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수 결심썰 (feat.토튼vs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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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짧게짧게 써보겠습니다.
원래 나는 공부에 뜻이 없는 학생이었다.
중학교 때는 내신 65%로 졸업을 했고 아 고등학교 때는 열심히 하자! 다짐을 하고 고1 첫 수학 시험에서 수학 100점을 맞았다. 하지만 공부가 너무 재미가 없어서 공부를 놨다.
그래도 어느 정도만은 해야겠다. 생각하며 시험 하루, 이틀 전에는 공부를 했다.
고1때는 내신이 5~6등급이었으며 고2때는 문과내신 4등급 후반이었다.
고2 말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기에 처음이자 마지막 공부라 생각하고, 겨울방학 때 하루에 최소 8시간 이상은 한거 같다. 그리고 개학을 했는데 반 분위기가 너무 개판이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문과에서 sky 이외의 대학은 가기 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논술에서 잘만 된다면 연고대도 쉽다고 생각해서 학교에서 잠을 자고, 학원수업에 의존했으며 1주에 한 번 학원에서 논술을 쓴 후 첨삭을 받았다.
토트넘은 패널티킥 받음 ㅋ
학교에 가서 바로 잠이 들고 일어나 점심을 먹은 후 다시 좀 자면 종례시간이 됐다. 그렇게 학교가 끝나면 맑은 정신을 가지고
오 패널티킥 막음;; 브라보! 손흥민 슛!! 까비~
맑은 정신을 가지고 석식을 먹고 학원을 가거나 독서실을 가서 매일 새벽 2시까지 공부를 했다.
그러다가 수능 3주 전에 새로 오픈한 당구장에 갔는데 오랜만에 치니까 너무 꿀잼이여서 1~2주 동안 매일 갔다가 그래도 처음이자 마지막 수능인데, 남은 시간은 열심히 하자! 하고 공부를 했다.
결과는 ㅈ망이었다.
지금 다시 그 등급을 보면, 딱 내 실력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수학 첫 장에 3점짜리 행렬그래프 1갯수세기 틀린거 빼고 ㅠㅠ
충격을 받았다. 1년 공부한거 치고는 괜찮게 나오긴 했지만 '이게 내 점수가 아니야!'라는 생각으로 D성 조기선발반에 들어가게 됐다. 논술은 6광탈이었다. 연대는 최저를 못 맞췄다.
현역 때 가끔 '아 재종반은 이렇게 안시끄럽겠지? 재수도 나쁘지 않은거 같아'라고 생각을 했었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들어갔던 것 같다.
하지만 조기선발반 첫 날의 그 묵직한 분위기와 벽에서 나는 페인트냄새, 담배를 피지 못한다는 사실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첫 날부터 학원 야외계단에서 담배를 피며 인생성찰을 했다.
캬 토트넘 골 막은거 오졌다..
그렇게 이튿날이 되었다. 또 계단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데 생활조교같은 사람이 건물에서 나오더니, 뭐라뭐라 했는데 귀에 하나도 안들어왔다. 그냥 '아 예~ 앞으로 안필게요~'라고만 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이름이 오르기 그렇게 어렵다던 D성학원에 내 이름과 같이 걸린 애 이름이 같이 올라갔다.
OOO - 흡연 1회 적발 (근신 처분)
ㅁㅁㅁ - 흡연 1회 적발 (근신 처분)
내 이름 OOO을 보고서 반에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담임한테 교실에서 극딜을 박히기 시작했다.
크 토트넘 키퍼 좀 하네
다른 모르는 애들 앞에서 극딜이 들어오니까 '아 여기는 아니구나'하고 다음 날 자퇴를 했다.
이 때가 원서 접수 기간이라 어머니한테 어차피 재수하니까 가,나 군을 상향으로 지르고, 다군에 홍대를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일단은 써놓아달라고 했다.
그런데 원서 접수 시간을 못맞춰서 그냥 다른 대학을 썼다.
학원을 나온 후 다른 방법으로 재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까 했지만 부모님이 '내가 볼땐 넌 재수 못해'라고 하시며 재수를 포기하라 하셨다.
그래서 OK, 그냥 그 대학 가겠다, 라 하고 매일 피시방-노래방-당구장을 전전했다.
내 기대에 못미쳤던 대학이여서 그냥저냥 다녔다. 장학금도 주더라.. 그래도 연애도 해보고 자체공강도 만들어보고 시험도 안보고.. 대학생으로 할 수 있는건 거의 다 해봤다.
그런데 놀면서도 마음 한 편이 답답했다. 자꾸 수능 생각이 났다.
미련이 남았다.
작년에 조금만 열심히 했다면
작년에 실수를 지금보다 적게 했다면
작년에 당구장을 가지 않았으면
그랬으면 더 좋은 대학에서 더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을텐데..
오랜만에 들어간 fow에서 대성 반수반을 홍보하고 있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반수 각이었다.
나는 반수반을 등록했다.
토트넘 맨시티 경기가 끝났고, 나의 글도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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