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 많으면 많을 수록 위험하다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70916685
로또로 대박이 난 사람 중에, 자제력이 좀 떨어지거나 하는 분은
그걸 전부 탕진하고 심지어는 빚까지 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아마 수능에 있어서는, 국어가 로또와도 같은 과목이었습니다
23년 10~12월(이때도 공부를 안 했어서 30일짜리를 엄청 질질 끌었음)에 피램 생각의 전개 문학,
4월에 2024 강기분 언매 개념 완강 및 언매 기출 극 일부,
6모 직전에 작년 6모, 9모 직전에 작년 수능, 수능 직전에 9/10월 더프를 쳐본 것이
제 수능 국어 공부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아주 합리적인 사고를 했습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꼭 진학하고 싶었고, 국어 공부 시간의 부재로 인해 시간 또한 많이 남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지구과학2를 선택했습니다.
아주 합리적인 사고였습니다.
가용 시간의 대부분을 제대로 활용한다는 전제 하의,
아주 합리적인 사고였습니다.
그렇게 사고가 났습니다.
물리학1, 지구과학2 모두 1년 내내 거의 공부를 유기하다시피 하고 살았습니다.
'시간이 많다.'
자기객관화가 어느 부분만 잘 되고 어느 부분이 되지 않으면 아주 위험합니다.
나의 국어 실력에 대한 객관화는 충분히 했으면서,
수학 실력을 어디까지 올릴 수 있는지, 얼마만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객관화는 잘 했으면서,
초등학교 1학년, 아니 그 전부터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나의 자제력 부족은
왜 제대로 깨닫지 못했을까.
가속도가 느린 자동차로 레이스를 빠르게 완주하는 방법은,
내리막길 코스만 골라서 가는 것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왜 알고도 모른 체 했을까.
나는 사탐런을 했어야만 한다.
시간이 많았기에,
놀 시간이 많았기에,
수능 공부를 놔버릴 시간이 많았기에,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게 나 자신을 막고 있을 시간이 많았기에,
쉬운 길을 선택했었어야 한다.
1달동안 공부량 140시간을 넘겨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나에게,
평균 공부 시간이 두자리 숫자였던 나에게,
합리적인 선택은 따로 있었다.
왜 몰랐을까.
넘쳐나는 시간이라는 폭포에 기대보려고 한 나의 잘못입니다.
흐르는 물살에 기댈 수 없다는 사실을 왜 모른 체 하려고 했을까요?
//
갑자기 한탄 글을 ㅈㄴ 싸는 이유가 뭐냐면.. 그냥 좀 우울해서 그렇습니다.
꼴보기 싫어도.. 많이 안 쓸테니까 봐줘요 ㅠㅠ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점공 제 위에 2
전부 1지망인데 추합이 한명이라도 돌긴 할까요 ㅜㅜ
-
엑셀 한번 딸깍이면 전부 끝날 일을.. 미친놈들인가
-
제곧내 +대충 어떤 내용 쓰셨나요
-
고려대 발기조표 3
-
공군 낙수효과로 2
육군도 컷이 계속올라감..
-
한화: 제/우스 피넛 제카 바이퍼 딜라이트 / 감독: 댄디, 코치: 모글리, 샤인...
-
사람새기냐
-
왜일을안하는거야
-
독서실 들어갔는데 남여 둘이서 서로 목에 자국남기고 난리남
-
할까나
-
열품타 빡세네 2
다들 밥 안드시나 등수 유지 하려면 굶어야하네zzz
-
5배수가 뭐임 10배수 줘도 다 붙을거같은데
-
하니 수달챌린지 2
와 하니 진짜 개귀엽다 진짜 주머니에 넣고싶다
-
고대 분발하라
-
머리자를때마다 내가 나스스로를 못알아볼만큼 ㅈㄴ못생겨짐 스스로의 못생김에 경악함
-
법대 부활하면 2
문과위상 다시 올라가나요
-
그래도 붙을 가능성 높음?? 점공도 60퍼 이상인데 정원수-2등이고 실지원에서도 딱...
-
출산했음 3
사실 임신을 한건 아니고 뱃 속에 가득히 차있던 무엇인가가를 배출함.. 근데...
-
1.글에서 BB CC이런걸 이건 내신성적이 반영되는 건가요? 2.서울대 철학과는...
-
어케되는거임 강제은퇴?
근데 사탐런 설컴 되나요 진짜 몰라서 물어봄
자전을 선택하는 현명한 수가 있답니다
똑똑한 청년.
고능아라서 내년엔 ㅈㄴ 잘볼거같긴함ㅋㅋ
올해 입시에서 남은 건 10모 센츄라는 상처 뿐
내년에 사탐으로 바꾸고 설자전 목표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