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사랑은_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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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린 보통의 연애를 시작함
물론 모든 게 처음인 나의 입장에선 모두 새롭고 설렜음
하늘 사진 정도가 전부이던 내 갤러리는 A의 사진으로 가득해졌고
교실에서 무료하게 떼우던 점심시간은 축구를 하는 A를 응원하러 나가거나 학교 정원에서 노래를 나눠 듣는 시간이 되었고
주말에는 시내에서 가벼운 데이트를 했음
난 A에게 손재주도 없지만 손뜨개 목도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설치곤 한 여름이 되어서야 완성해 줬지만
그 애는 환히 웃으며 땀띠가 나는 한이 있더라도 하고 다니겠다며 무안해 하는 날 웃게 했고
A는 감기몸살에 심하게 걸려 학교가 끝나고도 교실에 엎드려 있는 나를 업고 집에 데려다 줬고
기념일은 챙기지 않기로 했는데도 빼빼로 데이에 다른 여자애가 A에게 빼빼로를 주려고 했다는 소식에 난 질투가 나서
다이소에서 급히 베이킹 도구를 사서 뜬금 없는 수제 빼빼로를 선물하기도 했고
공부에 눌려 연락도 소홀하게 하고 데이트도 번번히 취소한 나를 10분이라도 보겠다고
A는 밤 12시에 학원을 마치고 집 앞에 찾아오기도 했음
그렇게 소소하고 넘치게 행복한 시간만 있을 줄 알았는데
사귄지 3년 째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남
나는 고3, 그 애는 재수를 하는 중이었음
서로에게 힘든 시간이고 중요한 시기이기에 만남도 최소화 하고 연락으로만 근황을 주고 받는 시간이 길어졌음
왠지 모르게 불안했지만 그 와중에도 그 애는 내 생일에 케이크를 사서 밤 늦게 찾아와줄 정도로 내게 다정했기에
애써 우린 괜찮다고 생각하려고 했음
인기가 많은, 평상시에도 나에겐 과분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는 사람이었던 A를 자주 못 만나는 것
내 친구에게 A가 학원가에서 다른 여자와 밥을 먹는 걸 여러 차례 봤다는 말을 들어서 불안한 것 (물론 확인한 바에 따르면 그저 이간질이었음)
이 모든 걸 차치할 수 있을 정도로 난 A를 좋아했음
하지만 고3 9모가 끝난 그 날, 나름 커하를 찍어 신나게 A와 만나러 나간 집 앞 놀이터에서 일이 터지고야 말았음
그 애는 나와 달리 커로를 찍은 날이었고 기분이 좋지 않음에도 나를 만나러 온 거였음
그런데 난 그것도 모르고 나를 대하는 태도가 평소와 다른 그를 보며 얼마전 들은 그 쓸데 없는 소문들이 갑자기 신경 쓰이기 시작했음
지금 생각하면 기분도 좋은데 좋게 넘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나 혼자 괜찮다고 다독이며 덮어둔 불안들이 우수수 터져 나왔음
나의 두려움은 내 목소리를 더 키웠고 그의 인내심은 내 목소리에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었음
어쩌면 치기 어리게도 나도 너와 같은 마음이라는 걸 듣고 싶었던 거 같기도 함
처음엔 나의 수많은 감정적인 질문에 차분히 대답해주려 노력하던 A는,
물론 평소라면 미숙하고 어리석은 나를 다독이며 끝까지 다정했을 그지만
그는 또 다른 큰 걱정과 불안을 안고 있었기에 나에게 그만하자고 소리쳤음
내뱉고 나자마자 미안하다고, 실수라고, 말이 헛나왔다고 말하며 불안한 눈으로 날 보는 A에게
난 매몰차게 그러자고 말하고 돌아서서 집으로 들어갔음
수많은 부재중 전화와 오타까지 남발하는 다급한 문자들
뜨거워 질 정도로 울려대는 폰을 던져둔 채 난 펑펑 울었음
나의 불안은 분노를 일으켰고 그의 그만하자는 말 뒤의 말들을 위선으로 취급하게 만들었음
내가 자겨워 진 거겠지, 몸이 멀어지니 마음도 멀어지는 구나... 이런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음
투정이고 치기이고 한심 그 자체였지만, 변명을 해보자면 난 주변의 말을 홀로 감당하며 옳고 그름을 판단할 만큼 현명하지 못했음
꼬박 하루를 울리던 폰도 서서히 잠잠해 졌고
그렇게 우린 헤어지게 되었음
만난 시간에 비해 허망한 이별이었지만, 오늘 이 글을 쓰며 돌아보니 A는 내 학창 시절을 꽉 채워준 고마운 사람이었음을 다시 느낌
지금은 좋은 대학 가서 군대 제대를 앞두고 있다고 들었는데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지냈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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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일련의사건들울좋은경험으로받아들여서본인의성장을위해잘사용하신거같아서다행이네요
자칫서로에게상처망될수있었던거같은데말이에요
글잘읽었습니다
솔직히 이 글 쓰다가 자니 보낼 뻔 했다
첫사랑은 추억으로 남아있을때 아름다운법
ㅇㅈ
왜 짝사랑이 성공하는 스토리는 없는가...
사귀긴 했으니까... 성공이라고 해줘요
필력이 너무 좋으세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후루룩 읽었어요
잊지 못할 기억이고 추억들이시겠죠....
넴.. 많이 축약했지만 추팔 제대로 함뇨
허허 부족한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덕에 오늘 하루 3번 이륙 해봄
진짜 영화 한 편 뚝닥
ㅇㄱㄹㅇ 술자리 안주 각 근데 이젠 못 풀게 되어버린
처음부터 끝까지 잘 읽었습니다!
아니 ㅋㅋㅋㅋㅋㅋ 아직도 독자가 있었을 줄이야... 감사티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