이 경영, 경제보다 평년 입결이 높다를 전제로 두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학과별 커트라인의 상대적 위치는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응통 다음에 경영, 경제가 온다는 순서만 맞을 뿐, 상대적 위치는 맞지 않습니다. 아무리 응통이 높다고 해도 6점 차이라니.. "그 정돈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이건 차이가 너무 심해서 입시를 잘 모르는 분들도 아니 이건 너무 심하잖아 싶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거시적으로 봤을 때 너무 컷이 높으니까 무조건 펑크라고 하는 건 좀 그러니,
미시 분석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표본 상황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J사 최초합 인원 중에는 빠질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문과 학생이 그래도 좀 있으면 점수가 남아도 경영을 쓰겠거니 하는데, 과장 조금 보태서 죄다 이과밖에 모르는(?) 순수 이과 (ex. 연응통-냥에너지공 조합 등) 표본입니다. 표본 뜯는 담당이 적어주길 "너무 빡빡해서 도저히 돌지 않을 거 같다"였습니다.
그럼 거시로는 펑크고, 미시로는 폭발인 상황이라고 봐야 하나요? 그런 슈뢰딩거의 고양이스러운 상태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결론을 보면 답이 나옵니다.
결론은 다들 아시다시피.. 0.1점도 소중한 정시에서 무려 20점가량의 커트라인 하락이 있었습니다. 그럼 미시가 틀렸으니 표본 뜯는 분이 잘못 본 걸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컷 하락의 양상' 글에서 다뤘던 내용과 같은 맥락입니다. 거시적으로는 컷하락이 크게 있을 거 같지만, 아무리 뜯어봐도 표본분석, 즉 미시 분석으로는 도저히 펑크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만약 컨설턴트라면 734점인 학생에게 경영 말고 응통을 쓰라고 종용할 수 있을까요?
이걸 쓰라고 했다가 떨어지면, 경영 예측 컷이 730점인데 734점을 들고도 연세대를 가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만약 정말로 지원을 종용했고 그 학생이 불합격을 받는다면, 그 업체는 그 날로 장사 끝이라고 봐야겠죠.
지금까지 말한 걸 정리하면 730~736점 사이의 표본은 응통을 지원하기 매우 어렵겠죠. 심지어 미시적으로 봤을 때 빠질 사람이 없다는 정보까지 추가하면 736점을 상회하는 표본 중에서도 지원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을 겁니다.
즉, 거시적으로도 이미 과대평가되어 있어서 무서운 상황인데, 표본 자체는 빠질 사람이 아무도 없어보이니 줄줄이 다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컨설턴트조차 추천하지 못하는 곳이기에 결국 컷하락이 심하게 생겨 715점 표본이 합격을 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입니다.
아까 개인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저는 상담을 하면서도 "응통에 합격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안 되면 그 점수 들고 연대 경영도 못 갈 텐데 괜찮겠느냐."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컨설턴트는 알고 있어도 쓰라고는 말해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 거죠. 물론 그 말을 듣고도 쓰신 분이 계셨던 걸로 아는데, 어쨌거나 입시는 가능성의 영역이다 보니.. 대체로 쓸 수 없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합니다.
결국 저희 쪽에도 응통을 아주 낮은 점수로 붙으신 분이 계시고 약펑크의 수혜를 받으신 분도 계시지만, 이건 컨설팅의 역량보다 개인의 결정이 훨씬 더 많은 것을 좌우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컨설턴트 입장에서는 731, 732, 733, 734, 735, 736점 중 어떠한 표본에게도 응통을 쓰라고 할 수 없고, 경영과 경제의 폭발/펑크 가능성을 찾는데 주목하겠죠. 오히려 720점 이하(신학과가 될락말락하거나 그 이하)인 표본에게 학생 분이 차라리 응통을 쓰셔라 라는 식으로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은 컷 하락의 양상 글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니 아마 이해가 쉬우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21학년도 연경(J사 예측 740점, 실제컷 716점)사태 때도 마찬가지로, 모의지원에서 평년 입결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높은 수치를 예측했지만 실제로 팀 내에서 그 수혜를 받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저였어도 제 입시라면 그걸 쓰기는 어렵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럼 펑크도 못 찾고 점수 남겨서 보낸 거니 실력이 형편없는 거냐?
개인적으로는 저 상황에서 응통 무조건 붙습니다 라고 종용하는 게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붙으면 팀에게는 엄청난 실적이 되겠죠.. 그런데 떨어지면 책임져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물론 어차피 반수할 거고 난 OO대 아니면 안 간다 이런 학생들은 충분히 써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건 핵펑크 가능성이라는 말로 학생을 유혹할 게 아니라 모든 이야기를 다 들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만약 누군가가 0칸 합격, 1칸 합격 같은 걸로 홍보를 한다 라고 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세 줄 요약
1. 거시 분석과 미시 분석의 괴리가 생기면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2. 예로 들었던 것처럼, 미시 분석상으로 아무리 빠질 사람이 없어 보여도 거시적으로 커트라인이 과대평가되어 있으면 컷하락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그런 상황에서는 컷하락이 크게 일어난다.
3. 0칸, 1칸 합격 같은 홍보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좋아요 + 팔로우해두시면
원서 접수 전까지 주기적으로 칼럼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1일차 ㅇㅅㅇ..
-
너 탐나
-
이건 그냥 많이 푸는 수밖에 없나뇨….. 나머지는 거의 안틀리는데 유독 경제쪽만 약함뇨…. ㅠㅠ
-
할 알도 없으니 썰이나 풀란다 자자 말하자면 저는 중딩 때까지는 공부 좀 하는...
-
친척중에 의대 교수인 분이 계셔서 여쭤봤는데 병원측도 의평원 불인증에 대해 아직...
-
작수 4 올해 1 수1 수2 자이 미적분 RPM * 바이블 수1, 2 쎈 수1, 2...
-
왜 박보영을 이따구로 찍었냐....
-
어느정도의 비효율성은 감수하면서 그냥 하면서 자기만의 방법 찾는건지 아니면 유튜브...
-
우웅 9
웅웅
-
1000원 빵도 많은데 되게 맛있네요 제가 달달한 걸 좋아해서 그런지 제 입맛에 잘...
-
닉네임 얘기하는건기
-
06년생 현역 수능 망치고 부모님 지원 안 받고 집(경상도) 나와서 서울에서...
-
물리지구 1컷~50점 받으려고 이정도 공부하는거 에바인가요? 8
25수능 물리 46점(찍맞제외43점) 지구 42점인데 26수능에서 물지...
-
강대 별관 교대에 있는 거 메디컬 전형으로 됐는데 강대 스투랑 차이 큰가요 강대...
-
‘침투‘ 1
-
되는 학과 있나요..
-
오후 8시까지 오르비에 댓글이나 글 쓰는 것 적발되면 12
이 게시글 선착순 10명에게 1만덕 씩 드립니다 미적분 공부 빡세게 족보 파야함…
-
쌩N수는 솔직히 리스크가 크니 뭐라고 못하겠지만 반수는 뭐랄까 누군가에겐 간절한...
-
서술형 있음뇨?
-
인하대 신소재, 전전 vs 과기대 공과대학(공대 자전) 6
다군으로 쓸 건데 어디가 좋을까요? 인하대는 집에서 40-50분 정도 과기대는...
-
ㅇㅂㄱ 2
-
엄마가 자꾸 다군에 한장 쓰라고하네 내가 보기엔 어림도 없을거같은데
-
안녕하세요 제가 올해 재수해서 정시로 가려는데.. 걍 진학사로만 보고 넣으려고...
-
현역 최저고 이번 방학때 물1생1 하다가 6평때 박살나면 사탐으로 런쳐도 사탐 1...
-
ㅋㅋㅋㅋ
-
9+2 환장의콜라보
-
시비가 아니고… 장점? 이 뭔가용 친구가 텔그사라는데 진학사에 텔그 하나 더산다고...
-
[민족고대]25학번 아기호랑이들 고파스 단톡!(19, 20, 21, 22, 23, 24 종합 최다인원!) [고려대] 0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재삭생 대표 커뮤니티 고파스의 새내기 맞이단입니다!!...
-
대성패스 사서 유빈아카이브 벅벅하는게 이득
-
ㅋㅋ 난 이미 지하철 탔어
-
제정하면안될까요
-
특히 인서울 한약수라인분들은 직업전망이랑 자료들 정말 잘 찾아보시고 원서접수...
-
물1 5
내년에 물1 표본이 청정해질 일은 없겠지?? 물1화1에서 화2생2로 바꾸면 할게 좀...
-
원고지 작성법 0
연필로 쓰는데 원고지 교정법 많이 사용하면 안 좋게 보실까요? 볼펜은 무서워서...
-
중앙vs경시 0
어디가좋을까요
-
부탁드립니다!!!
-
수험번호 가리면 안됨??
-
이유도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서울대 에타를 알아보자 11
그만 알아보자..
-
저는 The Fray Lifehouse ColdPlay The script
-
내 고속 누백을 확인하기. 예를 들어 중경외시 성적에 서성한 노리면 서성한 각...
-
경제적 여건 때문에 메가 패스 비용이 부담되서 항상 대성만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
고신대 지역인재 아닌 일반고전형입니다. 면접 제 시간에 제출했고 내신은 고신대식...
-
피램 팔까.. 1
오리진하면서 1권 하고 있는데 생각해보니까 올오카 개강하면 매월 승리도 해야하고.....
-
제 친구가 물어보네요...
-
뱃지 나왔다 11
차냥하라 닝겐들아 하냥대를!!
-
[생1] 25 To 26 (분석지, 설명회 이벤트) 12
안녕하세요! 생1 강사 권희승T입니다. 수능이 끝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네요....
-
부산의 붙여줘라 3
떼굴떼굴 굴러서 갈게
-
N+1을 멈춰주세요 허수 N수생 죽어나가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눈치싸움의 눈치싸움 ㄷㄷ 이건 그냥 운의 영역이다..
여기 올린 글만 갖고도 충분히 잘하실 수 있을 거에요
수험생 때 하던 거 쓴 거라 제 글들은 전부 다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진짜 막막했는데 하다 보면 길이 보일 겁니다
스토리텔링 유익하고 재밌네용
좀 어려운 거 같아서 풀어쓰려고 노력을 좀 했는데
전달이 잘 되어서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당
코기토 행님 사랑합니다
선생님 요즘 글 목록이 심상치 않으십니다..
분명 들어오기 전에는 20학년도 6월 모의고사 '미시 건전성 정책과 거시 건전성 정책' 지문 분석이었는데?
ㅋㅋㅋㅋ
ㅋㅋ
그건.. 국어 칼럼러 시절에..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