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kkia [332350] · MS 2010 · 쪽지

2016-02-20 22:10:31
조회수 9,069

이렇게하라고 조언해줬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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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저는 6수를 한 사람입니다.

그것도 최종적으로 목표를 이루지 못한 사람이라
수능 학습법에 관해서 이런 글을 쓰는게 맞는가 싶지만
제가 끝없이 고민했던 부분에 대한 해결법을 찾았다고 생각하기에
그리고 이 고민에 대해 아직도 많은 분들이 고민하고 계시기에 
이렇게 글 올립니다.





'긴장감, 불안감'

많은 분들이 이 긴장감에 대해서 단순히 '생소함'에서 오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십니다.

그래서 모의고사도 많이 보는 것이고 그 환경과 비슷한 것을 자꾸 경험하려는 거겠지요.

하지만 전 현역때 
언어 시간에 검토까지 마치고 10분이 남았고, 
수리 시간에 다풀고 뒷 표지에 수능마치고 뭐할지 계획했으며,
외국어 시간에 듣기를 하면서 독해를 동시에 했는데도 듣기를 다 맞혔습니다.

이렇게 긴장감따위 손가락 때만큼도 없었던 현역 때와 달리 6수때는 극에 달할 정도로 높았죠.

6수때는 
언어 풀다가 토했고, 
N수인생 처음으로 수리 시간이 부족했고, 
영어 듣기를 틀렸습니다.

제 실력이 낮아졌다? 글쎄요...

실력 낮은 사람이 언어 풀다가 토 해야하는건 아니잖아요?
시골버스로 2시간 거리를 할머니들 틈바구니에 껴도 멀미하나 안하는 사람인데...





그래서 불안감과 긴장감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결과는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간절한 목표 - 현재 본인의 실력 = 불안감, 긴장감]

현역때는 사실 망하고 재수할 것을 각오+예상했었기때문에 불안,긴장따위 전혀 없었습니다.

즉, 실력이야 어떻든간에 목표 자체가 0이니까 불안감도 0이었던거죠.

사실상 모의고사를 칠 때도 어느정도 목표가 있기때문에 일말의 긴장감은 있는데
이 당시 수능은 정말이지... EBS문제집 푸는 것보다 더 수월하게 풀어나갔습니다.

이 때문인지 기대도 안한 수능은 대박이 났고 성적급상승 장학금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6수때는 연세대 논술을 완벽하리만큼 잘 썼다고 생각했고, 
적어도 이제까지 공부한 것들이 있는데 설마 내가 언수외 112를 못 맞출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간절한 목표 자체가 112인데 정작 내 실력은 그에 따르지 못했던거죠.

그래서 어이없는 말장난과 살짝 꼬아낸 문제에 멘붕이 오고 듣기 1문장에 목숨을 걸고...





그렇다면 결국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그에 걸맞는 실력을 키워야 하는데

그 실력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늘려야 할까요?

이 실력에 대해 생각하기 이전에 목표와 욕심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현재 444등급이라면 건동홍이라도 고~맙다고 입학 할 것이고
666등급이라면 인서울 그 어느 대학이라도 총장에게 감사편지를 자필로 쓰며 입학 할 것입니다.

목표 또한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틀전에 사칙연산을 배웠고 알파벳 교육을 현재 진행중이더라도
첫 목표는 인서울일지 모르겠으나 점수가 차츰차츰 올라감에따라 목표도 올라가겠죠.

또한 목표는 실력보다 항상 한단계 위에 존재할겁니다. 
애초에 목표란 그런 것이니까.

즉, 목표 자체를 상실한 사람(재수를 결심)이나 목표 자체가 아예 필요없는 사람(초극상위권)이 아니라면 그 누구라도 목표와 실력의 차이때문에 시험장에서 긴장을 할거라는 말이에요.



그렇기때문에 뇌를 거쳐 깊이 사고하는 문제풀이 방식에 길들여지면 길들여질수록, 
인강을 통해 스킬을 다양하게 배워 써먹을 방법론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모의고사 성적대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을거라고 장담합니다.

여러분이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긴장감과 불안감은 여전할테고
모의고사와는 격을 달리하는 수능 시험장의 공기는 여러분의 숨통을 살포시 막을것이며
평상시와 다른 이 공기는 사고의 흐름을 끊임없이 방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해왔다?

열심히하면 할수록 그 결과는 비참할것입니다.

그만큼 목표는 높아지고 이제까지 해 온 것에 대한 기대로 인해 긴장감은 더욱 더 커질테지만
위와같은 공부 방식과 긴장감은 완전히 상극일테니까





그럼 어쩌란 말이냐...

사고의 깊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현재 가지고 있는 사고의 깊이로 잘못된 사고의 방향을 끊임없이 제거하여 단순하지만 올곧은 사고를 목표로하고

스킬과 방법론을 늘릴 것이 아니라,
현재 가지고있는 스킬과 방법론을 끊임없이 반복 또 반복하여 액티브 스킬이 아니라 패시브 스킬 급으로 만들어놔야합니다.

아예 사고 자체가 정지되어도 내 눈과 손이 지 알아서 문제를 풀 정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 수능 고난이도 문제는 어떡하냐?, 사고의 깊이가 얕으면 수학적 능력은 딸리지 않느냐?

고난이도 문제도 결국 평이한 문제의 신유형화 혹은 중첩화이며

수능 공부를 좀 해본 여러분들은 잘 알다시피 
시험장에서 여러분에게 부족한 것은 사고의 깊이가 아닌 문제를 풀 시간입니다.

이 문제를 풀 시간의 포인트는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빨리 풀어낼 것인가가 아니라
평이한 문제를 어떻게 신속하게 해결하느냐구요.

또한 시험을 칠 때 의식적으로는 느끼지 못하지만 굉장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무의식에 느낍니다.

평이한 문제에서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가 쌓이느냐도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받는 중압감에 영향을 미칠것이며
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 또한 사고의 깊이가 아닌 무의식적 사고의 결과겠지요. 



마지막으로 최소화 시켜야 할 스킬과 풀이 방식에 대해서인데
본인의 분수를 깨닫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등급이 ~니까 이 강의, 이 선생, 이 책이 좋다'가 아니라

현재 가지고 있는 스킬에 대해서는 얼마나 소화했는지,
본인이 스킬이나 방법론에 대해 더 소화할 여력이 있는지
이 두가지를 우선적으로 판별하는 것이 성적 향상에 가장 키포인트라는거죠.

다른 스킬을 소화시킬 여력이 있다면 특정 기술과 관련된 강의나 교재를 공부하는게 좋을거고
그게 아니라면 본 책을 다시 보던가, 비슷한 방식의 교재나 강의를 다양하게 볼 수 있을거고
내가 이 스킬을 소화시킨건지 긴가민가하다면 모의고사를 풀어볼 수도 있을거고...



그리고 불안감 긴장감과 가장 큰 관련이 있는 언어에 대해서 한마디 하자면
언어를 공부하기에 앞서 여러가지 키워야 할 능력도 존재하고, 방법론도 존재하겠지만
'손가락 걸기'에 대한 훈련은 성적을 향상시켜주는 가장 효율적인, 중요한 방법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손가락 걸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위해선
독해력과 추론력이 어느정도 뒷받침 되어야하며
수많은 경험 또한 필요하겠지요.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쌓이는 본인에 대한 믿음이라고 봅니다.

수능 시험장에서 선지 1,2번으로 보다가 '2번은 무조건 맞으니 다른건 볼 필요없이 넘어가자'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 자가 몇이나 될까요?

그리고 그 사람은 그런 믿음을 가지기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하고 집중을 해 온 걸까요?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수능 후 분명히 웃을 사람입니다.





제가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는 이미 다 잊은지 오래지만
공부 방법론에 대해서는 아직도 일말의 미련이 남아서 끊임없이 괴롭게하네요.

다시 공부한다면 정말 미련하리만치 컴팩트하게, 답답하리만치 밀집적으로 공부했을텐데...

어떤 인강을 듣고 실모를 풀까가 아니라 얼마나 더 반복하고, 체화할지를 고민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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