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이란 [555769] · MS 2015 · 쪽지

2016-01-16 00:43:08
조회수 3,445

게임하다 질려서 쓰는 수능 전날, 수능 후기

게시글 주소: https://h.orbi.kr/0007609982

디아3 시즌 풀려서 레벨업하다가 눈아파서 오르비하다 할게없어 수능 후기나 써보려 합니다.


글쏨씨가 부족한 편이므로 답답해도 이해해주시길....(맞춤법 지적 달게 받습니다)

수능 전 날 학교강당에 모여 수능 설명도 듣고 쌤들 덕담도 듣고 수험표를 받았죠. 짐이 너무 무거워서 그냥 집으로 갈려고 했는데 친구들이 고사장 갔다가 가재서 무거운 짐을 들쳐 업고 고사장 갔다가 집에 도착하니까 힘도 들고 아무 생각도 안들어서 그냥 누운 상태로 시간 보내다가 그래도 공부는 해야겠다 싶어 책상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책을 보다 보니 어차피 지금 보는 이게 수능에 나올 것도 아니고... 하면서 그냥 공부접고 밥이나 맛있게 먹은 다음 10시 쯤에 잠에 들었죠. 꿀잠 때리고 아침 6시 쯤에 일어나서 씻고 맛있는 아침을 먹은 후 아버지 차를 타고 수능장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하니까 같은 학교 애들도 많고 같은 반에 저희 학교 전교 4등도 있고 뭐 그랬어요. 자리는 오른쪽 창가 중간쯤? 그냥 도착하면 별생각 안듭니다. 어색하고 산만하고, 경시대회 치러 온 느낌이였죠. 8시 10분 전까지 밖에서 친구들이랑 얘기도 하다가 들어와서 앉아서 물도 한모금 마시고 화장실가서 변도 한번 보고 그러다가 8시 10분 복도로 감독관들이 들어옵니다. 100번도 넘게 들었던 주의사항 말씀해주시는데 그게 또 그렇게 잘 들려요. 다 듣고 지시사항 따르고 가방 앞으로 내고 필기구 꺼내놓고 했는데 8시 40분까지 시간이 참으로 안 갑니다. 그렇게 시곗바늘만 보고 있다가 시험지가 눈 앞에 오게 됬죠.

대망의 1교시 국어 입니다. 시험지 받고 제가 푸는 방식대로 11번을 풀려고하는데 갑자기 안풀립니다. 태어나서 문법 못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다 아는 내용인데 글자가 떠다니기 시작합니다. 10초 눈감고 명상하고 푸니까 다시 잘 풀립니다. 다행이네 하면서 문법풀고 비문학 푸는데 첫 지문이 조금 까다로웠으나 그렇게 어렵진 않아서 잘 풀고 넘어갔습니다. 평소와 같이 9시 30분에 마킹을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컨디션이 좋은 것 같고 모든 일이 잘 풀릴 것만 같은 예감이 들며 1교시를 마쳤습니다.

쉬는 시간 동안 답비교는 안했습니다. 하지만 복도에 이미 망했다 소리가 즐비하고 멘탈이 강한 학생들은 조용히 2교시를 준비합니다. 화장실 갔다오고 물마시고 다시 착석합니다.

2교시 수학입니다. 문제를 차분히 풀다 21번에서 걸렸습니다. 넘어갑니다. 29번이 왠일로 쉽게 풀렸습니다. 30번을 보는데 알 듯 말 듯해서 마킹안하고 그냥 풀었습니다. 마킹할지 말지 고민할때 시간체크를 했는데 약 60분 남짓 남았던걸로 기억합니다. 비슷한 문제를 생각해본 적이 있어서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고 21번도 수월히 해결했습니다. 마킹시작할때 50분 조금 덜 남았습니다. 1교시 때와 같이 만사형통일 것만 같은 느낌으로 답안지를 제출합니다.

점심시간에 모여서 친구들이랑 밥을 먹는데 학교 안에서 밥 먹을 만한 장소가 거의 없어서 벤치 위에 밥 올려놓고 쪼그려앉아 먹었습니다. 밥을 먹으며 애들과 얘기하다 보니 21,29,30 답이 궁금해집니다. 비교했는데 답이 제각각입니다.(당시 수험장에서 같은 반이었던 전교4등을 제외하고는 모든 최상위권들이 저와 답이 달랐습니다.) 멘탈이 흔들리려하지만 내가 맞겠지 맞겠지하면서 밥먹고 양치도 하고 화장실 갔다가 다시 착석합니다. 밥은 평소보다 적게 먹은 편입니다. 입맛이 생각보다 많이 돌지 않고 평소에 먹는 자세도 아니고 이것저것 많이 불편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제일 못하는 3교시 영어입니다. 듣기가 흘러나오는데 진짜 실수로 틀릴까봐 간떨려 죽을 거 같았습니다. 오히려 긴장이 득이 되었는지 17번까지 한 번호도 놓치지 않고 다 들었습니다. 18번부터 쭉쭉 치고 나가서 31,32 연계로 쉽게 풀고 33 보는데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오마이갓 이런 ㅅㅃ!
34가 왜 빈칸인지도 모르겠는데 둘다 읽어도 답이 안나옵니다. 10초 명상하고 35로 넘어가서 푸는데 첩첩산중입니다. 모르겠거나 헷갈리는 문제가 33부터 45까지 절반입니다... 그래도 마음 부여잡아가며 어찌저찌 풀어갑니다. 그런데 시험시간 10분전부터 뭔가 정신이 번쩍들더니 문제가 슥슥풀려요! 기분도 너무 좋고 진짜 죽었다 살아난 기분으로 3교시 마무리했습니다.

쉬는 시간에 진짜 애들 멘탈 터지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옵니다. 마음속으로 나만 어려운게 아니구나 다행이다.. 라는 못된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전교 4등이랑 조용히 헷갈렸던 문제들의 답을 비교해봤습니다. 다 똑같습니다. 근데 젠장.. 옆 반에 있는 학교에서 영어 제일 잘하는 친구와는 답이 들쑥날쑥입니다....

4교시 제1과목 화학1 정말 쉬웠습니다. 다푸는데 15분도 채 안쓴 것 같습니다. 검토도 2번 이상했습니다. 50점이 아른아른 거립니다.
제2과목 생물1 .......................................................................................................
하........... 30분 내내 정신을 못차렸습니다. 내기 1분전까지 답고쳤습니다 수험표 뒤에 답써놓는거 뭐라하지... 하여튼 그거 유일하게 못한 과목입니다.

끝나고 나니까 대기하래서 아무 생각도 안들다가 그냥 같은 고사장에 아는 애들끼리 야 수고했다 이러고 가만히 앉아있습니다. 드는 생각은 놀고싶다. 미친듯이 놀고싶다. 였습니다.(논술공부는 뒷전입니다)
끝나고 나와서 채점하니까 보이시는 성적표대로 점수가 떴습니다. 국어 1번 틀렸을때 느낌은 참...... 고3올라와서 국어교육청 평가원 모의고사 한개도 틀린적이 없는데..... 왜 이딴 걸 실수로 이런 생각이 들었고 영어는 틀릴만한 거 틀려서 억울하진 않았습니다. 화학1은 눈이 어떻게 됬는 지 다아는거 실수했는데 이정도는 평소에도 하는거니까 하면서 자기합리화했습니다. 생물1은 아직도 후회합니다. 공부더할껄... 속도 올려놓을껄... 방심하지 말껄.... 등등?

올해 수능치는 동갑내기 98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긴장하지 말고 멘탈 부여잡고 그냥 모의고사 치는 거니까 끝까지 쳐라 이런 식상한 말밖에 안드네요. 그리고 멘탈잡는 방법은 좀 잔인하지만.... 자기보다 못 친거 같은 친구 보면서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세뇌하세요 얘보단 낫다 아직 괜찮다 난 아직 올라갈 구석이 있다. 이런 식으로? 수능은 사실 실력 50 운 50인 어찌보면 슬픈 시험인 거 같습니다. 운 50을 어디까지 만드느냐가 그날 성적을 가를 거같네요.

글이 쓸데없이 길어지네요 게임쉬는 시간에 잠깐 쓸려고했는데 ㅋㅋ 질문하실 분도 없겠지만 하시면 성심성의껏 받아드리겠습니다~

모든 수험생들 화이팅! 재수하는 내 친구들도 화이팅!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눈먼백치 · 634526 · 16/01/16 00:45 · MS 2015

    글솜씨 부족하다는게 농담이 아니네요…

  • 대학가잣ㅂ · 620503 · 16/01/16 00:48 · MS 2015

    앜ㅋㅋㅋ너무햄ㅋㅋㅋㅋ핵직구

  • 애송이란 · 555769 · 16/01/16 00:52 · MS 2015

    그래서 예고를....ㅠㅠ

  • doneon · 553930 · 16/01/16 00:47 · MS 2015

    수고하셧슴다ㅎㅎ 98이신데 과고신가요?

  • 애송이란 · 555769 · 16/01/16 00:52 · MS 2015

    아니요 그냥 빠른입니다 ㅋㅋ

  • 바꾼닉넴입니다 · 618893 · 16/01/16 00:47 · MS 2015

    어 전 몰입 완전 잘됐는데ㅎㅎ

  • 애송이란 · 555769 · 16/01/16 00:53 · MS 2015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pioptimus™ · 575971 · 16/01/16 00:53 · MS 2015

    전체적으로 수학이랑 영어 공부 어떻게 하셨나요?(질문이 너무 광범위한가?;;)

  • 애송이란 · 555769 · 16/01/16 01:21 · MS 2015

    국어는 예전부터 책을 많이 읽은 영향인지 독해력이나 논리력에서 밀리지는 않았던 것같습니다. 그런데 수능 시험치는 8시 40분에 문제를 풀려고하니까 1번부터는 잘 안풀리더라고요 그래서 45번부터도 풀어보고 31번부터도 풀어보고 여러가지 각도로 도전했는데 11번부터 푸는게 저한테는 제일 맞는 거 같아서 그 방식대로 1년 쭉 풀었습니다. 양은 1주일에 모의고사 한개 정도 풀었던 것 같습니다.

    수학같은 경우에는 기출을 한 3번 돌리고 나서 쉬운 문제는 잘 풀리지만 어려운 문제가 고민이었는데 방법 없다고 생각하고 그냥 계속 풀었습니다. 좀 어렵다는 모의고사(이해원, 신승범, 포카칩,한석원 등등)사서 모르는 문제 풀릴때까지 그 다음날 아침까지 보고 그랬습니다. 물론 풀 때 시간은 쟀고요.

  • Epioptimus™ · 575971 · 16/01/16 01:29 · MS 2015

    감사함돠 근데 영어 물어봤는데 ㅎㅎ 감사해요~

  • 애송이란 · 555769 · 16/01/16 01:41 · MS 2015

    잌 잘못봤다 ㄷㄷ 영어는 ebs 많이 보고 어려운 비연계지문들 구해다가 풀었습니다. 한달전부터 ㅇㅁㅎ 파이널 강의(대성에서 준 올패스쿠폰이 있어서) 들었는데 이게 도움이 좀 된 듯합니다
    알바아니에요!!

  • Epioptimus™ · 575971 · 16/01/16 01:47 · MS 2015

    참고 할께요^^

  • 최신고 · 488575 · 16/01/16 00:56 · MS 2014

    어디로 가시나요...?ㅎㅎ

  • 애송이란 · 555769 · 16/01/16 01:07 · MS 2015

    계대 의대는 초합, 한림대는 13번 경대는 발표가 안나서 모르겟네요 ㅎㅎ

  • 아트짝 · 604515 · 16/01/16 00:59 · MS 2015

    저도 몰입 너무 잘되엇습니다ㅋㅋㅋ 학교는 어디가시나요?

  • 애송이란 · 555769 · 16/01/16 01:10 · MS 2015

    계대 의대는 초합, 한림대는 13번 경대는 발표가 안나서 모르겟네요 ㅎㅎ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 말을씻다 · 640579 · 16/01/16 00:59 · MS 2016

    국어 화1공부법좀 질문해도될까요?!

  • 애송이란 · 555769 · 16/01/16 01:16 · MS 2015

    화1 같은 경우에는 6월까지는 개념만 보면서 대충하면 되겠지라는 마인드로 했었는데 6평치고 속도가 느리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어떤 모의고사든 20분안에 끝낸다는 생각으로 계속풀었던거같습니다. 양은 하루에 모의고사 한개정도? 그러다 보니까 속도는 붙는데 실수가 잦더라고요 그래서 막판에는 25분에 50점만드는걸 목표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국어는 예전부터 책을 많이 읽은 영향인지 독해력이나 논리력에서 밀리지는 않았던 것같습니다. 그런데 수능 시험치는 8시 40분에 문제를 풀려고하니까 1번부터는 잘 안풀리더라고요 그래서 45번부터도 풀어보고 31번부터도 풀어보고 여러가지 각도로 도전했는데 11번부터 푸는게 저한테는 제일 맞는 거 같아서 그 방식대로 1년 쭉 풀었습니다. 양은 1주일에 모의고사 한개 정도 풀었던 것 같습니다.

  • 후루룩쿸 · 571604 · 16/01/16 01:14 · MS 2017

    우와..30분 남기고 마킹 ㄷㄷㄷ
    원래 독서량이 많았나요?

  • 애송이란 · 555769 · 16/01/16 01:17 · MS 2015

    네 원래 책은 좀 많이 읽었어요 ㅎ

  • 아트짝 · 604515 · 16/01/16 01:18 · MS 2015

    문제 그냥 순서대로 푸시나요?어떻게 시간이 저래 많이남지ㅜㅜ

  • 애송이란 · 555769 · 16/01/16 01:23 · MS 2015

    저는 문법이 잘 풀려서 11번부터 풀어서 45번 갔다가 1번부터 10번까지 푸는 걸로 마무리했어요 근데 30분 남기나 5분 남기나 다 맞는게 중요합니다!! 저처럼 하나 틀리시면 눈물나요 ㅠㅠ 시간은 칼같이 끝나셔도 상관없으니 정확도를 늘리시는게 중요하실듯해요 ㅋㅋ

  • 후루룩쿸 · 571604 · 16/01/16 01:25 · MS 2017

    저 문학고잔데 소설같은거 어떻게 공부해야될까요

  • 애송이란 · 555769 · 16/01/16 01:29 · MS 2015

    일단 많이 읽으시는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출많이 푸시고 분석도 하셔야 되고요. 많이 읽다 보면 깨우치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런건 저보단 오르비에 계시는 많은 전문가들께 물으시는게 효율적인거 같네요!

  • 후루룩쿸 · 571604 · 16/01/16 01:32 · MS 2017

    네 답변감사합니다~

  • 바래진기억에 · 613651 · 16/01/16 01:20 · MS 2015

    수능치기 1~2달 전부터 수능 칠때까지 어떤 마인드 셨나요? 상당히 강심장이신것 같은데 뭐 수능 별거 아니라는 생각 하셨나요?

  • 애송이란 · 555769 · 16/01/16 01:27 · MS 2015

    1-2달 전까지는 일 단위로 생각하면서 아직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어요. 그 생각으로 공부를 좀 많이 했던 거같구요. 10일 전인가? 긴장이 진짜 절정으로 치닫았서 공부도 안되고 친구들이랑 노가리 까다 보니까 하루 다지나가고 그랬는데 그 다음날 일어나니까 그래 수능이 수능이지 이런식으로 생각이 좀 바뀌어 있더라고요 친구들이 도움을 많이 준 것 같아요~

  • 바래진기억에 · 613651 · 16/01/16 01:30 · MS 2015

    답변 감사드립니다 ㅜㅜ 혹시 수학강의 추천하시는거 있나요?한석원샘이 좋나요? 생물1과 물리1을 비교하면 어떤게 나을가요?

  • 애송이란 · 555769 · 16/01/16 01:39 · MS 2015

    전 인강을 안들었지만 제 친구중에 ㅎㅅㅇ 인강 듣고 3->1 올린 친구가 있습니다.

    저는 생1한 입장에서 이 노가다 과목을 추천해드리고 싶진않습니다만 물1을 해본 적도 없어서 비교가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